도민칼럼-삶의 전환점이 되는 도전
도민칼럼-삶의 전환점이 되는 도전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3.20 15:05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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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인숙/진주보건대학교 간호학부 교수
길인숙/진주보건대학교 간호학부 교수-삶의 전환점이 되는 도전

주어진 인생길을 특별한 목적과 끊임없는 도전을 만들며 살아나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할 때 프랑스 소설가 폴 부르제(Paul Bourget)의 ‘생각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는 말이 자주 인용된다. 이 말을 곱씹어보면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설계할 지의 방향을 설정할 수 있다. 주어진 시간과 일에 대한 사고의 전환은 같은 상황 속에서도 다른 결과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해가 바뀌고 학생들을 사회로 보내자마자 신입생들을 맞이하였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어린 학생들을 비롯하여 대학졸업자들 또는 직장을 오래 다녔던 사회인들이 이제는 같은 목표를 품은 채 한 반에 모여 있게 되었다. 그 중 눈에 띄는 건 40대 이상 학생들이다. 입학 연령에 무관하게 이 모든 것들은 전문직종에 대한 또 하나의 도전이기도 하다. 그들의 목표는 20대 초반 학생들과 다르지 않지만 우리가 접하는 시선에서는 특별하다.

개강과 더불어 학생들을 파악하기 위해 개별면담을 하면서 듣게 되는 그들의 이야기 속에서 부드럽고 성숙한 결의를 들여다볼 수 있다. 아침 일찍부터 무거운 책을 짊어지고 학교에 오는 표정도 매우 밝다. 학교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에 어떻게 하면 참여할 수 있는지 호기심도 더 많다. 졸업 후 간호사 면허증을 취득하고 더 당당하고 체계적인 제 2의 인생을 준비하고 싶다는 것이 어린 학생들과 다른 점이다. 역시 100세 시대임을 실감하게 한다.

비록 내가 하는 것은 아니지만 남들의 새로운 도전 모습만 봐도 나의 생활을 되돌아보게 한다. 대학 1학년 학생이 국제철인경기에 참가하여 자신의 한계에 도전했다는 기사를 최근에 보았다. 참가비가 필요하여 SNS에 글을 올려 자신의 의지를 피력하였더니 전혀 모르는 많은 사람들이 기부금을 보내줬다고 한다. 실제 참가해보니 너무 고통스러워 도중에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절실하였으나 누군지 모르지만 선뜻 기부금을 보내줬던 사람들을 생각하며 끝까지 완주했다고 하였다. 또 다른 사례에는 오십 대 후반 음식점 주인이 음주를 즐기던 습관을 버리기 위해 철인 3종 경기에 참가하였고 이후 밝은 얼굴과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게 되면서 손님들에게도 좋은 이미지를 주었다고 한다. 내 의지와 무관하게 시간이 흐르는 대로 떠밀려 오다가 10년의 직장생활을 접고 전환점을 만들기 위해 배낭하나를 맨 채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녀온 사람도 있다. 한 달 이상을 걸으며 있는 그대로 내맡겨진 몸과 마음에서 정화된 이야기를 담은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깊은 공감이 일었다. 이렇듯 타인의 이야기를 읽는 것만으로도 인생을 살아가는 여러 가지 도전과 방법을 생각하게 된다. 주어진 삶을 시간이 흘러가는 대로 살아가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길을 개척하며 가는 사람도 참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비록 철인경기나 산티아고 순례길을 간 것이 아니지만 올해 만난 중년 이상의 신입생들도 그에 못지않은 용기를 내어 공부에 도전하였다. 끊임없는 자기 계발과 도전을 통해 인생 길 중간에 전환점을 마련하고 백세 시대에 제 2의 삶을 시작한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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