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모를 민초들의 희생을 기리며
이름모를 민초들의 희생을 기리며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2.05.10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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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범/진주보훈지청 보상팀장
따사로운 햇살과 완연한 봄의 기운이 몸을 나른하게 하는 5월의 어느날. 민주화의 실현을 위해 민초들은 총칼의 저항에 온몸으로 맞서 희생된 수많은 이름 모를 투사들의 영혼이 잠든 그 곳.

망월동 제3묘원, 5·18민중항쟁 당시 산화한 영령들이 묻혔던 곳으로 ‘망월동 묘지’라 불려진 곳, 대한민국 민주주의 초석이 된 5·18 광주민중항쟁의 역사적 장소로 ‘국립 5·18민주묘지’가 된 그 곳.

5·18 민주화 항쟁 당시 가족과 친지들은 서슬퍼른 군부의 총칼아래에서도 공포와 분노에 떨며 누구의 아들이고, 누구의 아버지이기도 한 무명투사들의 처참하게 훼손된 주검을 손수레로, 무연고자이거나 5월 27일 도청 함락 때 희생된 주검은 차량으로 실려와 이곳에 묻혔다. 심지어 그들의 유해가 운반된 차량이 청소차였다는 참담한 사실이 고개를 숙이게 한다.

그 뒤 이곳이 ‘민주성지’로 세계적으로 부각되자 한때는 묘지 자체를 없애려 하기도 시대적인 사건이 있었다. 그러나 이 한 서린 망월동 묘지는 1994년 묘지 성역화 사업을 추진하면서 1997년 새로운 5ㆍ18묘지(국립5ㆍ18민주묘지)가 되었다. 한 서린 무명투사들은 치욕의 17년을 뒤로하고 새 묘역으로 이장돼 비로소 평온한 쉼터를 가지게 되었다. 또한 당시의 참상을 보여주기 위해 구 묘역은 원형을 복원해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언젠가. 영화를 통해서 또 다른 시각속에서 그날의 처참함을 재조명하기도 했지만. 우리는 산화한 민초들의 피의 값어치와 그 들이 지키고, 이루고자 했던 열망으로 인해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민주주의라는 열매의 단맛을 과연 얼마나 감사해 하고 있는가를 다시금 생각해 본다.

가정의 달 5월!! 대다수의 사람들이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하는 행복한 5월로 우리와 함께하고 있지만, 어느 한켠에는 사랑하는 가족들을 가슴에 묻고 목 놓아 울고 있는 희생자들의 유족들이 함께하는 소중한 5월임을 상기하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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