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안인득 사건은 전형적인 인재였다
사설-안인득 사건은 전형적인 인재였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6.16 14:14
  • 15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4월 진주의 한 아파트에서 안인득에 의해 발생한 방화 살인사건은 경찰의 소극적이고 안이한 대처가 빚어낸 인재로 드러났다. 경남지방경찰청 진상조사팀의 조사 결과 안인득이 방화 살인을 저지르기 전 수 개월간 이웃 등을 향해 폭력 성향을 드러내 피해자들의 도움 요청이 잇따랐지만, 경찰이 소극적이거나 안이하게 대처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앞서 경찰 일각에서는 경찰관들의 대처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참변 발생한 이후 제기된 결과론적 비판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진상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경찰이 소극적이거나 대수롭지 않게 업무를 처리한 탓에 안인득을 막을 수차례의 기회를 놓쳤다는 비판에서 자유롭기는 어려워 보인다.

안인득 집 위층 주민은 방화 살인 발생 전 경찰에 4차례나 신고하면서 불안함을 호소했지만 경찰은 화해나 자체 CCTV 설치를 권고하고, 안인득을 만나 구두 경고하기만 했다. 경찰은 3월에는 오물을 뿌린 혐의로 안인득을 불구속 입건해 송치하기는 했지만 계도 조처만 했다. 또 윗집 주민의 딸이 따로 경찰서 민원상담실을 찾아 신변보호 요청을 했는데도 요건이 안된다며 돌려보냈다. 이 밖에 일부 피해자들이 신고 과정에서 안인득이 정신질환이 있는 것 아니냐고 말하기도 했지만, 정신질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경찰관들의 노력도 부족했다.

경찰은 안인득을 상대한 경찰관 11명을 경남경찰청 인권·시민감찰 합동위원회에 넘졌다. 이번 조사 결과가 경찰의 징계만으로 그치지 말고 제2의 안인득 사건을 예방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고위험 정신질환자에 대한 정보를 관련 센터와 경찰이 공유하도록 하는 등 시스템 구축도 시급하게 해결돼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