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스님들의 가사(袈裟)
칼럼-스님들의 가사(袈裟)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7.02 16:13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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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금인산 여래암 주지
범산스님/금인산 여래암 주지-스님들의 가사(袈裟)

스님이란 말은 스승님의 준말이다. 스님들은 만나는 사람들을 바른 길로 이끌어주고자 열심히 공부하면서, 사회적인 많은 문제들의 본질을 꿰뚫는 통찰력과 혜안을 길러가고 있다.

특히 세상살이에 시달리고 상처받은 사람들을 만나면 마음의 위안과 심리적 안정에 도움을 주고자 노력하며, 그들이 자신의 삶에서 주인공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고 있다.

그런 스님들이 입는 옷 중에 제일 마지막에 걸친 가사(袈裟)라는 것이 있다.

비구는 20세 이상의 구족계를 받은 남자 스님을 말하며, 걸사(乞士) 포마(怖魔) 근사남(勤事男)으로 번역한다. ‘걸사’는 탁발로 음식을 빌어 생활하는 자, ‘포마’는 악마를 두렵게 하는 자, ‘근사남’은 부지런히 수행하는 자라는 뜻이다. 스님들은 승복위에 장삼과 가사(袈裟)를 입는데, 가사(袈裟)는 범어 Kasaya의 음사이며, 스님의 법복으로서 복전의(福田衣), 공덕의(功德衣), 간색의(間色衣), 이진복(離塵服), 연화복(蓮華服)이라고도 부른다.

적갈색 또는 탁한 색으로 되어있는 가사를 입을 때는, 가사에 생명을 불어넣는 가사점안 의식을 한 후에 입게 되는데, 가사를 받은 스님은 시주자의 공덕을 찬탄하고, 진리를 향한 마음과 깨달음의 길로 나아갈 것을 축원하고 나서 수하고, 불법을 널리 펼쳐 평화롭고 밝은 세상을 이룩할 것을 다짐한다. 가사는 불가의 법통을 상징하는 법의(法衣)로서, 가사를 수하는 자는 큰 복전이 되며, 가사조성에 동참한 자는 수승한 과보를 얻게 되어 천 가지 재앙이 눈 녹듯 소멸되고, 백 가지 복이 일어나게 된다. 가사는 조각 수에 따라 5조(條)에서부터 25조까지 11종이 있으며 조각수가 많을수록 높은 지위의 스님임을 나타낸다.

제5급은 견덕. 제4급은 중덕. 제3급은 대덕. 제2급은 종덕. 제1급은 종사. 최고위급이 대종사이다. 각자의 수행력에 따라 승랍40년 이상의 대종사에서부터 10년 미만인 견덕까지 법계와 승랍에 따라 가사 조수를 구분하여 승가의 위계와 질서를 나타내는 중요한 옷이다.

“거룩하여라 해탈복이여. 가장 수승한 복전의 옷이로다. 내가 이제 받들어 수하노니 널리 모든 중생을 제도하여지이다. 옴마하가 바바다 숫제 사바하.”염불을 하며 수하한다.

이어서 가사를 수하한 스님은 “광영귀어불타(光榮歸於佛陀) 성취귀어대중(成就歸於大衆) 이익귀어사회(利益歸於社會) 공덕귀어신도(功德歸於信徒)”라고 하는데, 이 뜻은, 영광은 부처님에게, 성취는 대중에게, 이익은 사회에, 공덕은 신도에게 돌리겠다는 다짐이다.

공덕의(功德衣), 해탈의(解脫衣), 출세복(出世服), 항사의(降邪衣), 자비의(慈悲衣), 인욕의(忍辱衣), 분소의(糞掃衣)등으로도 부르는 가사를 불자들이 스님들에게 공양을 올리면 스님들은 청정하고 차별 없는 마음으로 받아서 입으면, 법에 걸맞은 언행과 수행을 해야 한다.

휴정 스님은 ‘선가귀감’에서 수행자의 겉모습을 하고서 속으로 돈과 명예를 추구한다면 그런 사람은 불자가 아니라 ‘가사 입은 도둑’이라고 일갈하셨다. 지당하신 말씀이다.

지금도 계를 범한 승려를 부처를 팔아먹는 ‘대머리 도둑놈’ 이라고 부르기 때문에 스님들은 사치와 애욕과 집착을 떠나서 조심스럽게 살아간다. ‘대집경(大集經)’에는 머리를 깎고 가사(袈裟)를 입으면, 천인이 공양한다고 하였다. 선재해탈복(善哉解脫服). “아 거룩하여라”

해탈복이여/ 무상복전의(無上福田衣).가장 수승한 복전의 옷이로다/ 아금정재수(我今頂載受). 내가 지금 이 가사를 받들어 수하노니/ 광도제군미(廣度諸郡迷).널리 모든 중생을 제도하여지이다. 가사는 고결하고 성스러움의 상징물이다. 부처님께서는 3벌의 옷과 1벌의 발우, 즉 삼의일발(三衣一鉢)을 비구의 전 재산으로 수행승의 청빈을 강조하고 가르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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