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행복감 키워주는 퇴직공무원 사회공헌사업
기고-행복감 키워주는 퇴직공무원 사회공헌사업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7.22 16:31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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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욱/경남서부보훈지청 이동보훈팀장
강남욱/경남서부보훈지청 이동보훈팀장-행복감 키워주는 퇴직공무원 사회공헌사업

30년 여 간 공직생활을 마치고 인생2막을 행복하게 보내기 위해서는 ‘건강이 최고’라는 생각에 눈만 뜨면 망진산에 올랐다. 그리고 하산하면 아파트 내 탁구장에서 공을 치고 사우나에 들러 스트레스를 날리며 시간을 보냈다.

흔히 말하는 100세 시대, 인생2막의 시작을 알리는 시기에 건강다지기에만 시간을 쏟는 다는 건 너무 무의미했다. 그래서 작년 3월 폴리텍대학 진주캠퍼스 홈페이지를 방문했다. 당시 희망프로젝트의 한 과정인 중장년층 대상 스마트전기과가 눈에 들어왔다. 얼른 지원서를 내고 입학할 수 있기를 희망한 결과, 뜻밖에 전기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줬다.

폴리텍대학이 국비지원으로 좋은 학교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각종 교재와 기자재를 지급해 주고 중식과 훈련수당, 교통비까지 지급해 줬다. 대한민국에 이렇게 좋은 대학이 있나 싶을 정도로 좋게만 여겨졌다. 정말 좋은 건 다름 아니라 교수의 깊은 관심과 열정적인 강의였다.

교수진의 열정과 관심의 덕분에 생각지도 못한 전기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하게 됐다. 하지만 환갑과 진갑을 지낸 나이에 자격증 하나로 취업을 하기란 하늘에 별 따기였다. 대학의 추천으로 몇 군데 업체에 면접을 보기도 했지만 기능사 자격증 하나로 늦깎이 나이에 취업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취업은 포기가 아니라 단념 그 자체였다.

지난 3월, 퇴직공무원 사회공헌사업 일환으로 ‘이동보훈팀장’ 참가자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고 관련 사이트인 ‘노하우플러스시스템’에 접속해 봤다. 인사혁신처가 퇴직공무원으로서 전문성과 경험을 갖춘 사람을 ‘이동보훈팀장’으로 공모한다는 내용은 정말 반가운 소식이었다.

하지만 정말 전문성이 있는지 스스로를 반문케 했다. 며칠간 숙고한 끝에 지원한 결과 최종 선발되어 지난 5월 국가보훈처장으로부터 위촉장을 받게 되었다.

오랜 기간 정들었던 직장을 떠났다가 다시 복귀하여 일을 하고, 미운 정 고운 정 들었던 보훈가족들과의 새로운 만남은 커다란 기쁨으로 승화되었다.

지역별 보훈단체장과 보훈가족의 손과 발이 되어 주고 있는 사무장을 다시 뵈니 친한 친구를 만난 것처럼 반갑기가 그지없다.

현직에 있었을 땐 과장이었지만 지금은 모든 민원을 직접 상담하고 접수하는 실무자로 일을 하니 기분이 한결 새롭다. 얼마 전 의료급여 대상으로 결정된 어르신이 “너무 고맙습니다” 라고 몇 번식 인사를 했다. 고맙다는 인사를 들을 사람은 시·군 주민생활복지과에서 소득조사를 하고, 의료급여증 발급을 위해 노력한 직원들의 몫이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지만 나의 아버지 어머니 같은 어르신이 고맙다는 말씀을 연거푸 할 때는 행복감과 자존감이 배가 된다.

이동보훈팀장을 언제까지 하게 될지는 모르지만 위촉된 그 날까지 어려운 처지에 있는 보훈가족과 민원인을 위해 정성을 다할 각오다. 비록 공무원은 아니지만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사람들이 많다. 지극한 마음으로 봉사하는 모든 분들에게 갈채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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