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옳은 일은 실패해도 후회가 없다
칼럼-옳은 일은 실패해도 후회가 없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9.23 16:45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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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익/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토목공학과 겸임교수
전경익/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토목공학과 겸임교수-옳은 일은 실패해도 후회가 없다

한 중국 여성이 미국 청년과 사랑에 빠졌다. 결국 그는 모두가 부러워하는 직장을 그만두고 그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가 결혼하기로 했다. 바다 건너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그녀는 남자의 품에 안긴 채 농담반 진담반으로 말했다. “나는 그렇게 좋은 직장도 포기하고 부모님을 떠나 당신을 따라 머나먼 이국에서의 삶을 선택했으니, 앞으로 당신은 반드시 내게 잘해야 해요. 그래야 내가 당신을 위해 희생한 것에 미안하지 않을 테니 말이에요!”미국 청년의 대답은 뜻밖이었다. “나는 당신을 사랑할 거예요. 하지만 당신이 나를 위해 희생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그건 오로지 당신 자신의 선택이었으니까요”이 말은 그녀의 마음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다. 훗날 그녀는 결혼생활이 당초 계획대로 달콤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를 향한 남자의 사랑도 부족하게만 느껴져서 실망스러웠다. 결국 가치관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이혼한 그녀는 마음의 상처만 안은 채 고국으로 돌아오고 말았다.

사랑은 나눔이다. 서로의 개성, 습관과 삶의 희로애락을 포함한 모든 것을 나누는 과정이다. 그런데 이 여성은 사랑을 투자로 보고, 미래의 행복을 위한 ‘도박’으로 여겼으니, 사랑의 본뜻에서 한참 벗어난 셈이다. 중요한 것은 그녀가 자신의 ‘도박’이 옳은지 그른지 알지 못한 것이 실패의 원인이었다.

아르헨티나의 유명한 골프선수 로버트 데 빈첸초가 한 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해 상금을 받은 후, 기자들을 뚫고 나와 주차장으로 향했다. 클럽하우스로 떠나기 위해 차에 오르려 할 때 한 젊은 여인이 다가와 그에게 축하 인사를 건넸다. 그러고는 자신의 가엾은 아이가 중한 병에 걸려 죽을지도 모르는데 자신은 비싼 병원비와 입원비를 낼 능력이 없다고 말했다. 빈첸초는 그 이야기에 마음 아파하며 두말없이 펜을 꺼내 조금 전 상금으로 받은 수표에 사인한 뒤 그녀의 손에 쥐어주었다. 일주일 후, 빈첸초는 한 컨트리클럽에서 점심을 먹고 있었다. 한 프로 골프협회 직원이 다가와 일주일 전 자신의 아이가 심한 병에 걸렸다고 말하는 젊은 여인을 만난 적이 있는지 물었다. 빈첸초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직원이 말했다. “그 여자는 사기꾼이에요. 병든 아이는 아예 있지도 않아요. 그녀는 결혼도 하지 않았어요! 빈첸초 당신이 속았어요!” 빈첸초는 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이거야말로 내가 이번 주에 들은 가장 좋은 소식이군요. 내가 주저 없이 주머니를 연 것은 오직 병든 아이를 살리고자 함이었어요. 그런데 그녀에게 아이가 없었다니 다행이군요! 구해야 할 아이가 없는 편이 아이를 구하는 편보다 더 낫지 않은가?”빈첸초는 대인이었다.

실베스터 스탤론은 가난하기 짝이 없는 젊은 시절을 보냈다. 하지만 수중에 있는 돈을 다 합쳐봐야 그럴듯한 양복 한 벌 사 입을 수도 없었던 그 시절에도, 그는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바로 최고의 영화배우가 되겠다는 꿈이었다. 당시 할리우드에는 영화사가 500여 곳이나 있었는데, 그는 자신이 쓴 시나리오를 안고 영화사를 일일이 방문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어느 곳에서도 그를 받아 주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낙심하지 않고 다시 처음부터 영화사 500여 곳을 두 번째로 돌기 시작했다. 그러나 결과는 이번에도 모두 거절이었다. 세 번째 방문의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이렇게 해서 그는 1500번이나 거절당했다. 바꿔 말하면 1500번 좌절을 겪은 셈이다. 그는 포기하지 않고 다시 네 번째 방문을 시작했다. 349번째 거절을 당한 후 350번째 영화사 사장이 처음으로 시나리오를 두고 가면 한 번 보고 나서 연락하겠노라고 했다. 며칠 후, 이 회사는 그의 영화에 투자하기로 하고, 스탤론에게 남자 주인공 역까지 맡겼다. 이 영화가 바로 ‘록키’다. 영화는 1976년 아카데미 작품상·감독상·편집상을 수상하면서 최고의 흥행 기록까지 세웠다. 이와 함께 스탤론은 일약 스타덤에 올랐고, 이후 승승장구하면서 4편까지 나오게 되었으며 세계적인 스타가 되었다. 스탤론이 수차례 실패를 거듭하면서도 꺾이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선택을 믿고 스스로 올바른 일을 하고 있다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의 눈에는 좌절로 비춰졌을 사건도 그에게는 좌절이 아닌 희망이었다. ‘용기 있는 자가 미인을 얻는다’고 했으며 ‘가난은 사람을 분발케 한다’는 영국 격언이 되새겨진다. 목표가 정당하고 옳은 일이라면 비록 실패하더라도 좌절하지 말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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