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골프, 기초가 중요하다
아침을 열며-골프, 기초가 중요하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9.29 14:55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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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익열/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박익열/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가을철 때 아닌 태풍으로 한반도가 난리법석을 떨었다. 들판에 익어가는 벼나 과수원의 과일들의 입장에서는 정말 별 도움이 되지 않는 자연의 장난은 아닌지 모르겠다. 앞으로도 더욱 그럴 것이라고 하니 자연의 이치는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다행히 이번 ‘타파’ 태풍은 큰 피해가 없이 지나가고 더 없는 청명한 가을 하늘과 날씨를 선사했다. 골프 마니아(mania)는 벌써 더위도 물러나고 선선한 가을의 기운이 다가와서 드디어 골프의 계절이라고 서슴없이 외친다.

우리는 흔히 골프를 삶과 같다고 여긴다. 왜냐하면 골프와 삶이 너무나 많이 닮아있기 때문이다. 오죽했으면 세상의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인 ‘자식 농사’와 ‘골프’라고 했겠는가! 자식 농사도 정성을 들이면 들일수록 잘 되어야 하는데 이것 또한 결국에는 뜻한 바대로 되지 않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탄식할 정도로 ‘골프’라는 운동 또한 온갖 정성을 들이고 굳을 살이 박히고 몸이 만신창이가 될 정도로 열심히 하다고 했지만 결과는 늘 탐탁하지 않다. 그래서 10년이고 20년이고 30년을 노력해도 언제나 어렵다고 외치는 것이 골프라는 운동이다. 특히, 좀 큰 내기(bet)라도 아니 1,000원짜리 내기라도 걸리면 그 놈의 드라이브든 아이언 샷(shot)은, 그 놈의 퍼팅(putting)은 왜 그리도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지 자조 섞인 한 숨만 나올 뿐이다. 그래서 덜 한숨 쉬는 방법을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어 그것을 논해 보고자 한다. 혹자는 이쯤에서 ‘욕심을 버리자’는 말을 하기도 한다.

그 욕심으로 인하여 위험적인 요소가 잔뜩 기다리고 있는 좁디좁은 페어웨이(fairway)에서 호쾌하게 날리려는 드라이브의 OB(out of bound: 허용된 경계선 밖으로 날아간 볼), 간신히 넘길 수 있는 해저드(hazard) 앞에서 끊어가지 않고 덤비다가 해저드에 공을 빠뜨리는 무모한 샷, 그린 주변 어프로치(approach) 상황에서 선수들도 어려워한다는 로브샷(rob shot: 높게 띄워 착지 후 바로 멈추는 고난도의 샷)을 호기롭게 구사하다가 탑볼(top ball)로 왔다 갔다 하는 어처구니없는 샷 등은 욕심이기도 하지만 전략적인 판단의 잘못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필자는 이런 엉뚱한 샷의 근간(根幹)은 바로 ‘기초가 있느냐 아니냐?’라고 본다. 욕심이 없는 사람이 없겠지만 기초가 없는 사람은 있기 마련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사자성어인 ‘사상누각(沙上樓閣)’이란 말도 기초의 중요성을 지적하고 있다. ‘모래 위에 세운 누각’이라 말로 ‘기초가 튼튼하지 못하여 오래 견디지 못한다’는 것을 뜻한다. 다시 말하면 골프에서도 기초가 튼튼한 사람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다져진 기초를 바탕으로 주어진 역경을 지혜롭게 이겨내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 즉, 기초가 없는 무기초(無基礎)를 바탕으로 한 사람은 위에서 언급한 엉뚱하고도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직면하게 된다. 그래서 흔히 기초가 잘 다져진 사람의 골프는 50년을 보장하지만, 무기초인 사람의 골프는 5분마다 배신을 당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미 답은 나왔다. 오늘부터라도 골프가 쉬우려면 다시 기초로 돌아가야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네 골프 현실은 하루라도 빨리 배워서, 소위 속성(速成)으로 배워서 몇 번 스크린 입문하고 바로 필드(field)로 쫓기듯이 나가야 한다. 그 시기가 너무 느리면 주변에서 가르치는 프로가 능력이 없다느니 옆에 오래두어 레슨비를 더 받으려는 것이니 더구나 본인도 운동능력이 있음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자의든 타의든 온갖 시기(猜忌)를 받다보니 3~6개월 전후면 거의 모두가 필드를 경험하게 된다. 소위 ‘머리를 올리게 된 것’이다. 이렇게 배운 우리네 골프는 50년을 보장하기는커녕 5분마다 배신을 당하게 않는 것이 그렇게 대수는 아닐 것이다. 아직도 골프가 어렵다고 느끼는 사람은 ‘골프 기초’를 생각하며 골프의 계절인 가을을 시작해 봄은 어떨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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