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칼럼-적반하장
도민칼럼-적반하장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10.06 16:56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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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선/시조 시인·작가
강병선/시조 시인·작가-적반하장

호랑이가 제일 무서워하는 것은 곶감이라는 말은 우리나라 전래동화에 등장하는 이야기다. 이처럼 내가 어렸을 때 제일 무서워했던 것은 이비순사(耳鼻巡査) 온다는 말이었다. 이 말은 곧 일본 경찰이 귀와 코를 베러 오니 울음을 그치라는 말이다.

일본은 오랜 옛날 삼국시대와 고려 때에도 우리나라바다를 인접한 고을들을 괴롭혀오다 임진왜란을 일으켜 장장 7년 동안이나 전국을 초토화시켰다. 재산피해는 차 치고라도 천하보다 귀한 인명피해만 해도 조선인구의 절반가까이를 잃었다는 문헌도 있고 3분의 1을 잃었다는 기록도 있다. 그들은 조선 사람들을 누가 더 많은 숫자를 죽였는가를 경쟁을 해서 그 공을 가늠했다고 한다.

그들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씨를 말릴 심산이었다. 수급(首級)을 본국으로 보내다 부패가 되며 부피로 운반하기가 불편하다며 코와 귀를 베어 소금 간을 해 가져가서는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보고 즐겼으며 지금도 그들의 신사 앞에 코와 귀 무덤을 만들어 놓고 있다하니 천인공노할 짓을 저질렀다.

나라와 나라가 전쟁을 하면 일반 백성과 적군을 죽이기는 하되 장수의 머리 외에는 수급(首級)은 취하지 않았다고 한다. 인간의 탈을 쓰고 상상할 수 없는 만행을 저질러 놓고 사과 한마디 없던 그들에게 결국 1910년에는 나라를 송두리째 빼앗겨 버리고 36년 동안이나 식민지생활을 해야 했다.

오랜 옛날 임진왜란 때부터 그들은 철저하게 우리민족을 말살하려는 정책을 펼쳤다. 일제 강점기 때는 대대로 이어져온 미풍양속을 짓밟고 우리말도 쓰지 못하게 했으며 심지어 일본식 성과 이름을 사용케 했다. 저네들이 일으킨 전쟁에 학도병으로 끌려가고 징병징용으로 위안부로 끌려가 죽어야 했으며 나라를 되돌려 달라고 외치다 억울하게 죽음을 당했다. 만주로 러시아로 해외를 돌며 독립운동을 하다가 죽어간 국민들의 숫자는 헤아릴 수도 없다.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자원들을 수탈해갔고 심지어 농사지은 쌀과 보리까지도 빼앗아갔으니 초근목피로 목숨을 연명했다. 보릿고개란 말이 일제 강점기 때 생겨난 말이 아니던가.

우리 민족이 그들에게 수난을 당하고 살았던 과거를 세월이 간다고 잊을 순 없다. 많은 수는 아니지만 아직도 위안부로 욕보셨던 할머니들이 살아계시고 징용으로 징병으로 끌려가셨던 분들이 살아계신다. 그때 끌려가셨던 분들이 태반이 돌아오지 못하였거나 생존해 계시는 분들의 상처는 깊다. 우리의 아버지어머니들이 그 때 입은 상처가 아물지 않고 통증으로 고통스러운데 기억에서 지울 수가 있겠는가?

탄광에서 채찍질을 당하며 석탄가루를 마셔 진폐증 후유증을 앓고 있으며 위안부로 끌려가셨던 분들이 그때 받았던 상처가 한이 되 버린 악몽은 네발로 기는 동물이 아니라면 잊을 순 없다.

우리의 아버지어머니들이 그리고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그 때 입은 상처가 아물지 않았더라도 그들이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라도 했더라면 남편을 잃고 아내를 잃고 부모형제를 잃은 아픔도 손발에 묻은 때를 강물에 흘러 보내버리듯 맘속에서 지워버릴 수도 있는 일이다.

극히 상식적인 일을 그들이 비상식적인 주장을 하니 예를 들지 않을 수 없다. 갑과 을이 교통사고를 냈다면 잘잘못을 따져 형사적인 문제를 매듭짓고 나서 민사문제인 손해배상은 피해자가 청구하는 일은 극히 당연한 일이 아니겠는가.

그들은 1965년 맺은 협정으로 모든 것이 끝났다고 항변을 한다. 말하자면 3억 달러라면 어린아이 사탕 값에 불과한 금액을 우리정부에 지불해놓고선 하는 얘기다. 이는 나라와 나라가 맺은 계약이라 보면 되지만 당사자 개인하고는 아무런 보상약속이 없었다. 강제징용으로 끌려가 임금을 받지 못하고 정신적인 고통과 육체적인 고통을 당한 피해자가 사법부에 손해배상을 청구한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사법부의 판단을 아베내각은 존중해줘야 옳다. 강제징용피해자의 후유증의 고통을 위로를 해주어야 마땅한 도리이거늘 저네들이 지정해놓은 백색국가에서 제외를 해서 본 떼를 보여주겠다는 심산이니, 날강도질을 했던 도적놈들이 반성은 하지 않고 피해자에게 몽둥이를 들고 설쳐대는 저들의 발상은 비겁하기 그지없다. 정말이지 그런 적반하장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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