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택/진주문화원 부원장
우리 사회는 크고 작은 조직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조직 간의 우열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모든 경쟁이 동일 선상에서 출발하여 골인 지점에서는 순위가 결정되듯이 조직 사회에서는 계급과 서열이 존재한다.
프랑스에서 권모술수가 소용돌이치던 루이 14세 시절 국왕의 애첩이었던 ‘맨토’ 부인은 “중상모략을 이기는 방법은 그것을 경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필자도 50대 후반 직장 재직 시 간부로 있을 때 지역출신 정치가에게 또 한 번은 동료로부터 허무맹랑한 중상모략을 받은 경험이 있었다. 부끄러운 일이지만 장기간 숨겨왔던 사실을 밝혀본다. 정치인에게 당한 중상모략은 그만두고 동료로부터 당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필자를 지칭하여 특정지역 출신자들로 하나회를 조직하여 운영해 왔던 그런 사람으로 치부하는 내용이었다. 특정인만 챙기며 결속을 주도하고 파벌을 조성함으로서 화합에 반하는 행동을 하고 있다고 모략하는 것이었다. 나를 모략하는 그 사람은 간부들과 동료·하위직에 있는 조직원, 그리고 특히 기자실에 가서 모략하는 것이었다. 중상모략 한 그자의 발언한 그 소리는 채 5분도 안되어 내게 되돌아왔다. 내가 조직에 몸담고 있는 간부 조직원으로서 그동안 무슨 사조직을 만들었다는 말인지 한심하기 짝이 없는 헛소리들이었다. 그러나 당시 필자는 예순이 된 노인네가 노망을 해서 그러려니 하고 못 들은 척 지내왔다. 나는 피해자가 어떤 형태이든지 모략에 대한 반응을 보이면 그것만으로도 중상모략을 시도한 목적을 달성 시켜주는 결과가 됨으로 침묵으로 일관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생각을 하고 그냥 모른 척 넘기기로 하였다.
중상모략이란 대부분의 경우 중상모략을 당한 사람에게 원인이 있는 것이 아니라, 중상모략을 하는 자의 일반적인 허영심이나 우월감 그리고 이기적이고 불순한 감정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6월 말과 12월 말은 공조직의 인사철이다. 인사철이 되면 선두 그룹의 상대가 대결자로 인정되면 직위나 직급, 나이나 체면은 접어두고 상대방을 중상모략 하는 자가 있기 마련이다. ‘혹시나 승진이나 보다 나은 자리로 이동되지 않을까?’하는 바람의 마음을 가져보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중상모략의 선동적인 여론을 형성 하는 자는 만나는 조직원들의 관계를 악화시키고 상대적으로 자기는 훌륭하고 똑똑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만든다.
상대방을 흠집 내는 자는 자기 하부조직원에게 칭찬은커녕 중상모략 하는 수법을 사용할 것이다. 아직도 우리의 조직에는 이런 현상이 존재한다. 남의 흠집 잘 내고 중상모략 하는 자가 승승장구하고 요직을 차지하는 경우가 있으니 가장 큰 병폐가 아닐 수 없다.
사람은 누구나 약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믿고 있는 사람에 대한 모략을 듣더라도 ‘설마’라고 생각하는 한편‘어쩌면’이라고 의심하는 마음도 가지게 된다. 전혀 근거 없는 헛소리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경우도 당한 자는 적지 않은 상처를 입게 된다. 이런 정신적인 상처는 육체적인 상처보다 훨씬 더 깊은 흔적을 남긴다.
나폴레옹은 “사람을 암살하는 방법에는 권총, 칼, 독약, 그리고 정신적 암살이 있다”고 하였다. 이처럼 중상모략은 그 결과가 어떻든 중상모략을 했다는 사실이 반드시 마음의 오점으로 남게 된다. 고의로 다른 사람이나 조직원의 명예를 손상시키려고 하는 것 자체가 자기 스스로 진정한 상대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동료의 불행을 즐거워하는 추한 일면도 있다. 이처럼 중상모략의 이면에는 허영심이 작용한다. 상대방보다 실력이 모자라거나 평판도 좋지 않으면서 중상모략으로 조직에 해를 끼치는 자를 적출하여 잡초 없는 조직 인사에 반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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