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향이 있는 전통주
진주성-향이 있는 전통주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12.09 17:40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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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
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향이 있는 전통주

새로 생긴 대형 마트의 한쪽 구석에 전통주코너에 막걸리가 진열되어 있었다.

좋아하는 막걸리가 있는지 찬찬히 둘러보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막걸리가 전통주인가 하고 의구심이 들었다.

막걸리를 밥 먹듯 마시고 좋아하고는 있지만 고르고 마시는 것만큼은 까다롭고 그 기준에 맞춘 막걸리를 가까운 곳에서 구매하기가 쉽지는 않다.

사람마다 막걸리를 마시는 차이는 있지만 개인적으로 좋은 막걸리를 맛있게 마시는 방법을 이야기한다면 첫째는 아스파탐, 사카린과 같은 감미료가 첨가되지 않거나 적게 들어간 것만 마신다. 둘째, 생산일로부터 일주일이상 지난 숙성된 막걸리만을 마신다. 셋째, 단맛이 최대한 없는 막걸리만 마신다. 넷째, 흔들어 마시지 않고 맑은 찌개미를 그대로 가라앉혀 맑은 청주만 마신다. 다섯째, 숙성되어 기분 좋은 신맛이 느껴져야 하며 마시고 난 뒤 후미의 여운이 감미로워야 한다.

술을 취하기 위해 마시는 이는 인생의 즐거움을 모르는 이다.

술이란 본디 재료가 발효되어 알코올로 변화면서 다양한 향과 맛으로 표현되는 것인데 ‘어느 날’부터 한국의 술자리는 대동단결을 외치며 파도타기부터 폭탄주에 취해야만이 동지가 되는 술자리로 변해버렸다.

술 문화가 변해버린 ‘어느 날’은 국민들이 만든 것이 아니라 나라 정치적인 결정으로 오늘까지 오게 되었으며 지금이라도 현명한 정치적인 선택으로 술판의 대한민국을 맛을 즐기는 문화로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에는 햅쌀 막걸리나 국내산 쌀 100% 막걸리를 접할 수 있지만, 아직도 수입쌀이나 재고미, 수입밀로 막걸리를 만들고 있다. 이는 수입된 타피오카와 당밀로 만드는 소주나 차이가 없으며 수입산 재료로 만든 막걸리와 소주가 전통주라고 불려서는 안 된다. 전통주라 하면 최소한 내나라 땅에서 자라난 재료로 만들어야하고 인위적인 맛을 내는 감미료가 들어가서는 안 된다.

한국의 술이 당당한 국제무대의 술이 되기 위해서는 국산 재료와 물, 누룩으로 만들어 맛의 여운은 다양하고 감미로워야 하고 시간으로 감미 된 깊이 있는 향이 나는 술이 되어야한다.

알코올만 마시는 술자리는 돌아서고 나면 기억에 남는 것이 없고, 맛으로 마시는 술자리는 여유와 즐거움이 있으며, 향과 맛으로 마시는 술자리는 감동과 평온함이 있다.

연말이 되면서 송년회 분위기로 모임들이 많아지고 술자리가 많아지고 있다.

올해부터 회사의 대표나 모임의 회장은 국적 불명의 재료로 만든 소주로 제조한 폭탄주로 술에 취한 망년회가 되기보다는 향기와 맛이 있는 술로 하나 정도는 모인 이들에게 설명하고 맛보며 한국의 좋은 술 하나 정도는 외울 수 있는 자리가 되도록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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