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농어촌 노후 수리시설물 보수·보강 안전 대책 마련
기고-농어촌 노후 수리시설물 보수·보강 안전 대책 마련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12.15 15:44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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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동/한국농어촌공사 함안지사
김영동/한국농어촌공사 함안지사

세계기상기구(WMO)는 2019년이 역대 두 번째 더운 해로, 6월 말과 7월 말 두 번의 폭염에 프랑스 기온은 역대 최고인 46도까지 치솟았다. 아시아 지역은 태풍의 위력도 더해져 무려 28개의 태풍이 발달하여 그 중 7개가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다. 내년에도 고온현상이 이어지며 폭염과 태풍에 이어 대규모 가뭄이 더 심화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세계 석학들이 참여한 국제공통연구팀은 과학저널 <네이처> 최근호에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 환경의 급변화(티핑 포인트)가 생각했던 것보다 일찍, 심각하게 닥쳐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올 해 우리나라 상황을 보면 수확기를 앞둔 9~10월에 북태평양고기압이 이례적으로 10월 초까지 세력을 유지하면서 근대 기상 업무를 시작한 1904년 이래 가장 많은 가을 태풍(3개)을 기록했다. 또한 강수량도 364.5mm로 1973년 이래 네 번째로 많았다 하니 말 그대로 ‘기상이변’이라 해도 과하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기상이변에 대한 대비책 마련이 시급하지만, 원인을 찾아보면 대비할 엄두가 나지 않을 만큼 큰 범주의 일이기도 하다. 115년 만에 갑자기 자주 일어나는 가을 태풍이라고 해도 속수무책으로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일. 이런 급작스런 위기상황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준비’와 ‘대응’이다. 위기상황이 오기 전에 미리 준비해 놓아야만 곧바로 대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준비와 대응 매뉴얼을 바탕으로 농업인의 재산과 생명 안전을 담당하는 한국농어촌공사 경남지역본부에서는 수확 철에 연이어 덮친 태풍에 응급복구, 배수시설 점검과 배수장 가동을 성공적으로 수행하여 재산 피해를 최소화 했다.

특히 경남 지역 내에서 남강과 낙동강을 접하고 있고 하우스 작물 재배지역이 넓어 가장 많은 배수장을 관리하고 있는 한국농어촌공사 함안지사의 경우, 배수장 96개소 가동을 위해 40여명의 직원이 태풍 1개가 올 때마다 3일간 밤낮을 가리지 않았으며, 3개의 태풍으로 인한 홍수를 대비하는데 2000만원의 전력료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찾아온 가을 태풍은 우리에게 또 다른 고민거리를 안겨주고 있다. 우리 농업의 역사만큼의 세월을 따라 노후된 수리시설물의 보수와 점검이 그것이다.

함안군 관내의 경우, 용배수로 1296km중 구조물 비중은 32%에 불과하고 아직도 흙수로가 68%인 882km에 달하고 있다. 구조물화 비율이 낮을수록 토사가 함께 쓸려 내려오고 무성한 수풀로 인해 홍수 배제가 늦어져 피해가 더 크지는 현상이 일어나니 구조물화는 시급한 과제이다. 또한 아직도 함안군 군북면, 법수면 지역은 1985년 완공된 남강지구 대단위농업종합개발사업 이후 제대로 된 수리시설개보수가 이루어지지 않아 도로 위를 지나는 노후화된 콘크리트 구조물인 수로교가 아직도 곳곳에 남아 용수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하루아침에 농업기반시설물을 보수하고 정비할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해보면, 우리는 지금 미리 준비하고 대비하여만 한다. 아직 크게 벌어지지는 않았을 때, 바로 지금이 준비할 때다. 지역사회의 관심은 물론 국가기반시설의 큰 축인 농업분야에 대한 국가의 통 큰 지원이 논의되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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