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가족
아침을 열며-가족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01.15 16:18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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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삼/한국폴리텍대학 진주캠퍼스 스마트전기과 교수
김성삼/한국폴리텍대학 진주캠퍼스 스마트전기과 교수-가족

작년 11월 말경, 문득 예상되는 올 겨울쯤의 상황이 떠올랐다. 학과장님의 부재로 학과 일에 더욱 전념해야 할 상황 일 것이고, 또한 큰 아이가 고 3에 접어들 시점이라는 점. 따라서 언제부터인가 계속 희망하고, 기대하든 미 서부 여행을 진행해야 될 시기라는 느낌에 기분 좋았고, 스스로의 감정에 고마웠다. 어쩌면 큰 아이가 장성하기 전 가족과 일주일 이상 보낼 수 있는 마지막 가족여행이 될지도 모르는 감정과 함께. 하지만 학기 중 일주일 이상 휴가를 낼 수 없었기에 불가피 학과 교수님들의 배려 덕분에 겨울 방학 시점에 맞춰 일정을 진행하였다.

가장 큰 비용이 예상되는 항공권부터 ESTA비자 신청, 숙소, 차 렌트, 환전과 와이파이 상품 신청, 예상 경로 및 일정 등등 여행 수립 시 요구되는 준비과정을 평소처럼 메모하며 진행하였다. 채 한 달이 남지 않은 기간에 준비하기가 어수선 한 면도 있었지만, 이제껏 가족여행으로 국내외 다닌 경험이 있어서 인지 순조롭게 진행 되는 뜻 하였다. 하지만, 여행경비에서 가장 큰 비용이 발생하는 항공권은 방학 시점 전후로 금액차이가 커서 하루 이틀 예매를 미룰 수 없는 상황이었다. 따라서 다소 급하게 준비한 점과 비용을 고려하다 보니 중국 국적기의 광저우공항 경유 후 LA 입·출국 Round trip일정으로 예매하게 되었다.

LA 도착일정으로 우선, 예약 한 렌터카 픽업 후 숙소로 이동 중 수면과 시차 적응어려움을 줄이기 위해 CVS/Pharmacy에 들러 처방전 없이 구입할 수 있는 수면유도제와 영양제 및 기타 여행 필요 물품을 구입하였다. 의사소통의 어려움은 있었지만, 이전에 생활한 경험이 도움이 되었다. 몇 년 만에 미국 현지에서, 야간 운전으로 시작하니 감회가 새롭고 예전의 기억들이 스쳐갔다. 이번 여행은 여러 도시와 관광지를 방문할 계획으로, 이동 경로 상 많은 시간을 차로 이동하며 여정을 보내는 일정이었다. 가족과 함께 고속도로를 장시간 이동하며 창밖에 보이는 한국과 다른 자연경관과 풍경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무 한 점 없는 바위와 돌 산맥의 연속인 자연경관, 교과서와 영화 ‘카’(Cars), 매스컴에서 배우고 접한 광활한 캘리포니아의 포도, 오렌지 및 농장 등의 주제, 노래에 대해서도 얘기를 나누고 들으며 흥겨워했다. 아이들의 학습과 진로문제에 대해서도 얘기를 나누었으며, 또한 아이들은 이동하는 기간 내내 스마트폰으로 좋아하는 축구게임에도 목소리 높여 즐거워하였다. 어쩌면 수년 전 이미 현지에서 자동차로 이동하며 느끼는 이러한 여행의 묘미와 매력에 대한 좋은 기억들이 있었기 때문에 렌터카 반납 시 약 3000km의 장거리의 운전에도 필자는 부담을 갖지 않고 흔쾌히 추진했는지 모르겠다. 따라서 필자에게 여행은 이동의 연속이고 여정(旅程)인 것 같다. 반면 샌프란시스코 시내의 도보 여행은 자동차로 이동하며 미처 보고 느끼지 못한 아기자기하고 세세한 부분을 즐기고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필자는 이번 여행에서 사전에 계획과 조율없이 자연스럽게 각자 자기역할을 한 아내 김은경, 큰 아이 김수형, 작은 아이 김수범에게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 필자는 숙소, 렌트 예약 및 체크인과 이동경로 등의 일정에 주도적으로, 아내는 마트, 식당의 구매와 주문을 주로 담당했다. 특히, 큰 아이는 차량 이동 시 익숙하지 않은 내비게이션을 대신하여 뒷좌석에서 구글 맵과 App’으로 일명 ‘길잡이’로 길안내와 주유소, 식당, 숙소 등 주변 정보를 멋지게 지원해 주었다. 도보 이동 시에도 구글 맵을 활성화 시켜 이동경로를 잘 안내 해 주었으며, 나중에는 거의 맵을 보지 않고 찾아서 갈 정도로 맵 전문가가 되었다. 작은 아이는, 장시간 운전 시 노래와 분위기 메이커로 역할 해 주었다. 또한 작은 아이는 귀국 일자 착오로 고충을 격을 뻔한 일을 먼저 인지하여 사태를 급하게 수습하고, 순조롭게 귀국하여 일상으로 복귀하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 어쩌면, 여행은 일상으로 부터의 Refresh이고 충전이다. 벌써 다음 여행과 여정이 기대되고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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