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골프, 입문자를 위한 배려
아침을 열며-골프, 입문자를 위한 배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01.19 14:52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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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익열/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박익열/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양학부 교수-골프, 입문자를 위한 배려

어느덧 나이가 50줄에 들어서면서 주변 지인(知人)들이 하나 둘씩 ‘골프(golf)’라는 새로운 운동에 입문(入門)하게 된다. 입문의 이유를 물어보면 대개 2가지의 이유가 있다. 그 첫째가 주변 대부분의 ‘친구들이 시작해서’라고 한다. 다시 말해서 친한 친구들이 골프를 시작하면 어쩔 수 없이 시작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나이가 들면 들수록 어울릴 수 있는 친구가 더욱 소중하기 때문이다. 골프라도 해야 그 나마 친구들과 어울려서 스크린골프든, 필드라운드든 같이 가서 어울릴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를 증명하는 것이 식당이나 호프집에 3명 이상 앉아있다고 하면 십중팔구(十中八九) 골프 얘기가 흘러나온다. 전엔 정치, 경제, 부부 및 자식 이야기로 시간을 보냈는데 어느 순간 이런 얘기들은 금기(禁忌)시 되었다. 특히, 자식 이야기는 더욱 그렇다. 누구는 어느 대학을 가고, 누구는 어디에 취직을 하고, 누구는 누구랑 결혼은 한다는 얘기 등은 금기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두 번째 골프 입문의 이유는 나이가 들어서 ‘부부(夫婦)간 같이 할 수 있는 운동이나 취미가 매우 적당’하다는 것이다. 물론 골프가 아니라도 같이 할 수 있는 운동과 취미는 다양하다. 장거리 자전거 여행, 곳곳을 다니는 오토캠핑(auto camping)이나 등산, 국내외 여행이나 트레킹(tracking)도 적당한 운동이나 취미가 된다.

심지어 우리 지역의 장점인 남강변 걷기도 가능하다. 그런데도 왜 골프를 시작하는지를 좀 더 구체적으로 물어보면 운동적인 요소와 약간의 경쟁적인 요소가 있고, 약간의 사회적인 위치를 나타내면서 삶의 여유를 즐길 수 골프가 그나마 제격이라고 말한다. 필자 역시 10년 전 시작할 때 부부(夫婦)가 같이 골프를 시작했다. 어찌되었든 이런 저런 이유로 시작된 골프가 중도 포기 없이 계속되길 바라지만, 많은 지인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중도에 포기하고 만다. 골프는 나와는 맞지 않다, 운동이 안 된다, 시간이 없다, 어디가 아파서 할 수 없다, 골프가 늘지 않는다 심지어 재미가 없다느니 갖가지 핑계 아닌 핑계를 갖다 대면서 자기 합리화로 위안을 삼으면서 골프와 담을 쌓게 된다. 그 비싼 장비와 신발 등등을 사놓고 말이다.

장비란 살 때는 비싸게 사지만 팔 때는 제 값을 못 받는 것이 상거래(商去來)라 이만저만한 손해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이들 입문자가 골프를 포기하지 않도록 어떻게 배려(配慮)하는 것이 좋을지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시작 단계이다 보니 오늘은 ‘골프 연습장에서의 배려’를 살펴보고자 한다.

당연히 입문자는 3개월이든 6개월이든 길게는 1년 가까이 전담 프로에게 개인이든 단체든 레슨(lesson)을 받는다. 이때부터 이상한 상황들이 벌어지는데 그것은 입문자의 지인들이 하나둘씩 끼어들게 되는 것이다. 처음 시작하는 사람에게 ‘이렇게 쳐라!, 저렇게 쳐라!’ 참 안타까운 일이다. 아직 일어서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뛰는 법을 겁(怯도) 없이 들이댄다. 그렇다고 이렇게 끼어드는 사람이 골프를 잘 알고 그 만한 지식과 자격이 있는지 궁금하다.

골프에서 우스운 얘기가 있다. 골프 레슨은 100개를 치는 사람이 99개 친 사람에게 레슨한다고 한다. 정말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제발 함부로 건드리지 말고 시간을 가지고 지켜보는 것이 어떨까한다. 커피 한잔이라고 건네면서 말이다. 물론 입문자도 인내(忍耐)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평생 한번 휘둘러보지 않았던 채(club)를 휘두르기가 쉽지 않은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 손과 팔이 아프고, 허리가 아프고, 발목도 아프다. 특히나 실력이 늘지 않는다고 안절부절할 필요가 없다. 어차피 어느 정도 시간이 가야 느는 것이 골프라는 운동임을 깨달아야 한다. 30년 구력자(球歷者)도 어렵다는데 고작 3개월 입문자가 왜 어렵지 않겠는가! 일어서야 걷고, 걷게 되면 뛸 수 있음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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