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창원공장 ‘경영 호전 때 우선채용’ 조건은 사실상 포기”
“한국GM 창원공장 ‘경영 호전 때 우선채용’ 조건은 사실상 포기”
  • 최원태기자
  • 승인 2020.01.22 18:20
  • 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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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본부와 한국GM 창원공장 정규직·비정규직 지회 등은 22일 창원공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금속노조·창원공장 비정규직 노조 등 농성 정리 기자회견서 비판
재고용 언제 이뤄질지 미지수여서 갈등 재점화 불씨 될 수도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본부와 한국GM 창원공장 정규직·비정규직 지회 등은 22일 창원공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GM 측이 비정규직 복직을 위해 노력하기로 약속해 농성을 정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창원공장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도 소중한 일터이기 때문에 회사가 빨리 안정돼 해고 노동자가 복직할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국GM은 공장 경영이 호전되면 비정규직을 우선 채용한다고 약속했다.

노사가 이 같은 내용을 담아 비정규직 고용을 검토하는 합의안을 도출했고 이날 비정규직 노조는 창원공장 앞에 설치한 복직 요구 천막을 철거했다.

한국GM, 고용노동부, 경상남도와 정의당 여영국 의원, 한국GM 창원공장 정규직·비정규직 노동조합 등은 지난 21일 비정규직 해고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합의안을 마련했다.

합의안에 따라 해고된 비정규직 노동자 585명은 창원공장 경영이 호전되거나 일자리가 필요해지면 우선 채용된다.

585명 중 370여명이 제기한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에서 대법원이 이들이 한국GM 소속이라고 판결하면 즉시 복직된다.

경남도는 해고 노동자 생계 지원을 위한 재취업 프로그램 등을 제공한다.

또 실업급여와 별개로 재취업 지원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정규직 노조는 추후 노사 협의에서 비정규직 고용 방안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비정규직 해고로 높아진 노동 강도를 체감하고 있는 정규직 노동자들은 생산 라인 속도를 조절해 비정규직을 재고용하는 방안을 사 측에 건의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번 합의에 해고 노동자들이 요구해 온 즉각적인 복직은 담기지 않았다.

회사 경영 호전을 조건으로 하기 때문에 재고용이 언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해고 노동자 A씨는 “해고에 대한 사 측의 책임도, 명확한 내용도 없는 합의는 사실상 싸우기를 포기한 것이다”고 지적했다.

한국GM 창원공장 비정규직 노조 배성도 지회장은 “만족스러운 합의는 아니지만, 당장 생계가 우려되는 노동자들도 있어 합의안을 수용했다”고 밝혔다.

노사 합의 전 비정규직 지회가 실시한 합의 찬반 투표에서 찬성표가 60% 이상 나왔다.

합의안이 문서로 정리되지 않고 구두 합의에 그친 부분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

21일 합의에 참석한 금속노조 홍지욱 지부장은 “사 측 관계자가 직접 와서 약속했기 때문에 믿어보겠다”고 말했다.

해고 노동자들은 대법원판결을 기다리며 여론전을 펼 예정이다.

지난해 10월 한국GM 창원공장은 물량 감소를 이유로 비정규직 노동자 585명에게 12월 31일 기한으로 ‘해고 예고’를 통보했다.

통보를 받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2개월가량 기자회견과 천막 농성 등으로 해고 철회를 요구해왔다.

이 과정에서 비정규직 노동자와 한국GM 창원공장 측이 고용한 용역직원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지고 사 측이 비정규직 노동자를 고발하는 등 갈등이 이어졌다. 최원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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