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명절 쇠기의 소고
진주성-명절 쇠기의 소고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01.28 15:56
  • 14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윤위식/수필가ㆍ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
윤위식/수필가ㆍ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명절 쇠기의 소고

민족의 최대명절인 설날 아침에 차례를 지내고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온갖 이야기들을 꽃피운다. 최대인원의 모처럼의 만남이라서 가족회의장이 되어 미루었던 이야기들이 나온다. 가족공동체로서 논의할 것도 있고 알아야 할 것과 알려야 할 것들이 있기 마련이다. 문제는 직접적인 가정문제가 거론되면서 의견들이 분분하게 쏟아진다.

명절 차례에서부터 조상들의 기제사문제가 거론되면서 모두가 심각해진다. 기제사를 모아서 합치느냐 아니고 이 대로 계속 하면 누가 모시느냐 그리고 예닐곱 시간이나 걸려서 오가는 위험부담과 고통을 감수하면서까지 명절차례를 지내야하느냐는 차례 존폐문제까지 거론된다. 가족들이 부부단위의 핵가족을 이루면서부터 과거로부터 이어져 온 예법에서부터 의견대립이 생겨난다.

대부분 장자인 맏형의 집에서 차례를 지내기는 하지만 여기서부터 문제가 일기 시작한다. 상속은 동일하게 분배를 받았는데 왜 맏형이 차례를 지내야하냐고 안주인의 볼멘소리가 나오게 되고 차례의 상차림도 불만이거나 서운해 하는 등 알게 모르게 끓여 온 속을 드러내게 된다. 그러다 보면 의견의 대립이 생겨나서 또 다른 갈등과 대립으로 우애도 얕아지고 화목에도 금이 간다.

이 모두가 지켜야 할 예법을 따르는데 경제적인 부담과 시간적인 손실을 격기 때문이다. 물론 명절의 의미가 조상의 유덕을 기리며 가정의 화목을 돈독히 하려는 것으로 즐겁고 행복한 날이면 좋으련만 옛날 같지 않은 시대의 흐름과 변화를 무시한다고 될 일도 아닌 현실이므로 가족 간의 갈등과 분쟁은 극복해야 할 과제이다.

우선 예절과 예법은 모두가 공동체의식으로 살아가는데 마찰이나 충돌을 최소화하여 서로가 원만하게 생활할 수 있는 근본과 원칙으로 삼으려고 사람이 만든 인위적인 예법이다. 시대가 변하여 생활방법이 바뀌어서 본래의 목적과 취지에 부합되지 않거나 수용자체가 어려우면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사람이 만들었기 때문에 사람이 바꿀 수 있는 것이다.

옛 사람들은 산 사람이나 죽은 사람이나 받들고 섬김에는 구분을 하지 않으려고 하였지만 기제사와 축제사의 구분은 확실하게 해 두었다. 명절제사인 축제사에는 기제사처럼 축문도 없으며 신을 모시고 보내고는 강신이나 사신이 없어 절차와 형식도 구분하였다. 따라서 조상님들의 뜻이 가족들의 행복과 화목이었으므로 서로가 뜻을 맞추면 명절 쇠기의 지혜로운 대안들이 있을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