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골프, 승부수는 숏게임이다
아침을 열며-골프, 승부수는 숏게임이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02.23 16:04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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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익열/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박익열/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양학부 교수-골프, 승부수는 숏게임이다

지난 16일 호주에서 기쁜 소식이 들려왔다. 박인비 선수가 ‘2020년 LPGA(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 투어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에서 통상 20승의 대기록을 세우면서 우승을 차지했다는 소식이다. 이로서 그렇게도 열망하고 있던 도쿄 올림픽에서 한국을 대표할 수 있는 가능성을 한층 높이게 되었다.

왜냐하면 박인비 선수가 2016년 리우올림픽 우승을 재현하고자 한다면 오는 6월까지 세계랭킹 15위 이내에 들어야하고, 쟁쟁한 한국 여자 선수 중에서도 4위 이내에 들어야 한다(1개국 4명 출전가능). 현재 박인비 선수의 세계랭킹은 11위(ISPS 우승 포인트로 18위에서 11위로 6계단 상승)가 되어 선발 자격은 획득했지만, 오늘 현재 고진영 선수(1위), 박성현 선수(3위), 김세영 선수(6위), 이정은6 선수(9위) 다음으로 한국 여자 선수로는 5위이기 때문에 언급된 상위 선수들 중 1명은 제쳐야 올림픽 출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6월까지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언제부터인가 모든 운동선수들의 꿈의 무대인 올림픽 출전권을 놓고 여자 양궁, 남녀 태권도, 여자 골프에서는 출전권 획득이 메달 획득보다 더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어찌되었던 박인비 선수 뿐만아니라 어떤 선수라도 기량을 맘껏 발휘해서 부디 좋은 성적을 기대해본다.

박인비 선수의 우승 인터뷰를 살펴보면 “~중략, 정말 퍼팅이 잘 됐다. 골프에서 퍼팅이 전부라는 것을 말해준다”라고 말했다. 우리는 흔히 ‘300m를 날리는 드라이브샷도 1타, 3cm를 쳐서 넣는 퍼팅도 1타다’라는 말을 자주한다. 그러나 말로만 하지 실제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허다하다. 필자가 다니는 연습장의 예로 보면 확실히 증명된다. 골프 연습타석이 설치된 2층, 3층 그리고 4층에 빈 타석이 없을 정도로 꽉 차 있어도 퍼팅연습장은 그저 자기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만 들락거린다.

오로지 우리가 롱게임(long game)이라 부르는 드라이브샷, 페어웨이우드샷, 롱아이샷에만 집중하여 연습한다. 그것도 손바닥이 까지고, 손목이 아프고, 발목도 허리가 혹사(酷使) 당할 정도로 공을 때린다. 더군다나 공 1개라도 더 치고 싶은 마음에 주위도 돌아보지도 않고 오로지 채만 휘둘러댄다. 저러다가는 어딘가 탈이 나겠지 하는데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정말 정신없이 용감하게 채를 휘둘러댄다. 그러다 며칠 지나면 난데없는 반창고, 파스 그리고 엘보 방지용 패드 등으로 탈난 몸을 감싼다. 더 안타까운 것은 초보자만 그러는 것이 아니라 구력이 꽤나 된 사람들도 오로지 멀리 보내기에 목숨을 건다. 박인비 선수의 인터뷰처럼 ‘골프에서 퍼팅이 전부다’는 먼 달나라 얘기로 들리니 오늘도 내일도 똑같은 연습질의 반복이다.

오늘부터라도 숏게임(short game)에 더 집중해보기를 권한다. 공을 멀리 보내기보다 정확히 보내는 것이 중요한 숏게임은 별로 힘들이지도 않고 점수를 줄이는 비법임을 아직도 모른다면 그 사람은 언제나 하수(下手)라는 소리를 들어야 할 것이다. 예를 들면 그린 주변에서의 어프로치샷, 벙커샷 그리고 퍼팅은 점수와 직접적인 관련을 맺고 있다.

특히, 중년 이후에 시작한 골프를 시작한 골퍼들은 반드시 명심해야할 일이다. 몸을 혹사시켜 골병 들이면서 하는 골프는 몸도 마음도 오래가지 못하고 금방 포기하게 된다. 골프를 즐기고 싶다면 주변의 골프 고수(高手)들을 가만히 살펴보면 금방 알 수 있다. 고수라 불리는 이들은 화려한 샷은 없지만 언제나 자신이 원하는 타수를 지켜낸다. 왜냐하면 그린 주변에서의 설거지(뒤처리)를 깔끔하게 해내기 때문이다. 흔히 방송에서 보는 바와 같이 짧은 파3(1번에 그린 올림), 중간 파4(2번에 그린 올림), 긴 파5(3번에 그린 올림)의 그린안착률(Green in Regulation, GIR)은 떨어지지만 언제나 기준타수를 지켜내는 것이 이들 고수다.

‘골프는 퍼팅을 포함한 숏게임이 전부다’를 기억하는 골프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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