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주 칼럼-창궐(猖獗) 그리고 판데믹(pandemic)
장영주 칼럼-창궐(猖獗) 그리고 판데믹(pandemic)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03.01 15:42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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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주/국학원 상임고문·화가
장영주/국학원 상임고문·화가-창궐(猖獗) 그리고 판데믹(pandemic)

창궐의 사전적 뜻은 ‘못된 세력이나 전염병 따위가 세차게 일어나 퍼짐’이다. 그러나 현실은 도리 없이 이웃, 친지, 가족들과 멀어지고 경제도, 사회, 국가기능과 체제마저도 무너지는 지옥의 공포를 맞게 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염병 경보단계를 1~6단계로 나누고 최고위험등급인 6단계를 ‘판데믹(pandemic)’이라고 한다. 모두란 뜻의 ‘pan’, 사람이란 ‘demic’을 조합하여 ‘세계 모든 사람이 전염병에 감염’된다는 뜻이다. 1단계는 동물 사이에 한정되어 사람에게는 안전한 상태이다. 2단계는 동물 사이에서 전염되다가 소수의 사람들에게도 전염되며 3단계는 사람들 사이의 전염이 증가한 상태이다. 4단계는 사람들 사이의 전염이 급속히 퍼지기 시작하는 세계적 유행병의 초기 상태이다. 5단계는 전염이 널리 퍼져 세계 동일대륙의 최소 2개국에서 대유행이 임박한 상태이다. 6단계가 바로 판데믹으로 다른 대륙의 다수국가에서도 발생한 세계적 확산 상태이다.

막강했던 몽골의 원나라가 천년 로마제국에 비해 백년도 안 돼 속절없이 무너진 이유는 유럽의 판데믹 화에 있다. 그들이 짓밟고 지나간 실크로드를 되돌아 습격해 온 흑사병(폐렴)의 창궐로 경제는 무너지고 주원장을 위시하여 각지에서 민란이 일어났다. 완강하게 버티는 적군의 성 안으로 썩은 시체를 쏘아 던져 세균전을 벌린 몽골군의 업보이기도 하다. 역사적으로 가장 악명 높았던 판데믹은 중세 유럽 인구 1/3의 생명을 앗아간 흑사병(폐렴)이다. 1918년의 스페인독감은 약 2000~5000만 명의 사망이 추정 된다. 1957년의 아시아 독감은 약 백만 명이 죽고 1968년 홍콩독감은 약 80만 명의 사망자를 냈다. WHO는 2009년 신종플루로 불린 인플루엔자에 대해서도 판데믹을 선언하였다. 빌게이츠는 인류는 핵보다 바이러스에 의해 망한다고 예고하고 전염병 전문가 M 립시치 하버드대 교수는 세계인구의 70%가 감염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지금 세계의 수많은 나라에서 미국인보다 더욱 자유롭게 존경 받던 한국인들은 출입을 거부당하고 손가락질을 당하고 있다. 코리아와 코로나를 동의어로 쓰이고 중국에서는 한국인이 사는 집이라는 명패도 붙여 극심한 수모와 차별을 당하고 있다. 한국의 정치권과 특히 위정자들은 코앞의 위중한 미래를 무시하고 오히려 자초하였다. 인류가 죽음으로 쌓은 과학정보와 의학전문가들의 소견과 경고를 무시하였다. 국민들의 생사가 달린 절체절명의 위기 앞에서 위정자들은 결코 감정적, 정치적인 이해득실을 내세우지 않았어야 했다. 신속하고 냉철하게 과학적인 판단을 내린 나라들은 세균 창궐국이 아닌 청정국이 되어 병마로부터 비켜가고 있다. 우물쭈물 결단을 내리지 못한 나라들은 창궐과 판데믹의 공포에 빠져 경제는 물론 인간관계의 파괴에 이어 미래의 희망마저 잃어가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누구인가!
수많은 날들을 버티면서 온몸으로 막아내는 필사적인 의료진들과 세계 최고의 의료기술이 있고 스스로 조심하여 민폐를 줄이려는 현명한 국민들의 나라 ‘대한민국’이다. 그러기에 급속하게 늘어가는 확진자수 속에서도 아직까지 사망률은 낮다. 고혈압, 당뇨병 등 몸에 기저병을 가지고 있던 사망자들을 빼면 그 비율은 더 낮아진다. 통 털어도 이탈리아, 이란보다 낮고 그 차이는 더욱 벌어질 것이다. 이번에는 때를 놓치지 말고 국정의 책임자는 솔직한 대 국민사과로 민심을 어루만지고 정치권은 대동하여 의료진을 과감하게 돕고 내각은 국민들의 크고 작은 불편을 덜어주는 빈틈없는 행정력을 펴나가자. 한걸음 더 나아가 이토록 낮은 치사율의 원인과 우리 고유의 처방들을 효과적으로 국내외에 뜨겁게 홍보하기 바란다.

희망은 스스로 창조하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의료기술, K- medical을 세계를 휩쓰는 K-drama, K-pop의 반열에 끌어 올려놓자. 그럴 때 희망은 감로수가 되어 대통령과 정부를 향한 격앙된 국민의 지탄을 조금이라도 가라앉힐 수 있을 것이다. 실추된 코리아의 명예는 다시금 살아나고 코리안은 지구촌 어디에서든지 대환영을 받는 존재로 우뚝 빛날 것이다. 우리는 그 때 비로소 봄다운 봄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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