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진주성-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03.08 14:47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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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봉스님/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
동봉스님/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이 왔건만 날씨가 추워 가뜩이나 움츠러드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온 나라가 얼어붙으면서 전 국민들이 떨고 있다. 우수와 경칩이 지났지만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 따로 없다. 모두들 숨을 죽이고 있다. 특히 나이 든 어르신들은 아예 바깥출입을 하지 말라는 경고다.

거리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들을 보면 마치 화생방전이 치러지는 전쟁터와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노납만의 생각일까. 마스크 위로 간신히 드러나는 눈빛에는 감염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 주변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가득한 모습이다. 마스크를 파는 농협 마트와 우체국에서는 마스크 한 장 이라도 구입해 보려는 시민들이 마치 뱀처럼 꾸불꾸불한 긴 줄을 잇고 약국과 편의점에는 '마스크 품절'이라는 안내문이 곳곳에 붙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코로나19로 불리는 원인불명의 괴질이 사람들을 공포로 몰아넣고 세상을 통째 뒤흔들어 놓고 있는 것이다. 식당을 비롯한 가게 등 자영업자들은 손님이 확 줄어들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영업을 하는 노납의 사찰 신도 중 한분도 손님이 끊어져 당분간 휴업을 하기로 했다고 한다. 회식이나 모임이 취소되고 거리에 인적이 끊기면서 자영업자들이 매출이 급감해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일찍이 우리가 경험해보지 못했던 세상이 우리 앞에 펼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제일 걱정스러운 것은 어르신들의 건강이다. 감염병이 돌 때 어르신들의 행동거지가 더 조심스러워진다. 공공장소에서 젊은 사람들 대하기가 요즘처럼 조심스러울 때도 별로 없는 것 같다. 어른들이 존경 대신 눈총을 받기 십상인 사회 분위기 때문이다. 바깥나들이를 할 때,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는 어른들 스스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오죽하면 진주노인대학 학장이 동료 어르신들에게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어르신 수칙을 만들어 휴대전화로 전송을 했다는 소식마저 들린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코로나19로 인해 비탄에만 젖어 있는 것은 아니다.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와 상생하기 위해 임대료를 안 받거나 깎아 주는 운동이 확산되고 있고, 익명의 독지가들의 성금과 물품 기탁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어려울 때 서로 돕고 고통을 나누면서 위로하는 우리 민족의 정서가 발현되고 있는 것이다. 춘래불사춘 이지만 코로나19도 언젠가는 우리 곁을 떠날 것이다. 그 날이 하루빨리 오기만을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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