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최고의 인테리어
진주성-최고의 인테리어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04.20 16:11
  • 14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
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최고의 인테리어

정원에 봄꽃이 많이 피었다.

모양도 제 각각이고 색깔이며 향기도 그 어떤 향수로도 따라할 수 없는 감미로움으로 정신이 마취된 듯 황홀하여 깊은 잠에 빠지는 듯 하기도 한다.

오늘까지 다섯 곳의 카페를 직접 실내 인테리어를 해서 운영해오면 자연의 재료로 만든 인테리어가 가장 아름답고 오래갈수록 정이 들고 자연스럽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실내 인테리어 전체를 나무로 한 가좌동 매장과 평거동매장을 방문한 손님께서는 나무의 질감이 너무 좋아서 자주 찾는다는 분도 계시고 십년이 지나도 질리지 않고 세월이 지나면서 더 멋있어 진다는 이야기 하시는 분도 계셨다.

실내 인테리어에 나무를 사용하면 실패확률이 적어, 한때는 오래된 고재(古材)만 보면 길을 가다 차를 세워 주워 담거나 창고에 모아두는 재미가 있었다.

진양호댐 아래에 넓은 정원이 있는 카페를 인수하고 2년 동안 나무 한 그루 심지 못하고 고민만하다 작년부터 조금씩 장미나무와 황매화, 황금측백, 자작나무, 유칼립투스 등의 크고 작은 나무들을 심기 시작했다.

정원 가꾸기는 아직 초보인지라 실내 인테리어와는 더 많은 지식과 어려움이 있다.

높은 나무, 낮은 나무, 바닥식물 등의 고저의 조화가 필요로 하고, 계절마다 피는 시기에 맞춘 꽃과 꽃들과의 조화를 고려해야 하며, 일조량과 배수 등을 분석하고, 그룹을 지을 나무와 홀로 세울 나무를 결정짓고 심는 다는 게 쉬운 것이 아니었다.

수천번의 삽질 끝에 올 4월에 되어 어느덧 나무에 새싹이 돋고 연초록의 바탕에 꽃들이 피어나니 아름답다는 표현보다는 편안함에 행복한 마음으로 차분해지는 느낌이 들기 시작한다.

요즘 카페 인테리어를 보면 밝은 화이트 톤에 먼지 하나 앉지 않을 단순한 벽체에 단순한 의자와 툭툭 놓인 테이블과 액자 서너 개가 전부다.

처음에는 개성 있어 보일지라도 시간이 지날수록 세월의 흐름에 따른 멋스러움은 없어지고 지저분해 질 수 밖에 없게 된다.

유행을 따르데 변화지 않은 유행의 근본은 자연스러움이며, 그 중 최고의 인테리어는 자연이다.

자연의 인테리어는 계절마다 색을 바꾸고 크기와 모양에 변화를 주며 매 하루하루마다 새 손님, 나비 손님, 벌 손님, 자연의 손님들을 방문하게 하고 바람이 불면 바람소리를 전해주고 햇빛이 들면 그늘을 만들어 준다.

식물과 자연이 공존하지 않는 실내외 인테리어는 사람과도 멀어지는 최악의 인테리어일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