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은 자연에 인간의 문화를 결합한 예술이다
조경은 자연에 인간의 문화를 결합한 예술이다
  • 글 김봉철·사진 이용규 기자
  • 승인 2012.07.26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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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과기대 조경학과 임의제 교수

▲ 경남과기대 조경학과 임의제 교수는 “사람이 살아갈 수 있는 울타리를 만드는 것이 진정한 조경”이라며 지역인재 양성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현재 경남과기대 조경학과는 전국의 조경학과 중 5위 안에 들어가는 톱 클래스이다
예전에는 조경이라 하면 대부분의 일반 사람들은 조경수를 가꾸고 판매하는 등의 일만 떠올리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조경학은 매우 오래된 학문이자 해당되는 분야가 대단히 넓다. 조경학은 조경은 물론이고 건축, 도시 디자인, 디자인 설계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고 있으며 세계적인 추세인 자연 친화적 도시 조성과 맞물려 학문의 중요성이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에서도 자연 친화적 도시 조성에 각 지자체들이 중점을 두고 있으며 도시 디자인 공모전 등을 통해 해당 도시에 적합한 디자인을 설계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전국의 도시 디자인 공모전에서 지속적으로 우수한 성과를 이룩하고 있는 대학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바로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가 그 주인공이다. 경남과기대 조경학과는 지난 2006년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 최우수상, 2009년 광주광역시 광주공원 설계 우수상, 2010년 대한민국 도시숲 설계 대상, 지난해 대한민국 도시숲 설계 우수상, 장려상, 입선 등의 성과를 거둬 전국을 대표하는 명문 조경학과로 확고히 자리잡은데 이어 올해 열린 대전광역시 근대문화거리 조성계획과 아산시 도시경관 디자인 공모전에서 각각 우수상과 대상을 차지해 학과의 우수성을 재차 입증하고 있다. 이렇듯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는 경남과기대 조경학과는 담당 교수인 임의제 교수와 6명의 교수진이 이끌고 있다. 서울시립대 건축도시조경학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조경학과 석.박사 과정을 수료한 임 교수는 이후 전주대 도시공학과 겸임교수, 강릉대 환경조경학과 강사, 서울시 서울학연구소 수석연구원 등을 역임한 후 2004년부터 지금까지 경남과기대에서 인재 양성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사람이 살아갈 수 있는 울타리를 만드는 것이 진정한 조경이라고 말하는 임 의제 교수를 만나 경남과기대 조경학과가 전국에서 우수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이유와 미래의 조경학의 발전 방향에 대해 들어 보는 시간을 가졌다. 다음은 임 교수와의 인터뷰 내용.

-제자들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사실 우리대학 조경학과는 진주농업전문대학 시절부터 조경으로 유서깊은 대학이다. 지금도 전국의 조경학과 중 5위 안에는 충분히 들어갈 정도로 톱 클래스이다. 올해로 학과 역사가 40년정도 됐고 그동안 배출된 졸업생들이 경남 조경분야에서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우리대학 조경학과 출신 아니면 일하기 어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조경분야의 리더들이 많다. 하지만 디자인 설계 분야의 중심은 서울에 집중돼 있어 수도권에서의 활동이 미비한 것은 사실이다. 이러한 어려움을 개척하고자 지난 2004년 말 부임하자마자 학부생들을 중심으로 환경 디자인 연구회 동아리를 결성했다. 동아리를 결성하고 학생들과 끊임없이 노력한것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밑거름이 된것 같다. 동아리 뿐 아니라 설계 디자인에 관심 있는 학부생들도 공모전에 꾸준히 참가하고 있다. 이번에 아산시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학생들도 평소 학과 자체 작품전을 통해 채택된 공모작을 출품해 좋은 성과를 낸 것이다.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상금을 기부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전통 비슷하게 이어져 오고 있는 것으로 우리 학과의 자랑이기도 하다. 처음 부임하고 공모전에 나가보자고 학생들에게 권유했는데 학생들 많이 망설이더라. 하지만 공모전에 나가 좋은 성적을 내다보니 학생들에게 큰 동기부여가 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상금까지 받게되니 학생들의 자신감이 크게 향상 되었다. 그래서 제가 강제 반 권유 반으로 "학교를 다니면서 성과가 난 건데 기부하는 것 어떻겠냐" 라고 제안하니 학생들이 흔쾌히 그렇게 하자고 했다. 초기에는 상금으로 책을 샀다. 우리 학과는 전국에서도 사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다른 학과와 다르게 학과 도서 자료실이 따로 있다. 이 자료들이 거의 상금으로 구입된 것이다. 지금은 우리학과 자료실이 학생들의 실력 발전에 엄청난 역할을 하고 있다.

-선진 자료가 그렇게 중요한가
▲조경 디자인 설계분야는 유럽이 선두주자다. 그러므로 해외의 우수 자료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외국 서적들은 학생들이 구입하기에는 매우 고가이다. 하지만 상금으로 책을 구입하다 보니 자료 수집측면 뿐 아니라 학생들에게 굉장한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 몇 년전부터 상금 타게 되면 회계 투명성을 위해 학교 본부에 공식적 학교 발전기금으로 기부한다. 그러면 학교에서 자료를 구입해 주는 식이다. 이제는 우리학과의 좋은 전통이 됐다. 기부한 책에는 기부한 학생들의 이름이 공동으로 기재되기 때문에 죽어서도 후배들은 선배들의 이름을 기억할 수 있는 것이다. 좋은 성과의 이면에는 이러한 전통이 자리잡고 있다고 생각한다.명문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가는것이라고 생각한다. 교수와 졸업생 재학생이 함께 명문을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진주시도 도시디자인을 공모하고 있는데
▲최근에 전국의 지자체가 도시디자인에 대한 관심도가 예전보다 많이 높아졌다. 도시의 특성에 맞게 디자인을 설계하는 것은 시의 입장뿐 아니라 시민들의 입장에서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도시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질거라고 본다.

-공모전에는 대학생들만 참여하나
▲도시디자인 공모전은 주로 대학생이나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실시한다. 지자체는 용역 업체에 도시 디자인을 의뢰해도 되지만 최근에는 공모전을 많이 실시하는 추세이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우선 용역에 의례하면 비용이 많이 들고 여러가지 제약이 따르는 것들이 있다. 하지만 공모전을 열면 전공 학부생들이 참여하기 때문에 기발한 아이디어나 창의력을 참고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도시 홍보효과도 뛰어나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경제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참고로 건축 디자인은 오래전부터 있어 왔지만 도시환경 분야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그러므로 공공 시설물, 도시환경, 공공디자인 등을 포함하는 도시환경 분야는 젊은 학생들에게서 참신한 아이디어나 아이템들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 아산시 진입로 경관 개선 계획 아이디어 스케치 .

-도시 환경 디자인에 대해 설명 부탁드린다
▲도시를 구성하는 인공적인 모든 구조물이 바로 도시 환경 디자인의 대상이 된다. 예를 들어 도로, 건물, 공원, 가로환경, 간판 등 도시 전체를 아우르는 모든 것이 바로 도시 환경이다. 이러한 대상들을 단순히 기능적 역할 뿐 아니라 실제로 사람들에게 효율적이고 편리함을 제공할수 있도록 도시 디자인을 통해 구성하는 것이다. 효율적인 도시 디자인을 설계하기 위해서는 모든 사물에 대한 안목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선진국은 이미 오래 전부터 도시 환경 디자인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하고 중점을 두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1990~ 2000년대 되면서 관심 높아지기 시작했다. 현재 우리나라 도시 디자인 발전의 가장 큰 문제는 간판이 난립해 있는 것이다. 문제 개선에는 예산이 투입되기 때문에 해결이 쉽지는 않지만 진주 동진로처럼 간판이 개선되면 도시 환경도 전체적으로 깨끗해지고 전기료도 훨씬 적게 들 것이다. 이 또한 도시 환경 디자인의 한 부분이다.

-조경이라하면 나무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은데
▲예전에 조경학과라 하면 나무나 잔디 경관을 만드는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조경의 범위는 넓다. 눈에 띄는 모든것이 대상이 된다. 인간이 사는 모든 환경을 만들고 가꾸는 학문이라고 보시면 된다. 예를 들어 조경 시공학 분야는 계획, 설계, 식물, 수목, 생태 미학까지도 포함하고 있다. 그리고 조경의 역사는 오래됐을 뿐더러 분야가 넓기 때문에 다른 분야와 협력이 잘 이루어져야 한다. 젊은 세대들이 조경의 개념에 대한 좀더 정확히 알았으면 좋겠다.

-학과가 인기가 있는 편인가
▲경쟁율이 보통 9대1정도가 될 정도로 인기가 있다. 전국에 50여개 대학에 학과가 있는데 우리 대학 조경학과가 교수진이나 학생수가 전국에서 제일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학과 인원은 야간까지 합치면 300여명정도고 교수진도 7명으로 국내 최고 수준이다. 쟁쟁한 선후배들도 많고 학업 환경 여건이 전국 최고라 자부한다.

-조경학과만의 장점은
▲조경학과를 나와 취업 후 경업을 쌓으면 자영업을 할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조경학을 공부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박학 다식해진다. 토목, 산림자원, 시설물 디자인 등 많은 분야를 공부해야 하므로 나중에 타 직업으로 전환하더라도 적응력이 높은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하지만 학교 생활이 다른 학과보다 많이 힘든 편이다. 과제도 많고 공부해야 할 분야도 많다. 학생들은 거의 쉬는 날이 없다. 물론 교수들도 다들 열정적이라 학생들과 비슷한 생활을 하고 있다.

-졸업 후 어디에서 일하게 되나
▲다양한 분야로 취업이 가능하다. 순수 조경 분야나 조경 설계 업체, 시공업체 등 다양하다. 식물 기르는 업체나 조경수 관련 업체에도 취업이 가능하다. 공무원도 가능한데 조경직은 기술직으로 따로 선발하고 있다. LH, 수자원 공사 등 각종 공사나 걸설 업체에도 조경부서가 따로 있어 취업이 가능하다.

-취업율
▲예전에는 취업을 주선해줘도 본인 마음에 맞지 않으면 안갈 정도로 취업이 잘됐다. 예전같지는 않지만 지금도 취업은 잘 된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최근에 디자인 설계 분야가 서울에 집중돼 있으므로 서울 업체에 도전하고 있는 제자들도 많다. 다들 열심히 한다.

-전공을 조경학으로 선택하게 된 배경은
▲원래 우리 전통 조경에 관심이 많았다. 어느 나라나 자기것에 대한 관심이 많다. 지나간 것을 토대로 미래를 설계하는 것이 삶의 원리라고 생각한다. 전통 조경에 매력을 느낀 후 조경학을 전공하게 됐다.

-우리 전통 조경은 무엇인가?
▲전세계적으로 미국, 유럽의 조경은 유명하지만 우리나라 조경은 그리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해외 서적에 동양 조경이라 하면 중국 일본 조경이 주를 이룬다. 상대적으로 한국 조경에 대한 인식 낮은 편이다.
중국·일본·한국 등 동양 3국은 나라마다 조경의 특색이 다르다. 주위의 옛 건물들을 살펴보면 아시겠지만 우리 나라 조경은 자연속에 건물하나 정도가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서양의 조경학자들은 우리나라 조경을 두고 "너희 나라는 도대체 조경이라는 것이 있냐"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 나라 조경학자들은 "자연이 조경인데 뭐하러 인위적으로 조경을 하나"라고 말한다. 우리나라는 거의 100%가 생태조경이다.
어딜가서 보더라도 자연을 훼손하는 건물은 잘 없다. 최소한의 인공적인 행위만 하는 것이 우리나라 조경의 특징이다. 자연이 바로 정원이며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자연에 순응하며 또 자연은 경외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제자 가르칠때 우리 조경의 특징을 강조하나
▲조경학에는 조경사라는 과목이 따로 있다. 개인적으로 방학이 되면 전통조경 답사를 꼭 한다. 이유는 전통 조경 답사를 통해 느끼는 의·가치·깨닭음 등을 끄집어 내서 학생들에게 전달하기 위해서이다. 현재 조경 디자인에도 우리의 전통 조경이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우리 조경의 특징을 찾아내야 한다. 우리 나라 조경 업계에서도 도입기에는 외국을 많이 따라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우리나라 조경 디자인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다. 외국 업체와 합작하는 경우도 많다. 전세계 인구 대비 조경 관련 학생과 교수 제일 많은 나라가 바로 우리나라다. 세계적으로 우리 조경학자들의 열의가 대단하다고 정평이 나있다. 이러한 것들이 학생들에게 굉장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학생들에게 평소 강조하는 사항은
▲조경을 잘 하려면 사람이 사는 모든것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주위 안목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소홀함이 아닌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학생들에게 책을 많이 읽어라고 항상 강조한다. 전공 분야 뿐 아니라 모든 분야의 책을 읽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이 사는 환경을 가꾸는 사람은 사람을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학교에서 배우는 것이 다가 아니라 문화.예술.인문학 등 다양한 분야를 알아야 한다. 조경은 순수학문이 아니라 사람과 관련된 학문을 공부해야 비로소 뼈대가 서는 것이다. 공대로 유명한 MIT는 공대보다 인문학과가 더 유명하다. 이유는 공학도 인문학이 바탕이 되야하기 때문이다. 현재 인문학이 위기이지만 공학이나 조경학 뿐 아니라 어떤 분야든 사람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성공할 수 없다.

-조경이란
▲좋은 조경이란 바로 드러나지 않는다. 언젠가는 나타나는 내공같은 것이다. 좋은 디자인은 기술로는 한계가 있다. 디자이너는 자신만의 철학과 가치관이 있어야 한다. 인문학이나 문화 등 안목을 높여야 대가가 될수 있다. 학생들은 학과 시험, 자격증 취득, 취업 등 눈앞의 문제들이 있기때문에 강조하고 싶지만 바로 와닿을 것이라 생각하진 않는다.

-조경학과만의 장점은
▲조경학과를 나와 취업 후 경업을 쌓으면 자영업을 할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조경학을 공부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박학 다식해진다. 토목, 산림자원, 시설물 디자인 등 많은 분야를 공부해야 하므로 나중에 타 직업으로 전환하더라도 적응력이 높은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하지만 학교 생활이 다른 학과보다 많이 힘든 편이다. 과제도 많고 공부해야 할 분야도 많다. 학생들은 거의 쉬는 날이 없다. 물론 교수들도 다들 열정적이라 학생들과 비슷한 생활을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
▲조경학은 교육관련 분야 중 제도적 교육 외에 안목을 넓히기에 좋은 학문이다. 최근 조경 분야가 수도권 중심이기 때문에 전문가로서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학교의 지원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교육 기회의 장을 만들어야 하며 선진 사례를 연구해야 된다. 학생들에게 기회를 주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 우리 학과는 지역사회에서 굉장한 실력을 자랑하고 있지만 전국으로 뻗어나가기 위해서는 구성원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한다. 우리 학과 교수님들의 공통된 생각은 학생이 성장해야 우리학과가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우리 학과의 성장을 지켜봐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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