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난감하네
진주성-난감하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05.26 16:01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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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위식/수필가ㆍ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
윤위식/수필가ㆍ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난감하네

별주부전을 빌어 국악인 조엘라가 부른 ‘난감하네’ 라는 노래대로 듣도 보도 못 한 토끼를 잡아 오라는 용왕의 명을 받은 별주부만 난감한 것이 아니라 요즘 세상 돌아가는 꼴을 보고 있자니 어이없어 난감하다. 정의기억연대의 회계부정 의혹사건이 불거지자 지원금과 기부금의 입출금 내역과 사용처를 밝혀라는 주장과 고소 고발이야 당연지사다. 후원금의 목적과 기부금의 취지가 숭고하기 때문에 그 쓰임도 같아야 한다. 그런데 위안부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 내용은 ‘그렇지 않다’다. 후원금과 기부금의 수혜자가 위안부피해 할머니들 이이어야 하는데 그것도 ‘아니다’라는데 당연히 진위가 밝혀져야 한다.

사실관계의 진위는 사법부에서 밝혀야 할 일이고 기부자나 국민은 이를 촉구할 수 있다. 그런데 이를 주장하는 쪽을 두고 정의연과 정의연을 두둔하는 쪽에서는 30년 숭고한 활동을 한 단체를 매도한다며 친일, 반인권, 반평화세력’들은 정의연의 활동을 폄훼하지 말고 국민과 역사 앞에 사죄를 하라며 이용수 할머니가 고령이라고 기억력까지 들먹이니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참으로 난감하다. 단지 회계비리의 의혹을 밝히고자 하는데 친일, 반인권, 반평화세력으로 몰아붙이는 까닭은 뭔가. 조국사태 때에도 조국과 조국 일가의 부정과 비리를 밝혀달라는 것을 마치 사법개혁을 못 하게 성토하는 것처럼 사건의 본질을 왜곡하더니 이번에도 꼭 같은 유형으로 사건의 본질을 흩뜨려서 갈피를 못 잡게 호도하려는 심산 같아 더더욱 난감하다.

위안부로 끌려가서 청춘을 송두리째 유린당한 원한이고 짓밟힌 일생의 피맺힌 절규인데 이를 팔이 치부하면 석고대죄 마땅하지 과잉수사 논란은 어찌하여 나오는지 이 또한 난감하네. 30년 숭고한 활동 분탕질을 하든 말든 입 다물고 있으라니 어이없어 난감하네. 미디어 천국에 열린 공간 터진 입에 언론의 자유라며 막대 놓고 막가는데 막을 재간이 없으니 이 또한 난감하네. 밝혀지면 알 것인데 두둔하고 막 나서니 이러다가 조국사태 그 모양이 될까 봐 이 또한 난감하네. 원통하고 절통한 할머니들 팔아서 사욕만 차린 건지 갈수록 의혹들이 줄줄이 사탕이니 황당하고 난감하네. 왕배야덕배야 줄다리기하다가 날이 가고 달이 가면 할머니들의 기력이 쇠진하면 어찌하나 이 또한 난감하네. 인식의 오류일까 사고의 결핍일까 걸핏하면 편 만들어 다짜고짜 외쳐대니 어찌해야 좋을지 난감하네, 난감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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