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문제 있는 의식오류
진주성-문제 있는 의식오류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06.02 16:18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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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위식/수필가ㆍ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
윤위식/수필가ㆍ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문제 있는 의식오류

이쪽이 문제가 있는 건지 아니면 저쪽이 문제가 있는 건지 요즘의 세상이 걸핏하면 편이 갈려진다. 나뉘는 것이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나눠진 이유에는 분명 문제가 있다. 과거의 역사가 그랬듯이 체제나 이념의 갈등이나 촛불집회나 태극기집회처럼 견해나 인식의 차이라면 있을 수 있는 편 가름이라고 볼 수도 있고 인식의 오류라고 해도 이해가 되지만 사건의 진위나 본질을 은폐하기 위한 수단의 고의성으로 계략에 의한 편 가름은 공익성취를 위한 사회정의를 파괴하는 행위로서 말세로 가는 지름길이다.

사사건건 의혹만 불거지면 본질을 왜곡하거나 호도하여 흐지부지하게 흩뜨려버리려고 하거나 결말을 다른 방향으로 맺으려고 한다. 병든 나무 한 그루를 베어내자고 하면 왜 숲을 망쳐 천혜의 자연을 파괴하려 드느냐 하고, 빈대를 잡겠다는데 왜 초가삼간을 태워서 보금자리를 없애려 드느냐는 식이다. ‘병든 나무’ 한 그루나 ‘빈대’라는 해충의 국한된 본질은 덮어버리고 숲을 망치면 천혜의 자연을 파괴하는 행위고, 초가삼간을 태우면 삶의 보금자리를 잃을뿐더러 유서 깊은 역사적 가치까지 훼손된다며 얼토당토않은 이치를 끌어 붙여 얼핏 들어서 성현의 훈계 같은 말씀으로 착각하게 들리게 하려는 계략으로 본질을 왜곡하려 든다. 표리부동한 자들이 숭고함으로 위장하려는 위선으로 척결되어야 할 정서의 악으로 심각한 문제이다.

사건의 본질을 왜곡하고 호도하는 의도는 결말의 초점을 흐리게 하여 계획한 것을 얻으려는 경우도 있으나 대부분은 결과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고 인책사유의 가닥과 맥을 끊으려는 악의적인 계략이다. 이를 동조하거나 이에 따르는 사람들은 이유 없는 편승이나 부지불식간에 휘말리는 경우가 있으나 인식이나 인지의 부족으로 동조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 또한 문제지만 보다 위험한 것은 진영논리에 빠져 사리와는 상관없이 의식의 오류로 이어지는 것은 정의를 파괴하는 행위로 특히 경계해야 할 위험천만한 사회악이다. 경제학에서, 소비되는 재화의 수량이 증가할수록 증가분에서 얻는 효용이 점점 줄어든다는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처럼 부정과 불의에 대한 반응도 횟수를 거듭할수록 저항의 가치가 떨어지면서 도덕적 해이에 잠식되어 방임하거나 오히려 동화되는 의식오류가 일어나고 있다. 지극히 필요로 하는 자각과 성찰은 양심과 이성의 제약을 받지만 묵과나 방관은 통제받지 않는 자유를 얻기 때문에 정의가 외면당하여 사회가 점점 타락하고 있다. 의식오류의 궤도수정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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