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안승권 연암공과대학교 총장
취임 100일 안승권 연암공과대학교 총장
  • 강미영기자
  • 승인 2020.06.08 18:17
  • 1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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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겉모습이 아닌 내실을 다지겠다”
안승권 연암공과대학교 총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 새로운 시대를 주도해 나갈 뉴칼라 인재 육성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안승권 연암공과대학교 총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 새로운 시대를 주도해 나갈 뉴칼라 인재 육성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이공계 대기업 임원에서 대학 총장으로

기업·대학 공통점 미래 준비하는 조직
코로나19 이후 새로운 교수법 모색해야
스마트팩토리화 맞춤형 인재 배출 나서


연암공과대학교 안승권 총장이 지난 6월 4일자로 취임 100일을 맞았다.

안승권 총장은 LG전자 중앙연구소에 입사한 이후, LG전자 MC본부장과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 그리고, LG기술협의회의장과 LG사이언스파크 대표를 역임한 대표적인 이공계 출신 경영자로 지난 2월 말 연암공과대학교 제12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새로운 시대를 주도해 나갈 뉴칼라 인재 육성을 선도하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100일 간 숨가쁘게 달려온 안승권 총장. 그가 꿈꾸고 있는 연암공대의 설계도에 대해 물었다.

-대기업에서 CTO(최고기술책임자)를 비롯한 R&D분야에 오랫동안 종사하다 대학으로 오게 됐다. 대학 총장을 맡은 소감은?
▲38년을 근무했던 기업과는 달리, 그 역할과 문화가 다른 대학조직에 와서 처음에는 여러 가지가 많이 생소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두 조직의 공통점도 발견했는데, 바로 미래를 준비하는 조직이라는 점이었다.

R&D분야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은 세상의 변화를 미리 읽고 이에 필요한 기술을 선제적으로 준비하는 것이다. 대학도 미래 사회를 주도할 인재를 육성하는 조직이므로 변화를 먼저 읽고 이를 교육과정에 반영하여 미래에 필요한 인재를 육성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다만, 지식의 발전과 변화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기 때문에 예전과 같이 단편적인 내용을 전수하는데 그칠 것이 아니라 미래지식을 스스로 익히고 응용할 수 있도록 기본 지식과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현재의 대학에서는 더 중요한 교육법이라 생각한다.

취임 이후 이런 부분을 중심으로, 연암공과대학교의 미래 변화의 방향과 이를 달성하기 위한 효율적 실행방법을 고민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아쉬운 점은 활기찬 학생들이 있는 대학으로 왔는데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학생들을 아직까지 제대로 만나지 못한 점이다.

-개강 시즌에 코로나19 문제가 터져 여러모로 신경 쓸 점이 많을 거 같다. 연암공과대학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가?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우리 대학은 진주시, 교육부 등 지자체 및 관련 부처와 면밀히 협업하며 대응해 왔다. 또한 효과적이고 체계적인 상황 대응을 위해 관련 교직원으로 구성된 TF팀도 운영 중이다.

대면 개강을 하는 대신에 온라인을 이용한 비대면 수업을 진행 중인데 다행인 점은 익숙하지 않았던 온라인 강의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이 생각보다 긍정적이라는 점이다. 한편 코로나19 장기화를 고려해 우리 대학이 대응 할 여러 가지 상황을 가정한 다양한 시나리오 플랜도 마련하고 준비 중이다.

-코로나19가 대학에 끼치는 영향도 클 것이라 본다. 이로 인해 대학은 어떤 모습으로 변모할 거라 보는지.
▲역사적으로 큰 사건을 기준으로 하여 사건 이전과 이후의 시대로 나누듯이, 코로나19를 기준으로 하여 BC(Before Corona)와 AC(After Corona) 시대로 나뉠 것이라 본다.

기본적으로 코로나19는 우리 일상에도 많은 영향을 주고 있지만, 특히 대학을 포함한 교육계에는 비대면 교육을 중심으로 한 교육방식(교수법)의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켰다. 대부분의 학교에서 오랫동안 실행을 주저하던 온라인 강의를 전면시행하는 계기가 됐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온라인 강의·학습에 익숙해진 많은 학생들이 오프라인 대학을 진학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들도 늘어날 것으로 본다.

이는 학령인구 감소와 더불어 또 다른 외부 환경 위협으로 대학을 더욱 어렵게 할 것이며, 근본적 대응을 하지 못한 대학은 쇠퇴하게 되는 상황이 촉진될 것이다.

따라서 대학은 현재의 오프라인 교육과 온라인 강의의 장점만을 뽑아낸 새로운 교수법을 찾는 등 생존을 위한 새롭고 다양한 방법들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최근 대학을 둘러싼 환경이 매우 어렵다. 연암공과대학교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어떤 일을 할 것인가.
▲앞서 언급한 대학의 존재(대학의 경쟁력)에 대한 위기는 코로나19가 촉발한 새로운 문제이지만, 익히 많은 사람들이 인지하고 있던 대학 존립의 큰 이슈는 학령인구의 급속한 감소이다.

지방 소재의 전문대학인 우리 대학은 지금의 상태로 변화하지 않고 안주하면, 비록 LG의 든든한 지원을 받고 있다 하더라도 미래의 생존을 장담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대학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당장의 과제는 취업경쟁력 강화와 교육부 등의 대외평가에 잘 대응하는 것이지만,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대학구조와 역할에 대한 근본적 변화를 포함한 제3의 길도 고민이 필요하다.

이 부분의 예를 들자면, 교육부의 전문대학에 대한 장기지향점인 ‘평생직업교육대학’이라는 부분도 하나의 축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우리 대학이 평생교육을 운영한다면, 대형 대학들처럼 여러 과목이 개설된 백화점식 교육과정으로 운영하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 대학은 전국에서 몇 안 되는 공학계열 특성화 대학이고 주된 사업군이 첨단 산업 분야인 LG에서 설립, 지원하는 특색이 있다. 이를 고려해 연암공대만의 강점을 살린 평생교육 과정으로 운영하고자 한다.

진주시에 있는 LG그룹의 연암학원이 설립한 공업계 전문대학 ‘연암공과대학교’ 전경.
진주시에 있는 LG그룹의 연암학원이 설립한 공업계 전문대학 ‘연암공과대학교’ 전경.

-연암공대는 높은 취업률과 취업의 질 측면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국내 취업 환경은 밝지 않다.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은?
▲국내 산업 인력 총수요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산업경쟁력 측면에서 많은 기업들이 국내 투자보다는 해외 생산지 확대를 더 중요시하고 있고, 국내 생산지는 스마트팩토리화 등을 통해 필요 인력 전체 수요는 감소하는 상황이다.

연암공과대학교는 LG연암학원이 설립한 대학으로 그간 LG 계열사와의 다양한 산학협력 활동을 통해 많은 학생들이 LG 계열사에 취업하고 있다. 향후에도 대학은 LG와의 주문식 교육 등을 통한 산학협력을 지속하여, LG맞춤형 인재 배출을 최우선 할 것이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국내기업 환경변화로 우리 학생들의 취업이 어려워지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에 대학은 LG취업과는 별개로 LG 이외의 새로운 대기업 취업처를 확보하는 노력을 펼치고 있으며, 또한 대기업 못지않은 복지와 급여를 제공하고 미래 성장성이 있는 중견 강소기업들을 발굴하는 노력도 하고 있다.

한편, 앞서 말한 것처럼 전체적인 산업 인력 수요는 감소하고 있지만, 산업별로 세부적으로 나눠보면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분야 또한 있다. 예를 들면 스마트팩토리화로 인해 공장 내 단순 작업 인원수요는 감소하겠지만, 그 설비를 운용하고 관리하는 인원에 대한 수요는 증가하게 되는데, 우리 대학은 이러한 변화를 읽고 수요가 증가하는 분야의 맞춤형 인재배출을 위해 교육과정 변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학의 슬로건인 ‘LG와 함께 4차 산업혁명 뉴칼라 인재 양성’에 대해 설명한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인공지능에 대한 지식이 이공계 출신을 중심으로 기본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또한 인공지능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빅데이터 지식도 필수적이다. 아시는 바와 같이 인공지능, 빅데이터는 단순히 몇 년간 한 가지 학문을 배운다고 해서 마스터할 수 있는 분야는 아니다.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연구하기에는 학문적으로 장기간 공부를 해야 되는 분야이다.

전문대학인 우리 대학에서 이렇게 높은 수준인 인재를 육성하자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목표로 하는 AI·Big Data 관련 인재는 이미 개발된 여러 관련 프로그램을 기본적으로 능숙하게 사용할 수 있는 인재를 말한다. 이는 마치 우리가 파워포인트나 엑셀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역량은 없다 하더라도, 사용법은 쉽게 익혀 실무에 편리하게 사용하는 원리와 같은 이치이다.

연암공대에서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학생들이 반드시 익혀야 하는 필수 외국어(Bilingual)와 같은 개념으로 두고 교양과목을 중심으로 관련 과목을 확대하고 있다. 또한 글로벌 유수 IT 기업과도 협업할 수 있도록 현재 관련 기업과 논의를 진행 중이다.

-당장의 재학생 확보 전략은?
▲연암공과대학교는 내실에 비해 일반인에게 알려진 인지도가 매우 낮다. 지금까지는 우리 학생들이 주로 오는 부산·울산·경남 지역을 중심으로 한 오프라인 홍보에 집중했는데, 올해부터는 디지털 매체 활용을 통한 광고·홍보를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디지털 매체 중심의 광고는 우리 대학이 전문대학 중에서는 비교적 선제적으로 시작했는데, 시공간을 뛰어넘어 주요타켓층에 직접적으로 어필할 수 있다는 장점을 확인했고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Untact) 시대에 우리 대학을 알리는데 더 유용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대학을 알리는 것이 아니라, 대학이 내실 있게 움직이고 제대로 교육하는 본질적 활동들이라 생각한다. 이렇게 이루어진 여러 활동 성과들을 효과적인 수단(매체)으로 대학을 알리는 것이 진실성을 가진 진정한 홍보이지, 단순히 대학의 겉모습만 광고·홍보하는 것은 아니라 생각하며 그렇게 하지도 않겠다.

-끝으로 신문을 구독하고 있으신 지역민분들에게 한 말씀 해달라.
▲대학이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가장 중요한 부분은 학생들을 잘 교육시켜 지역사회에 필요한 인재로 배출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연암공과대학교는 LG의 모태도시인 진주의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LG연암학원이 1984년에 설립했다. 설립취지를 잘 새겨 인재 배출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대학으로 남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강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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