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소설가
강영/소설가-진지한 사람 이낙연진지하다는 건 무엇일까? 그 뜻을 분명히 알고 있으면서도 말로 하자면 버벅 거리게 된다. 그만큼 진지함의 뜻이 깊고 넓다는 것이겠다. 모처럼 만나서 인사를 하는데 반갑다고 악수를 하느라 손을 아프도록 꽉 잡으면 진지함은 아니다. 위급한 상황이라고 해서 언성을 높이며 급하게 언행하여 사태를 더 악화시키는 것도 진지함은 아니다. 급해죽겠는데 이것저것 따지느라 늑장을 부리는 것도 아니다. 초각을 다투는데 진지하느라고 말도 느릿느릿하고 행동도 느릿느릿 한 것도 진지함은 아니다. 이렇게 진지함이 아닌 것을 짚어내고 보면 그것의 참 뜻이 보일 듯도 하다.
진지한 사람은 위기에 닥칠수록 그의 존재가 도도록해진다. 우선 현 상황이 위기라는 걸 적재적소에 인식시키고 진정시키고 정확하고 신속하게 대처한다. 섣부르게 잘잘못을 따지느라 정작 위기에서 벗어날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는다. 잘잘못은 위기가 호전되면 확연히 드러나게 되어 있다. 또한 잘잘못을 호도하고 확대해서 이차혼돈을 차단한다. 그래야 위기의 피해가 적어진다.
살면서 진지한 사람이 눈에 띌 때가 간혹 있다. 진지한 사람을 보면 당연히 기분이 좋다. 오래 함께 얘기하며 놀고 싶기도 하고. 이웃에 그런 사람이 있으면 술한잔 함께 하고 술값을 내도 아깝지 않다. 이럴 때 쓰자고 돈을 버는 건데 싶으면서 그러기는커녕 외려 자랑스럽다. 나아가 타고난 진지함이 엿보이는 청춘남녀가 보이면 집안에 중매설 사람이 없나 안달이 나기 마련이다.
크게 진지한 사람들은 세상이 알아보는 모양이고 신문지면에서도 자주 보게 되는게 함부로 구기거나 밟히지 않게 발을 조심하게 된다. 그런 사람 모습이 정말 보기 좋게 찍힌 사진은 곱게 오려서 액자에 넣어 본다. 반면에 어찌어찌 지도자 반열에 올랐으면서도 함부로 말하고 자신의 뜻을 자주 바꾸는 사람을 보면 신문지라면 구태여 구기고 밟고 강아지 똥오줌 받이로 쓴다.
이낙연 의원께 간곡히 바란다. 그 타고난 진지함으로 끝까지 집중해서 여러모로 위기에 봉착한 나라를 구하길 기원 드린다. 구하는 것에 이어 대한민국을 명실 공히 지구촌 미래의 선구가 되도록 반석 위에 올리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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