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년 수제 양복의 명인’ 창원 서울양복점 진을호 대표
‘43년 수제 양복의 명인’ 창원 서울양복점 진을호 대표
  • 최원태기자
  • 승인 2020.08.19 18:12
  • 1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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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의 체형 뿐 아니라 마음에 맞춘 옷 만들어야”
▲ 43년 맞춤양복 외길인생을 걷고 있는 진을호 대표는 “정성어린 맞춤양복이 고객 감동으로 이어질 때 보람이 있다”고 말했다.

‘한땀한땀’ 단 한 사람을 위한 ‘맞춤양복’

정성어린 옷으로 고객에 위로 용기 전해
오랜 경험에 끊임없는 새로운 기술 정진
“부담없는 가격 트랜드 갖춘 옷 만들고파”


신사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것은 바로 양복이다. 양복을 입은 사람에게 날개가 되어주고 특별하고 더 좋은 양복을 만들기 위해 인생을 바친 그 주인공이 있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합포로 102 (오동동) 삼광프리존 101호에 위치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서울양복점 진을호(61) 대표이다.

진을호 대표는 경남 고성 동해면 장좌리에서 4남1녀 넷째로 태어났다. 그는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1977년 3월 11일 18살 나이에 마산창동 일번지 양복점에서 모든 일을 다하며 양복기술을 배우기 시작했다. 그 후 20여년이 넘게 남의 집에서 온갖 심부름과 잡일을 다하며 기술을 배웠다. 이렇게 한 그는 양복기술 최고의 과정으로 맞춤 양복 재단사에 통달했다. 그리고 2001년도부터 지금의 가게에서 고객의 몸에 딱 맞는 양복을 만드는 일에 최선을 다해 지금까지 43년의 세월을 걸어왔다.

결국 목표는 이룰 수 있기 때문에 존재한다. 누구나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꾸준히 뛰어야만 마라톤의 결승 테이프를 끊을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하나씩 성취해 가는 동안 멀게만 느껴졌던 목표가 한 걸음씩 성공의 현실로 다가와 자수성가의 길을 향해 달려갔다.

창원시 마산합포구에 위치한 서울양복점 전경.
창원시 마산합포구에 위치한 서울양복점 전경.

◆수제 양복으로 통하는 명인
진 대표는 “18살 나이에 양복 기술을 배운 것은 먹고 살기 위한 일련의 몸부림이였다”면서 “열심히 최선을 다해야 먹고 살 수 있다는 부끄러운 현실들이 십 수년간 줄곧 한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요인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기성복의 등장으로 맞춤양복이 사람들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지고 있는 요즘, 옷을 만드는 감각과 정성어린 바느질 솜씨, 그리고 고객감동을 무기로 맞춤 양복업계에서 장인으로 정진하며 달리고 있다.

진 대표 그는 양복업계에 입문한지 수십년으로 맞춤양복과 동반자의 외길인생을 걸어오며 예술작품을 창작하듯 고객에게 멋진 옷을 만든다는 자세로 영혼을 다하고 있다. 또한 그는 손 바느질에 인생을 바친 유명한 양복사로 그 타이틀에 걸맞게 누구보다 정확하고 빈틈이 없다. 화려한 기술보다 더 빛나는 것은 바로 그의 정성이다.

한때 양복이 성공의 상징과도 같았고, 기성복이 없던 시절에는 맞춤양복의 인기가 높았다지만 80년대 중반 이후 비교적 저렴한 기성복이 쏟아져 나오면서 많은 가게들이 문을 닫기 시작했다. 당시 소위 잘 나가던 맞춤양복점이 기성복 유행에 밀려 하나 둘 문을 닫는 상황 속에서도 진 대표는 독보적인 기술력과 풍부한 경험, 고객관리 감동으로 43여년을 변함없이 그만의 트렌드 양복 맞춤에 힘써오고 있다.

아직까지 명성을 유지하고 있는 이곳은 ‘손바느질 맞춤양복’으로 고객들에게 맞춰 입던 추억과 향수 때문에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기술과 내공에 진을호씨만의 경영기술이 빛을 더해, 문 닫는 양복점 사이에서 지금껏 살아남을 수 있었다.

지난 1983년 국가기술 전국기능경기대회 양복 직종 부분에 출전해 금상을 받았다.
지난 1983년 국가기술 전국기능경기대회 양복 직종 부분에 출전해 금상을 받았다.

진 대표는 1983년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실시했던 국가기술 전국기능경기대회 양복 직종 부분에 출전해 최고의 실력을 인정하는 금상을 차지하는 영예를 얻었다. 또 그는 장애인 기능경기대회 양복직종 심사위원으로 활동했다.

그는 항상 자신에게 충실하는 길이 곧 이웃과 사회에 보탬이 되고 곧 애국하는 길이라며 건강하고 건전한 사고를 생활관으로 하고 있다. 진 대표 그는 두뇌와 해박한 식견 사물에 대한 통찰력과 직관력이 빠르고 두뇌 회전이 빠른 수제로서 왕성한 추진력과 집념의 패기 등으로 당대의 거목으로서 총망받고 있다.

또한 그는 “나의 소화 능력을 생각하고 밥을 먹어야지, 괜히 주위를 의식하고 급하게 먹는 밥은 체하기가 쉽다”며 “남들이 밥을 거의 다 먹었다고 해서 뒤늦게 씹지 않고 먹다가는 체하거나 배탈만 날 뿐이다. 바쁠수록 천천히, 그리고 침착하게 행하라는 말을 좋아한다”고 했다.

진을호 대표가 만든 양복.
진을호 대표가 만든 양복.

◆내가 만든 옷은 세월이 흘러가도 책임을 다한다
그는 손님들에게 더 좋은 품질과 자부심을 줄 수 있었던 것은 몸에 잘 맞는 옷보다 마음에 맞춘 옷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세월이 지나고 유행이 지나도 추억이 깃든 옷을 만드는 맞춤 인생을 걷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맞춤 양복은 단 한 사람의 고객을 위해 신체 치수를 잰 뒤 재단과 가봉을 통해 고객의 몸에 맞춰 정성스런 손바느질로 제작되는 만큼 일률적으로 가공 생산되는 기성복과는 차이가 드러날 수밖에 없다.

세월이 수십 년 흐른 지금까지 주 고객은 자신만의 개성을 강조하고 싶은 사람들이다. 진 대표 그가 43년 동안 맞춤양복의 외길인생을 걷게 된 것은 자신의 노력과 땀이 밴 옷을 입고 감동을 받는 고객 덕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옷 한 벌에도 생명을 불어넣고 예술작품을 창작하듯 심혈을 쏟아부을 때 가장 행복하다”며 “이 옷을 입고 기뻐하는 고객을 볼 때면 너무 감격스러워 차마 이 일을 멈출 수 없다”고 말했다.

가끔 우리는 한꺼번에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욕심 때문에 더 이상 발전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그런 욕심에 얽매여 자신을 구속하고 집착에서 벗어나지 못해 허덕이게 되는 것이다.

◆오랜 경험에 끊임없는 기술 정진
획일화된 기성복과 비교하여 내 몸에 딱 맞게 제작하는 맞춤 정장이 좋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렇다면 특별한 날 또는 특별한 나를 위해 제작하는 맞춤 양복, 일명 ‘맞춤정장 잘 하는 집’의 기준을 무엇으로 삼을까.

무엇보다 오랜 경험이 첫 번째로 보는 기준일 것이고 트랜드에 맞는 센스와 감각 또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의 가성비를 무엇보다 중요한 기준으로 볼 터인데, 그가 걸어온 맞춤양복의 길은 과거가 아니라 지금도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다.

오랜 경험이 내 ‘무기’라면 요즘 패션 동향을 파악하고 새로운 기술을 습득 발전시키는 것은 ‘기름칠’과도 같다. 녹슬지 않게 관리하여 보다 부드럽고 노련하게, 이런 일련의 과정이 여전히 나를 즐겁게 한다며 열정 하나로 달려온 이 일이 내 평생에 목숨과도 같은 일, 나의 정체성이 되었다.

다방면으로 시도하고 노력하면서 모방이나 답습이 되지 않도록 나만의 감각과 안목, 나만의 기술과 독보적인 색깔을 개발하고 또 유지하기 위해 지금껏 노력해왔고 또 여전히 노력 중이다. 그는 성급하게 자신을 내몰지 말고, 가볍게 준비운동을 하듯이 마음부터 다잡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 2014년 일본 고베에서 열린 제25회 아시아 주문양복연맹 총회 참가 모습.
지난 2014년 일본 고베에서 열린 제25회 아시아 주문양복연맹 총회 참가 모습.

◆맞춤 예복, 맞춤 정장을 정의한다면
양복 정장 맞춤 제작하는데 내가 생각하는 ‘맞춤양복’은 고객의 체형을 파악하고 길이를 재는 것이 다가 아니다. 고객과 눈을 마주치고 대화하며 그 사람의 성격과 성향을 파악한 후 그에게 꼭 맞는 원단과 스타일을 구상하고 결정하는데, 그 정성어린 과정들 속에서 더러는 위로와 용기를 드릴 때가 있다.

실제로 예전 한 고객 중에 본인은 “내가 키는 작은데 배는 나오고 팔도 짧아서 정장 고르기가 쉽지 않았는데 길이나 품은 맞춤제작이니 꼭 맞다 해도 그 외에 세밀한 움직임의 차이에도 마음을 달리할 수 있다. 특히 옷이 정말 편하고 기질까지 고려한 듯한 원단과 컬러로 이 세상 태어나 처음으로 ‘나도 멋질 수 있는 사람’이라고 위로받은 기분이다”라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 그 말을 듣고 나도 정말 보람되고 기뻤다. 그러면서 “아, 이 일이 누군가에게 단순한 만족을 넘어서 위로와 용기가 될 수 있는 값진 일이구나”라고 생각되어 벅찼던 기억이다.

무리한 욕심에 자신을 가두려 하지 말고, 작은 것부터 꾸준히 실천해야 한다. 그러한 작은 실천 속에서 자신이 미쳐 몰랐던 정보를 만날 수 있고, 그로 인해 다시 목표를 향해 전진할 수 있다.

온순한 성품에 매우 소탈하고 인간미가 풍부한 어느 누구와도 격이없는 소탈한 생활을 해온 진 대표는 청소년 시절부터 가문의 전통 예절과 윤리를 따라 맑은 심성을 기르고 남달리 자신의 소질을 갖추워 주의의 촉망을 받으며 성장했다.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에 대해
“인간은 얼마나 세상을 사는가”가 의미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살았는가”가 중요하고, “무엇을 했는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국가와 사회 인류를 위해 얼마나 봉사하였는가”가 중요하다.

진 대표는 서마산 라이온스클럽 단체에 수년간 봉사활동으로 건강한 지역사회 건설을 위한 선도적 역할과 활약을 전개해 오고 있다. 그리고 서마산 라이온스클럽 산악회 회장을 맡으며 회원들의 단합과 건강증진 즐거움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동안은 욕심과 경쟁 속에서 생활해 온 것으로 자신을 돌아보며 근래에 욕망을 버리고 봉사활동을 통하여 남을 돕는 생활을 하고 있다.

진 대표는 “기성복과 맞춤정장이 각기 다른 장단점이 있지만 획일화된 기성복과 내 몸에 딱 맞는 하나밖에 없는 맞춤 정장을 어찌 비교할 수 있겠는가. 내 말의 의미는 많은 이들이 기성복을 구매하듯 맞춤정장을 보다 편하고 부담스럽지 않게 제작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또한 “무엇보다 초심을 잃지 않고 겸손하려 한다. 지난 흘러간 세월 따라 쌓인 경험이 많다보니 그만큼 인정받은 것들도 많아 안일해지기 쉬운데, 그렇기에 더더욱 매순간 겸손하며 지금의 열정을 잃지 않고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찾아 오시는 길은 창원시 마산합포구 합포로 102 (오동동) 삼광프리존 101호이며, 자세한 사항은 전화(055-247-5210, 224-5219)로 문의하면 된다. 최원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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