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군자(君子)와 소인(小人)
진주성-군자(君子)와 소인(小人)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10.22 15:14
  • 14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심동섭/진주노인대학장
심동섭/진주노인대학장-군자(君子)와 소인(小人)

우리가 살아가면서 쓰는 말 중에 군자와 소인을 비유해서 하는 말이 많다. 흔히 옛날에는 학식과 덕망을 갖춘 사람이나 높은 벼슬자리에 있는 사람을 군자라 했고, 요즘에는 일반적으로 훌륭한 교양을 갖추고 기품과 덕망이 있는 사람으로 고고한 인격자를 이르는 말로 사용된다. 반대로 소인은 군자의 반대말이라고 하면 될 것 같다. 또 매화, 난초, 국화, 대(梅蘭菊竹)의 고결함과 청결함이 군자와 같다하여 사군자(四君子)라 일컫기도 한다.

지조와 절개를 상징하는 군자의 삶은 만인의 표본인데,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는 유교경전에 나오는 군자의 삶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논어> 이인편에는 ‘군자(君子)는 유어의(喩於義)하고 소인(小人)은 유어리(喩於利)니라’ 하였으니 즉 군자는 모든 일에 의(義)를 중시하고, 소인은 사리사욕에 치중한다는 말이니, 선비는 그 어떤 일이든 의에 합당하지 않으면 취하지 않으나, 소인은 이익 되는 일이면 염치 체면 무릎 쓰고 한다는 말이다. 그리고 군자는 잘못이 있을 경우, 의(義)를 존중하여 먼저 그 잘못이 나에게 있는 것은 아닌가 하고 반성한다. 그러나 소인은 자신의 책임도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고 그 이익만을 추구하려고 한다.

군자는 행동으로 실천하며, 소인은 입으로만 말한다. 생사가 달린 중대한 때에는 한층 더 명확하게 나타난다. 군자는 의연하여 두려워하는 바가 없고, 죽음에 임하더라도 흐트러짐이 없다. 그러나 소인은 당황하여 부산을 떨며 급히 문란해진다. 이것은 장자(莊子)의 “군자는 명예에 목숨을 걸고, 소인은 재물에 목숨을 건다”라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즉 군자는 명예를 위해서는 기꺼이 죽지만 그 명예는 자신을 드러내고 싶은 공명심에 찬 명예가 아니며, 진정 자신의 이름을 더럽히지 않기 위해 그 목숨을 건다는 뜻이다. 그러나 소인은 탐욕과 재산을 얻기 위해 모든 것을 건다고 하니 참 허망한 일이다.

또 <예기>에는 “군자의 교제는 담백하여 물과 같고, 소인의 교제는 달콤하여 단술과 같다”하였으니 옛 어른들이 전해오는 속담에 “장(간장) 단 집에는 가고, 말(言) 단 집에는 가지 말라”는 말과 같은 뜻이다. 공자가 가장 싫어했던 소인 형은 아첨하는 사람, 굽신 거리기를 잘하는 사람, 말을 잘 둘러대는 사람 등이 미움 받을 만한 여러 가지 유형이다.

<논어> 안연 편에는 군자는 남의 좋은 점을 키워주고 나쁜 점을 감추어 준다. 그러나 소인은 남이 아홉 가지 잘한 것은 덮어버리고 실수한 한 가지를 들추어내어 흠담을 한다. 위와 같이 군자형은 의(義)를 중요시하고 남을 배려하며 덕(德)을 생각하는 공평무사한 사람이며 또 지행합일을 행하고 중용의 덕을 겸비한 사람이고, 소인형은 사리사욕에 얽매이고 자신만을 생각하며 행동보다는 말이 앞서는 교만한 사람이니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 깊이 고민해 봐야 할 일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