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0주년)코로나 시대의 화두는 언택트
(창간 10주년)코로나 시대의 화두는 언택트
  • 황원식기자
  • 승인 2020.11.01 15:23
  • 16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로나 시대 끝난다고 해도 언택트는 계속 될 것”
달라진 일상…세계적인 흐름이라는 시각도
대학가 “코로나 끝나도 비대면 강의는 계속”
기업들 회의·마케팅·컨설팅 등 온라인 전환
지역행사 취소에 따라 무관중 공연 일상화
접근·경제적 효율성 무시 못 해 더 진화할 것
▲ 경남도농업기술원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이 지속됨에 따라 라이브 방송 전용 강의실이 마련했다.

바야흐로 포스트 코로나의 시대가 됐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빠른 속도로 ‘비대면’이 가속화되며 모든 일상이 변했다. 불편함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코로나 바이러스 인해 달라진 생활방식이 이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한다.


학생들은 이제 집에서 온라인 수업을 듣는데 익숙해져 가고 있다. 기업들은 회의, 마케팅, 컨설팅 등 활동을 비대면 방식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기 위해 온라인 전용 강의실을 구축하기도 했다. 진주혁신도시의 공공기관들은 올해 채용박람회 등 행사를 온라인으로 실시했다. 또 경남도의 지역축제가 대부분 취소되자 유튜브 송출 방식의 지역 예술인들의 무관중 공연이 이어지고 있다.

교육과 문화예술계의 언택트 물결을 통해 바뀐 생활 양상, 사람들 반응, 앞으로의 방향을 예측해본다.

◆대학가의 변화…어쩌면 시대적 흐름

“학생들이 수업을 듣는 지도 모르겠어요. 보이지 않으니…또 강의를 녹화하려니 시간도 오래 걸리고 힘듭니다”

비대면 수업으로 바뀌면서 경남의 대학교수들은 학생들과의 상호작용 부재로 인해 피로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수업 의욕이 생기지도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하지만 또 다른 교수들은 온라인 수업의 장점 또한 많이 있다며 적응하고 있다고 했다.

경남의 한국폴리텍대학 A 교수는 본업이 따로 있는 시간강사라 강의 촬영이나 자료 준비로 시간 내는 데 더 어려움이 있었다. 또 학생들이 강의에 집중하고 있는지 의심이 들었다. 작은 화면 속 학생들의 표정은 알 수 없었다. 또 학생들이 강의를 틀어놓고 딴짓을 하는지도 알 수 없었다.

경상대학교 철학과 B 교수는 “온라인 수업을 하기 위해서는 웹캠과 마이크 설치 등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다. 그리고 영상 녹화 시 수업에 잘못된 점이 있으면 재촬영을 고민하는 등 심리적인 압박도 있다”고 호소했다. 특히 “연세가 많으신 교수님들은 온라인 강의에 익숙하지 않아 더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에 반해 일부 교수들은 온라인 강의를 적극 활용하기도 했다. B 교수는 온라인 수업의 장점으로 ▲녹화된 강의가 기록으로 남기 때문에 그것을 개량해 더 나은 강의를 할 수 있다 ▲학생들이 미리 영상을 보고 독학을 한 후, 온라인 강의에서 질문을 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강사의 강의도 들을 수 있다는 점 등을 들었다. 또 학생들의 입장에서도 대학교를 오가면서 드는 경제적 지출을 줄일 수 있는 등 온라인 수업의 현실적 장점도 무시 못 한다고 설명했다.


◆문화예술계의 온라인 공연 추세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경남도문화예술회관과 통영국제음악당 등 대형 공연장에서도 온라인 공연으로 대책을 찾아 나서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시민들도 집에서 큰 TV로 공연을 감상하는 등 온라인 환경에 조금씩 익숙해져 갔다.

또한 ‘진해 군항제’, ‘진주 10월 축제’ 등 경남지역의 크고 작은 축제가 모두 문을 닫자 경남도는 ‘방구석 콘서트’, 진주시의 ‘방구석 1열’, 창원시의 ‘예술맛집’ 등 경남 지자체들의 무관중 공연으로 지역 문화예술인과 무대 산업 종사자들을 지원하기도 했다.

이용민 통영국제음악재단 문화예술기획 본부장은 온라인 공연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예술행정가와 기술자들(엔지니어들)이 만나서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온라인 공연에서 중요한 것은 음향과 조명 등의 기술적인 부분의 역할이 크다.

이용민 본부장은 “로컬 연주자들에게 연주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생태계 유지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모르나 이것이 양질의 콘텐츠 제공하고, 문화 창달에 도움이 되는가는 다른 문제인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도 “최근 각 지역에 떨어져 있는 오케스트라단원들이 연습 하면서 한 선생님이 비대면으로 효율적으로 연습이 가능하도록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이렇게 자구책이 생기기도 하는 것 같다”고 가능성을 던지기도 했다.

그는 “사실 온라인 공연은 연주자 입장에서도 어마어마하게 힘들고 불편하다. 무엇보다 관객들의 호응이 없기에 신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이에 적응해 가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진주시 미혼남녀 ‘가을愛 랜선에서 만나다’ 온라인 미팅 행사 모습.
진주시 미혼남녀 ‘가을愛 랜선에서 만나다’ 온라인 미팅 행사 모습.

◆경제적 효율성 무시 못 해

일부 대학교수들은 설령 코로나 시대가 끝난다고 해서 다시 예전의 시대로 온전히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언택트의 흐름은 그 장점으로 인해 코로나 시대 이전부터 시작됐으며 세계적인 흐름이라는 시각도 있다.

B 교수는 “경상대학교 철학과의 한 교수는 매 학기 온라인을 수업을 진행하기도 했다”며 “경상대학교는 가좌·칠암·통영 캠퍼스에 흩어져 있다. 칠암캠퍼스는 특히 간호 대학생들이 대부분인데 2학년 때부터 듣는 과목이 한두 개가 아니다. 그 학생들이 가좌 캠퍼스까지 시간 내서 오려면 얼마나 힘들까. 그런 실용적인 문제도 있다”고 지적했다.

경남문화예술회관 관계자는 지난 2015년부터 예술의 전당 등에서도 영상으로 공연을 제작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영상으로 공연을 볼 때 배우의 표정이나 연기를 가까이서 생생히 볼 수 있는 장점, 객석에서 보지 못했던 앵글이나 화면을 영상에서 볼 수 있는 장점 등이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공연 티켓이 비싸거나, 공연장이 멀어서 공연을 접하기 힘든 사람들에게 영상으로 쉽게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활용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지리·공간적 제약의 극복과 경제적 효율성 등으로 코로나 시대가 끝난다고 해도 온라인 문화는 더 진화될 것이란 의견이 나오고 있다. 황원식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