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칼럼-갑과 을(2)
도민칼럼-갑과 을(2)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11.26 15:11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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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선/시조시인·작가
강병선/시조시인·작가-갑과 을(2)

한동안 우리나라 국민들을 상류층, 중산층, 서민층의 3부류로 구분해 불러오고 있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는 중산층이라는 계층은 사라져 버렸다. 부유층과 빈곤층으로 나누어져서 중산층의 일부는 상류층으로 편입되고, 대다수가 빈곤층으로 떨어져 버렸다 한다. 말하자면 상류층은 갑이 되고 빈곤층은 을이 되어버린 상하(上下) 관계가 성립되어 버린 것이다.

요즘 들어 우리나라는 갑과 을의 빈부격차가 좁혀지기는커녕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는 것 같다. 국회에서는 1년에 수백 건씩 국민을 위한 법이 발의되어 만들어지기도 하고 폐지되기도 한다. 주로 갑에게만 해당되는 법안이 많고 을에게 해당되는 가난한 서민과 빈곤층 노인을 위한 복지 법을 만들기에는 인색한 것 같다. 말하자면 대체휴일제도라는 제도가 그렇다.

위에서 잠시 설명했듯이 갑이 된 쥐는 묵묵히 땀 흘리고 수고 하는 소의 뿔 위에 앉아서 손쉽게 갑의자리를 차지했었다. 묵묵히 달리기만 했던 소가 아니라면 갑의 자리를 차지했을 리는 만무했다. 을이 된 소의 덕을 본 것이다.

좋은 예로 우리나라에 을이 된 빈곤층들이 힘들어지고 있다. 그러나 갑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강 건너 불보 듯하고 있다.

노인들이 폐지를 주어 겨우 목구멍에 풀칠을 하는 노인들이 죽을 판이다. 고철이나 폐지 고물 값이 수년째 값이 떨어지더니 이제는 아예 폭락을 해버렸다. 하루 동안 폐지 줍기에 나서는 노인들이 5000원 벌기도 힘들다는 말을 들었다. 아예 폐지 줍기를 포기해 버린 노인들이 있는가 하면 생활고를 비관해 생명을 버리는 노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루 5000원 벌기는 리어카를 이용하는 70대 남자노인들이라야 그만큼 벌 수 있다 한다. 노인 할머니들은 유모차에 폐지를 주워 5000원을 벌려면 몇 번을 고물상을 들랑날랑해야 하겠는가. 폐지 1kg에 70원이면 유모차에 10kg를 싣는다 해도 700원밖에 되지 않으니 말이다.

우리나라는 선진국들의 모임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세계 경제 협력 기구인 OECD에 가입한 나라이다. 며 당시정부에서는 생색을 냈었던 적도 있었다.

그러나 국민의 인권과 복지생활과 경제문화 예술 등 모든 분야에서 앞서간다고 볼 수는 없다. 선진국들은 복지에서도 앞서가고 있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에서 불명예가 되는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많다. 국민 빈곤율과 노인 빈곤 율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하며 노인 자살률이 1위를 차지하고 있음을 인터넷에서 찾아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빈부 격차는 시간이 지날수록 벌어져만 가고 있다. 이는 바로 빈곤국민들의 생을 포기해버리는 자살로 이어지고 있다. 일제강점기 말부터 한국전쟁 때 이후인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사람들이었다면 좀처럼 부정을 저지르지 않고서는 부를 축적하기는 어렵게 살았던 사람들일 것이다. 가난 때문에 학교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이들은 갑의 위치에 있었던 고학력자들보다 훨씬 힘든 일을 오랫동안 하면서 임금은 절반 수준이다. 가난 때문에 못 배운 것도 한이 되어 살았고 힘든 일을 더 많이 했었다.

세상에서 흔히들 말하는 가방끈이 긴 사람은 갑이 되고, 가방끈이 짧은 사람은 을이 되어, 직장을 다녀도 비정규직으로 퇴직연금도 받을 수 없었다. 늙은 후에도 아파트경비원이나 청소부로 전락하여 을의 위치에서 생활고에 시달리다 자신의 목숨을 자신이 끊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빈부격차를 줄이는 것이 급선무고 복지를 향상하며 갑을관계를 해소해 나가야 한다. 빈부격차를 줄여나간다면 노인자살 국가라는 오명을 씻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는 농민들을 위해 이중 곡가제를 시행했었다. 농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정부에서 쌀을 비싼 가격으로 사서 국민에게 싸게 판다는 개념으로 보면 된다. 그리고 농민들이 농사를 지은 마늘이나 고추 같은 농산물이 값이 턱없이 오른다거나 폭락을 하게 되면 정부에서는 이를 조절해 왔었다. 만약에 가뭄이나 일기불순으로 마늘 값이 폭등한다면 외국에서 마늘을 수입을 해오기도 하고, 반대로 너무 많은 양이 생산되어 값이 폭락하면 이를 사들여 저장했다가 어느 정도 안정이 되었을 때 값이 오를 기미를 보일 때 방출해 값을 조절하는 것이 정부에서 하는 일이다. 그리고 가뭄이나 홍수 태풍으로 국민이 재해를 당하면 정부에서 보상해 주기도 한다.

이처럼 노인빈곤층에서 수집하는 고철폐지를 높은 값으로 사들여 하루수고를 보상해 주는 제도를 조심스럽게 제안 해 본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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