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3체 유감(有感)
진주성-3체 유감(有感)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12.10 16:31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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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동섭/진주노인대학장
심동섭/진주노인대학장-3체 유감(有感)

옛날 어떤 회(會)에 가입하려면 엄격한 조건이 있었다. 신규 회원이 되고자 하면 심사기준이 “그 사람 아는 체하나? 있는 체하나? 잘난 체하나?”를 심사하는데 이 3체 중 하나만 걸려도 바로 탈락이다. 회의 가입을 떠나서 살아가면서 모두가 경계해야 할 일이기에 언급해 보고자한다.

아는 것이 많고 재산도 많으며 출세를 하고서도 겸손하기는 참으로 어려운 일인가 보다. 더구나 어렵게 살았고 크게 배운 것도 없으면서 운이 좋아 부유하게 되었다면 좀 자랑도 하고 싶고 으스대어도 누가 흠잡을 이 없지마는 그 도가 지나치면 남의 손가락질을 받고 지탄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어떤 모임에 가보면 너무 아는 체하는 사람이 가끔 있다. 무슨 이야기만 나오면 툭 튀어 나와서 장황하게 말하며 다른 사람의 발언기회는 주지 않고 혼자서 열변을 토한다.

내가 아무리 아는 것이 많아도 상대편에도 발언기회를 주고 남의 이야기도 들어주는 것이 대화의 기본 예의이다. 세 사람이 모이면 1/3, 다섯 사람이 모이면 1/5 정도로 말하는 것이 기본이 아닐까. 그리고 모인 이들의 수준에 맞게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많이 안다고 해서 남이 알아들을 수 없는 어려운 문장이나 외래어를 섞어 유식한 체한다면 아무 쓸데없는 소리에 불과할 것이다.

또 하나는 있는체하는 사람을 종종 만난다. 말끝마다 “내가 있는 것은 돈밖에 더 있나”하고, 또 “나이가 드니 돈 쓸데가 없더라”라고 큰소리치기를 밥 먹듯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큰소리만 치고 자랑만 할 뿐, 1000원짜리 하나에 벌벌 떨며 친구 간에 막걸리 한 잔 못 사고 항상 남 따라만 다니니 참 한심한 노릇이다. 돈 자랑이나 안하면 예사로 보겠지만 입으로만 큰소리치니 남의눈에 나기 마련이다. 아까워서 그렇지 왜 돈 쓸데가 없겠는가.

연말 자선냄비에는 매년 익명으로 큰돈을 두고 가는 기부천사도 있고, 어려운 여건에서도 몇 1000만원의 장학금을 내는 훌륭하신 분들도 부지기수인데 돈 쓸데가 없다니 졸부의 헛소리에 불과한 것이다.

또 하나, 필요이상으로 잘난체하는 사람들도 가끔 만난다. 많이 배우고 돈도 있다면 능력 있는 것은 맞지만, 꼭 그것만으로 잘나고 남에게 존경받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잘난 체하며 허풍을 떨어도 남의 비웃음거리만 되는 사람이 있고, 겸손하고 점잖게 가만있어도 존경 받는 사람이 있는 것이니 제 것 먹고 사는 세상에 좀 있다고 그렇게 과시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회에서 좀 괜찮은 직위에 있었다고 그 직위를 평생토록 불러주기를 바라고 잘난 체하며 대우만 받으려는 졸장부(?)들은 그 허황된 꿈에서 깨어나 좀 겸손했으면 어떨까. 남에게 곱게 보이건, 밉게 보이건 자업자득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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