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죽음의 의미와 종류(22)
칼럼-죽음의 의미와 종류(22)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12.28 16:11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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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익/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토목공학과 겸임교수
전경익/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토목공학과 겸임교수-죽음의 의미와 종류(22)

로마 전성기 때 유행하던 화장(火葬)도 서기 313년 기독교가 국교로 선포된 이후부터는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 이유는 기독교는 육체의 부활(復活)을 믿었기 때문이다.

한국은 유교 문화의 영향으로 오랫동안 매장(埋葬)을 당연하게 생각해 왔지만, 한때였던 여말선초(麗末鮮初, 고려말 조선초기) 때 부모의 시신을 매장하도록 지시하였을 때 부모의 시신에 구더기가 끓도록 할 수 없다면서 거절할 때도 있었고, 화장을 권장하자 또 이때는 부모의 시신을 뜨거운 불구덩이에 넣을 수 없다고 반대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묘를 관리하는데 따른 불편함과 서구화, 핵가족화가 되면서부터는 화장하는 비율이 급속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일본은 사망 후 24시간 이내에 화장을 금지하는 법률 때문에, 3일장이 일반적이었으나 최근에 들어서는 장례의식조차 생략한 채 시신을 하루 정도 안치한 후 바로 화장하는 ‘직장(直葬)’이 확산되고 있다. 이는 장례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방편이기도 하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일본 국민의 98.89%가 화장을 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바로 불교문화의 영향으로 나타난 결과이다.

▲순장(殉葬): 왕이나 귀족이 죽었을 때, 살아 있는 신하나 종을 함께 묻거나 힌두교 문명권에서 남편이 죽어 화장할 때 아내가 함께 불 속으로 뛰어들어 죽는 풍습이다. 2014년 2월 네팔에서 개봉되어 화제가 된 영화 〈졸라(Jhola)〉는 지금도 네팔과 인도 같은 힌두교 문명권 곳곳에서 발견되는 여성 순장 풍습을 비판하는 영화이다. 일흔 살이 넘은 노인과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이십대 후반의 아내 가리마(Garima)는 남편이 죽자 마을의 풍습대로 남편의 장례식 날 화장되는 남편을 따라 불 속으로 뛰어들게 된다. 결혼식 신부 차림을 한 여주인공의 비명(悲鳴)이 화려한 음악 가운데 묻혀버리는 장면은 지금까지도 여성을 남성에게 종속된 존재로 보는 극단의 가부장(家父長)적인 문화에 고통 받는 힌두교권 여성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 주고 있다.

▲노출장(露出葬): 시신을 자연에 노출시켜서 새나 짐승의 먹잇감이 되게 하여 자연스럽게 해체를 도모하는 장례식인데 아래와 같이 구분할 수 있다. ▲조장(鳥葬): 다른 말로 천장(天葬) 혹은 신장(神葬)이라고도 한다. 이 풍속은 중국의 티베트성·청해성·감숙성·사천성·운남성 등지에 흩어져 살고 있는 티베트족 사이에서 발견된다. 이는 죽은 사람을 장지로 옮겨 독수리로 하여금 그 시체를 먹게 하는 것이다. 조장을 거행하는 티베트의 라마 승려들은 칼이나 도끼를 이용해 시체를 토막 낸 후, 이것을 가죽부대에 담아 부근의 작은 평지로 가져간 후 다시 펼쳐 놓는다. 그러면 이미 그 옆에서 오래 기다리고 있던 독수리들이 구름 떼처럼 몰려들어 아귀다툼하듯 시체를 쪼아 먹는다. 이 풍속은 처음 보는 외국인들에게 무척이나 낯설고 심지어는 끔찍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문화는 티베트 특유의 사회, 자연, 신앙 등의 환경에서 배태되어 온 결과물로서, 그 유래는 다음과 같이 설명된다. 첫째, 자연숭배설이다. 티베트족은 전통적으로 산과 하천을 신성하게 여겨왔기 때문에 이를 함부로 손대거나 훼손하는 것을 꺼려왔다. 이로부터 자연스럽게 시체를 땅에 묻는 토장(土葬)을 금기시하게 되었다. 둘째, 환경제약설이다. 티베트의 자연환경은 춥고 건조하기 때문에 화장을 할 만큼 충분한 나무가 없고 매장을 하더라도 시체가 잘 썩지 않는다. 셋째, 민간신앙설이다. 티베트족의 전통신앙 중에는 독수리를 조류의 왕으로 여기고 신성하게 숭배하는 관습이 있었다. 그들은 독수리가 인육을 먹고 하늘 높이 날아가면 사람의 영혼도 그를 따라 승천하게 된다고 믿는다. 넷째, 인도불교유입설이다. 티베트인들은 불교의 가르침에 따라 살아서는 수양과 선행에 힘쓰고 죽어서는 남은 육체를 맹수에게 먹여서 마지막 선행을 완성한다고 믿는다. ▲수장(樹葬):시신을 나뭇가지 사이에 두어 풍화되도록 하는 장례방법. 일명 임장(林葬)·괘장(卦葬)·현공장(懸空葬)이라고도 한다. 중국 북방 지역에 사는 소수민족들이 주로 사용하던 풍속이었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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