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잃어가는 도덕성
기고-잃어가는 도덕성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1.03.07 13:28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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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철호/시인·수필가
장철호/시인·수필가-잃어가는 도덕성

우리나라 배구 국가대표 자매선수가 오래전인 중학교 시절에 같이 운동하는 선수들을 괴롭히고 때렸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국가대표에서 자격이 박탈당하고 소속 팀에서 무기한 출전정지 처분을 받았다. 때를 같이 하여 남자 프로 배구 선수 두 명도 학창시설 폭력이 알려지면서 국가 대표 주전 선수 길을 잃었다. 이들은 많은 선수 들 중에 우리나라를 대표하여 뽑혀 그 운동 실력을 인정받은 선수들이다. 10년이 넘은 철없던 시설의 잘못으로 사과 하지만 도덕적 잣대에서 그 사과를 받아들이는 사람은 없다. 이들에게 능력이 있고 또한 세계에서 국위를 선양 할 기회가 있어도 비난 받아 마땅한 도덕성의 문제를 일으킨 자는 용서가 되지 않는다.

이들 뿐만 아니다. 스포츠계의 많은 선수와 감독들 그리고 전 서울특별시장과 전 부산직할시장, 전 충남 도지사 그리고 고위직 공직자, 수만 명의 가족을 둔 CEO, 이름만 들먹이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유명한 연예인까지 도덕성을 지키지 않아 회복할 수 없이 추락한 사람들이 매우 많다. 우리주변에 만연한 사회적 약자의 지위에 있는 자들에 대한 갑질 또한 가장 먼저 도덕적으로 비난 받는다.

예전에 중국에서 우리나라를 보고 동쪽에 있는 예의를 잘 지키는 나라라는 뜻으로 동방예의지국(東方禮儀之國)이라고 했다. 개척에 앞서 예의범절이 국가지탱의 기둥이 되었던 시기이다.

오늘날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예의 바른 동방예의지국 국민이라고 부르는 나라 사람이 있을까. 일부 지도자들 중에는 절대 권력을 위해 거짓과 꼼수에 얼룩진 자들이 있다고 많은 국민이 의심한다.

이런 사회에서 자라 어릴 때부터 도덕성을 배우지 않는 아이는 커서도 정직한 사람이 될 확률이 적다. 그래서 대부분 도덕적으로 비난이 뒤따르는 지도자를 신뢰하지 않고 용서하지 않는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에 인성이 나쁘고 정직하지 못하고 꼼수를 부리고 거짓말을 하는 자도 고위 공직자가 될 수 있구나하고 비난의 눈으로 보는 국민이 많다. 청문회 때 나타나는 많은 문제점이 있어 일부가 반대하여도 장관이나 청장 등에 임명되는 것을 우린 많이 보았다. 이들이 어떤 정책을 펴고 국민들에게 어떤 실망감을 주어도 그 직에서 물러나면 그만이다. 우리 온 국민은 법의 최고책임자인 대법원장만은 허위 또는 거짓 행위를 하면 안 되는 줄 알고 있다.

그런데 대법원장이 직무행위가 아닌 거짓말에 대해 사과하여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의심하는 국민들이 있다. 이들은 국민이 낸 세금으로 일한다. 그렇다면 이들 고위공직자에게는 스포츠 선수나 연예인들과 달리 철저한 직무능력자질 검중도 필요하겠지만 앞서 온 국민의 검증인 도덕성 검증이 반드시 필요 하지 않을까 싶다.

우리나라 초등학교에 ‘도덕’이란 교과서가 있었다. 그땐 조선시대의 전통적인 예의범절이 정체성을 잃어가면서 사회혼란이 예상되어 이를 바로 잡기 위해서는 도덕이란 교육이 절실히 필요했다.

그때는 도덕이란 명목아래 강제적 예절교육도 포함되었다. 그러나 변화하는 서구 선진국에서의 자유와 평등, 인간위주 교육의 새바람이 불면서 점차 그 진가가 퇴색되었다. 이로 인해 우리국민들은 일상생활에서의 예의와 예절보다 오히려 변해가는 개인적인 서구의 기사도 정신에 더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결국 예를 중시한 선비정신은 구태의연한 교육방법이 되어 ‘도덕’이란 명목의 교과서가 없어 졌다.

많은 사람들이 초등학교에서라도 도덕과 인성교육의 부활을 요구한다. 기초적인 예의 범절교육이라도 받자는 것이다. 예의는 가르쳐 주지 않아도 인간만의 마음에서 순수하게 우려 나오는 양심의 원천이다. 반면 예절은 강제성 더 나아가 지적 능력 즉 인간이 꼭 배워야 할 관계규범이다. 친절과 정직. 의뢰. 양심. 윤리. 인간다움은 도덕의 넓은 의미에 속한다. 그렇다면 도덕은 우리의 삶이라고도 할 수 있다. 도덕을 지켜야 할 가치는 곧 우리 사회를 지탱한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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