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예술이 일상으로 들어온다는 미술 전시회를 다녀와서
아침을 열며-예술이 일상으로 들어온다는 미술 전시회를 다녀와서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1.04.11 14:09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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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영숙/놀이문화연구가
채영숙/놀이문화연구가-예술이 일상으로 들어온다는 미술 전시회를 다녀와서

4월은 몸과 마음에 활력을 더해 주는 꽃들의 잔치가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꽃샘추위도 조금은 누그러진 봄은 희망을 품게 해 주는 계절이라 하지 않는가. 올해도 어김없이 초록의 향연이 펼쳐지는 산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대자연의 신비로움에 감탄하게 된다. 이번에는 자연을 예술 작품으로 승화시킨 전시장으로 향해 보았다.

코로나로 전시가 취소되거나 축소가 되지 않고 지난 9~11일까지 부산화랑협회가 주관하는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BAMA) 전시회가 열렸다기에 약속을 잡아본다. 174개의 화랑이 참가한 역대 규모의 전시라고 한다. 전시 둘째 날에는 방문객이 적을 듯하여 마스크를 장착하고 벡스코 전시장으로 나들이를 갔다.

화랑이 주관하는 전시라 소장 가치가 인정되는 기성 작가들의 작품들 위주로 전시가 구성되었던 예전과는 달리 독특한 개성을 가진 작품들도 많아 방문객의 카메라를 누르게 만들었다. 작품 옆에 매겨진 금액을 보면서 예술적 가치를 알아볼 수 있는 눈을 키우는 기회도 되겠지만 나는 미적 문외한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나기 위한 차원에서 방문한다. 많은 작품 중 두 명의 작가가 눈에 띄어 소개해 본다.

세상 유일무이함이 무색한 팝 아트 캐릭터인 웁시웁시(Oopsy Oopsy)는 에리카 킴(김현정) 작가에 의해 탄생되었다. 작가의 소개 글을 보면 빠른 경제 성장과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모든 사람들의 행복한 삶을 소망하는 마음을 담았다고 한다. 영원성을 가진 달과 태양, 구름 등에서 모티브를 얻어 레이지(Lazee), 위티(Witty), 쿨리오(Coolio)라는 캐릭터들이다.

달과 밤에서 비롯된 레이지는 느긋하고 여유로우며 판타지의 세계로 인도하고, 태양을 닮아 열정적인 위티는 질투도 많고 성취욕도 강한 캐릭터로, 큐브 형태와 컬러풀한 모니터 형태의 쿨리오는 현대적 이미지를 가진 캐릭터이다. 이들을 음악과 음식, 패션 스타일과 결합해 이야기를 이끌어낸다. 그 예로 이미 익숙한 음식인 달걀, 라면, 음료수, 초코파이, 초콜릿을 가지고 감성인 기쁨, 흥분, 우정, 미안함을 표현하고, 별자리를 새롭게 디자인해 선보였다.

현실과 환상을 결합한 그래픽 표현을 통해 향수와 열정을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 작가의 철학이라고 한다. 익숙하고 평범한 것들을 새로운 환경에서 감상하게 될 때 사람들은 새로우면서 친근한 느낌을 받게 된다. 팝 아트는 대중문화를 작품에 적응시키는 것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예비 작가 특별전에 소개된 젊은 패기를 가진 김채용 작가는 현장에서 직접 만난 작가들 중 가장 열정적으로 자기의 작품을 소개해 주어 기억에 남는다. 만약 작가의 설명을 듣지 않았다면 그냥 지나쳐 버릴 수도 있는 작품이었는데 그는 우리에게 제작 의도를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자신의 외향적인 성격 탓에 극심한 외로움을 작품으로 승화시킨 ‘1+1>2’ 작품이다.

작품은 한 사람 한 사람이 힘을 더해 어려운 현재 상황을 극복하여 잃어버린 일상을 되찾고 살아가는 이상적인 사회를 표현했다고 한다. 입체 조형물인 부등호 ‘>’는 사회를 형상화 한 것이고 낚싯줄로 매단 단추 인형은 인간의 모습을 형상화 한 것이고 이들은 보이지 않는 끝, 인연을 맺고 사는 모습을 담아내었다고 한다. 단추 인형은 버려지는 단추를 구매해서 ‘연결’과 ‘맺음’의 의미로 개성 있는 인간을 표현했다고 한다. 또한 일회성의 전시로 끝나버리는 작품이 아니라 분해와 조립이 가능하고 쉽게 소비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단추 인형 Edition 180개는 고유 번호와 신분, 성격을 부여해서 판매하고 있어 작가의 인스타그램(etal_kcy)을 통해 구입해 볼 수 있다.

코로나로 미술품 수요가 급증한 분위기도 있겠지만, 전시장 분위기는 딴 세상 같았다. 오프라인에서 직접 보고 싶어 하는 미술애호가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자리 마련을 했다는 주최 측의 안내 문구인 ‘예술이 일상으로, 시민과 함께 즐기는 미술축제’가 와 닿았다. 유명 작가의 작품들, 국보급 고미술품, 뉴미디어 작가들의 작품, 신진 작가들의 작품들, 다양한 오브제의 활용과 독특한 디자인 작품들을 볼 수 있어 힐링의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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