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아픈 동생과 나의 삶 이야기
기고-아픈 동생과 나의 삶 이야기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1.04.21 16:00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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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창/창원 한화에어로 스페이스 반장
이승창/창원 한화에어로 스페이스 반장-아픈 동생과 나의 삶 이야기

나는 창원 한화에어로 스페이스 34년째 재직 중인 직장인이다. 친동생은 2006년 당시 급성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창원에서는 치료가 어렵다는 말을 듣고 부산을 찾았으나 이 역시 힘들어 누나의 지인 소개로 서울 성모병원에 입원했다.

동생이 완쾌하기 위해선 골수이식이 필요했다. 골수기증자를 좀처럼 찾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알고 조혈모 세포기증 서약을 했다. 골수기증에 두려움이 있긴 했지만 내 동생을 꼭 살려야한다는 마음가짐으로 기꺼이 했다.

이후 성공적인 골수 이식으로 동생이 완쾌가 됐다. 하지만 동생에게 시련은 또 다시 찾아왔다. 동생은 2015년 만성신부전으로 투석을 시작했고 이번에는 신장이식이 필요했다.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나의 몸은 나만의 것이 아니다. 아내가 있고 자식들이 있다. 드라마 상황 같은 동생의 불치병으로 나의 가슴에는 하염없이 비가 내렸다.

나는 다시 동생을 살려야 한다는 내 마음은 변함이 없었다. 꼭 동생을 살려야 하는 마음으로 신장이식을 결정했다. 부산 봉생병원에서 수술이 시작되기 전 의료진으로부터 충분한 설명을 듣고 신장이식에 대한 동의서 작성하고 신장이식 수술을 했다.

힘든 긴 세월 투병을 해온 동생은 지금 함안에서 건강한 상태에서 요양중에 있으며 건강관리를 잘 하고 있다. 함께 병마와 싸우고 견뎌준 동생에게 고맙다.

요즘 세상에는 다 같은 형제라도 물질적으로 남 같은 형제들을 볼 수 있다.

동생은 “이 세상 살아오면서 형에게 잘해드린 것도 없다”고 항상 말한다. “자신을 행복한 삶을 살게 해 준 나와 형수, 조카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자주 한다. “형 나 진짜 형한테 잘하고 재미있게 살게”라고.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은 곳이 더 있다. 나에게 2개월간 병가를 허락해준 창원 한화에어로 스페이스 회사 관리자와 직장동료, 창원기계공업고등학교 동창들에게도 감사를 전한다. 그리고 용기와 응원을 아끼지 않는 나의 영원한 동반자 아내…정말 정말 고맙고 사랑한다.

인생은 동전의 양면처럼 늘 좋은 일과 나쁜 일이 번갈아 가면서 일어난다. 계속 좋은 일만 있을 수 없고, 그 반대로 한없이 나쁜 일만 일어나는 것도 아니다.

지금 인생의 바다에서 거침없는 파도가 밀려오는 상황이라고 해서 피하지 말자.

아마도 죽는 날까지 내 인생의 바다는 사납게 밀려왔다가 나가기도 하고, 큰 파도가 덮칠 수도 있을 것이다. 인생이란 큰 바다에서 방향을 잃지 말고 오늘 하루도 열심히 살아가보자. 중요한 것은 그 인생의 바다 위에 키를 쥐고 나아갈 수 있는 사람은 나 자신뿐이다. 언젠가 다시 파도가 잠잠해지니 흘러가는 대로 맡겨보자. 그런 상황에 맞서서 헤쳐 나갈 노력을 하면 파도를 멈출 하얀 빛줄기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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