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보감-어지럽고 소리가 잘 안 들리는 메니에르병
도민보감-어지럽고 소리가 잘 안 들리는 메니에르병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1.04.25 13:57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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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
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어지럽고 소리가 잘 안 들리는 메니에르병

어지럼증은 뇌졸중, 소뇌 병변, 청신경 종양, 기립성저혈압 등 다양한 내과 질환에 의해서 발생할 수도 있지만, 이비인후과 질환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귀 안쪽에 위치해 있는 몸의 균형을 담당하는 전정기관에 이상이 생겨 어지럼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지럼증 중에서도 어지러움의 양상이 주변이 빙빙 도는 느낌과 함께 머리의 움직임과 상관없이 발생하는 어지러움이라면 ‘메니에르병’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이름이 다소 생소하여 희귀질환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메니에르병 환자는 최근 5년 사이에 약 43% 증가하였고 매년 10만 명 이상의 환자가 진료를 받고 있는 질환이다.

메니에르병은 귀 안에 있는 내림프액이 비정상적으로 과다 생성되고 흡수 과정에 이상이 생겨 압력이 비정상적으로 올라가서 발생한다. 아직 그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가족력, 자가면역질환, 임신, 스트레스, 호르몬 변화, 세균 및 바이러스 감염, 알레르기, 두경부 외상, 종양 등으로 추정되고 있다. 비정상적으로 증가한 내림프액은 몸의 균형을 담당하는 전정기관과 소리를 듣는 달팽이관에 영향을 주어 메니에르병의 4대 증상인 어지럼증, 난청, 이명, 귀가 먹먹하게 느껴지는 이충만감을 일으킨다. 메니에르병은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발생빈도가 증가하지만 40~50대에서 가장 흔하고, 남성보다 여성에서 발생빈도가 높은 편이다.

메니에르병은 어지러움 증상을 보이는 다른 질환과 감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메니에르병의 어지럼증은 눈앞이 캄캄해지고 쓰러질 것 같은 빈혈의 어지럼증이나 머리의 움직임에 따라서 수분 이내로 짧게 지속되다가 머리를 움직이지 않으면 금방 증상이 사라지는 이석증의 어지럼증과는 양상이 다르다. 메니에르병의 어지럼증은 주변이 빙빙 도는 느낌으로 머리의 움직임과는 상관없이 돌발적으로 발생하고 30분에서 수 시간 동안 지속된다. 어지럼증과 함께 오심과 구토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고, 일상생활을 지속하기 힘들 정도로 심해지기도 한다. 또 난청은 대부분 한쪽에서 발생하고 처음에는 저음역대에서 심하지 않은 난청이 나타나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난청이 양쪽 귀 모두에서 나타날 수 있고, 증상이 점점 심해져 청력을 완전히 소실할 수도 있으므로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한의학에서는 귀속의 과다해진 내림프액을 ‘수독(水毒)’ 수분 정체로 인한 노폐물에 의한 것으로 보고 내림프액을 줄여주는 한약 치료를 시행한다. 또 귀 주변에 침, 약침, 뜸 치료 등을 시행하여 내이의 혈액 순환을 개선하고 전정신경계의 기능을 향상시키는데 초점을 맞춘다. 메니에르병으로 어지럼증이 반복되고 청력저하가 회복되지 않는 경우가 꽤 많은데 한방 치료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메니에르병은 과로와 스트레스가 원인인 경우가 많아 충분한 휴식과 적절한 스트레스 관리가 어느 질환보다 중요하다. 이와 더불어 저염식으로 식사를 하는 것이 좋고 술과 당분이 많은 음식도 수분의 정체를 가져올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또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카페인의 섭취, 음주, 흡연은 피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메니에르병은 완치되는 질환이 아니라 증상을 조절해 가는 질환인 만큼 조급한 마음을 갖기보다는 여유를 가지고 편안한 마음으로 생활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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