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5월 가정의 달과 효(孝)
진주성-5월 가정의 달과 효(孝)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1.05.09 14:39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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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봉스님/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
동봉스님/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5월 가정의 달과 효(孝)

5월을 가정의 달이라고 한다. 가정의 달인 5월에는 부모님이 더욱 그리워지는 것은 누구나 인지상정일 것이다. ‘효(孝)는 백행(百行)의 근본’이라는 격언은 효(孝)의 중요성을 가장 함축적으로 잘 나타낸 말이다. 이는 사람 됨됨이와 행동을 평가함에 있어 효를 잘 실천하는 사람은 모든 행동거지가 올바르고, 그렇지 아니한 사람은 행동거지가 올바르지 못 함을 의미한다.

불교에서도 부모은중경(父母恩重經)을 통해 부모님의 은혜가 한량없이 크고 깊음을 설하여 그 은혜에 보답할 것을 가르치고 있다. 부모은중경 내용에 보면 어머니가 아이를 낳을 때는 3말 8되의 응혈(凝血)을 흘리고 8섬 4말의 혈유(血乳)를 먹인다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와 같은 부모의 은덕을 생각하면 자식은 아버지를 왼쪽 어깨에 업고 어머니를 오른쪽 어깨에 업고서 수미산(須彌山)을 백천번 돌더라도 그 은혜를 다 갚을 수 없다고 했다. 부모은중경에는 은혜를 갚는 구체적인 방법으로서 7월15일의 우란분재(盂蘭盆齋)에 부모를 위해서 삼보(三寶)에 공양하고, 이 경을 간행하여 널리 보급하도록 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사회에서는 효의 정신을 찾아보기가 어려워졌다. 지금 우리 사회는 부모들은 뒷전이고 아이들이 중심이 되고 있다. 부모 생신은 조촐하게 보내면서 아이 생일에는 친구들을 초청해 근사하게 치른다. 이 때문에 대한민국 부모들은 불행하고 불쌍하다는 자조와 한탄이 쏟아진다. 경제적으로 풍족해진 젊은이들은 어르신들의 희생은 잊어버리고 자신들이 노력해서 잘살게 된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노인이 된 부모들은 외롭고 쓸쓸하다. 도회지로 떠나간 자녀들이 명절이나 어버이날에 삐죽 한번 얼굴 내밀며 간간이 전화하고 용돈만 부쳐 오는 꼴이다. 그나마 코로나19를 핑계 삼아 아예 부모를 찾지도 않고 전화 한통으로 대신한다고 한다. 그래도 이런 노인은 행복한 편이다. 1년내내 소식 한 번 없는 자식들이 적잖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효 사상은 고유의 전통문화로서 국가발전의 원동력이 되는 정신적 가치이다. 젊은이들이 효행교육을 잘 받고 올바르게 실천할 때 제대로 된 사회가 될 것이다. 잃어버린 천륜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부모은중경의 정신을 되새기고 경로효친 정신을 제대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가 명심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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