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보감-해우(解憂)를 방해하는 변비
도민보감-해우(解憂)를 방해하는 변비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1.05.09 14:40
  • 15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
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해우(解憂)를 방해하는 변비

나는 사찰을 즐겨 찾곤 한다. 사찰에 가면‘해우소(解憂所)’라고 이름 된 자그마한 공간을 볼 수 있다. 이름 그대로 ‘근심을 푸는 곳’ 이곳이 바로 화장실이다. 그만큼 배변활동이 삶의 질과 행복지수와 밀접하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근심 풀기(解憂)를 방해하는 변비는 배변 횟수가 주 2회 이하로 적거나, 1분 이상 힘을 주어도 배출이 힘든 증상을 말한다. 비록 매일 배변을 하더라도 직장에 다량의 배변이 저류하거나, 배변통, 변의를 참는 증상, 변기가 막힐 정도로 배변이 굵은 것도 변비의 증상이다. 변비는 전 인구의 5-20%가 증상을 호소할 만큼 매우 흔한 증상이며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9세 이하의 유소아와 70세 이상의 노인에게 흔히 발병한다.

변비는 갑상선 기능 저하증, 당뇨병, 치매, 파킨슨병, 다발성 경화증, 척추외상, 우울증, 거식증, 유아항문폐쇄증, 항문협착증, 대장암, 근이영양증 등의 질환으로 인한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원인이 없는 원발성 변비로 생활습관과 심리적인 영향이 크며, 대변의 대장 내 통과 시간이 지연되는 서행성 변비와 항문 주위 근육의 협조장애로 인한 직장출구 폐쇄증으로 나뉜다.

한의학에서는 식사가 불규칙하거나 과식과 폭식이 잦고, 맵고 자극적인 열성(熱性) 음식을 즐겨 먹어 대장과 소장의 진액(津液)이 말라붙고 대변이 굳고 뭉치며 통증이 동반되는 실증변비(實證便秘)와, 노화 또는 해산 및 수술 후, 병약한 환자, 땀을 많이 흘린 후 등 진액이 소모되고 기혈이 허해지며 장의 연동운동이 저하된 허증변비(虛症便秘), 위장관에 기운이 막혀 배설기능이 장애된 기체변비(氣滯便秘), 위장관이 차서 배변기능이 저하된 냉성변비(冷性便秘) 등으로 원인과 증상에 맞게 치료한다. 또한, 체질에 따라서도 변비의 원인과 양상이 다르기 때문에 태음인은 간열 꺼주는 대황, 갈근, 소양인은 위열을 꺼주는 석고, 소음인은 팔물군자탕, 태양인은 노근 등 체질에 따라 각각의 치법을 달리하여 치료하여 단순히 배변유도만 하는 것이 아닌 근본을 치료한다.

가정에서는 변비 예방과 치료를 위해 올바른 생활습관이 중요하다. 변의가 있을 때에 참지 않도록 하고 아침식후 화장실에 가는 등 규칙적인 배변패턴을 갖는 것이 좋다. 배변 시에는 변의에 집중할 수 있도록 책이나 휴대폰 보기, 흡연 등은 피하고, 너무 오래 앉아있지 않도록 한다. 매일 온수로 좌욕을 해주면 항문주위 혈액순환에 좋다. 규칙적인 아침식사는 위장연동운동을 촉진시켜주므로 효과적이다. 섬유질이 풍부한 채소와 과일, 현미, 통밀 등을 을 충분히 섭취하고 기름진 음식과 맵고 자극적인 음식, 단맛이 강한 음식, 폭식과 폭음 등은 금하며 아이스크림이나 얼음음료 등도 위장의 혈액순환을 떨어뜨리고 연동운동을 저해하므로 줄이는 것이 좋다. 수분은 하루 1.5ℓ(물컵 7~8잔)이상 섭취를 권장하며 카페인이 함유된 커피나 차, 알코올은 탈수를 조장하여 변비를 악화시키므로 금하는 것이 좋다. 운동도 변비 해소에 도움이 되는데 특히 윗몸일으키기, 누워서 공중자전거타기, 누워서 다리를 약 30도 정도 올린 상태로 버티기 등의 복근을 자극하는 운동이 효과가 좋다. 걷기, 조깅, 수영과 같이 팔다리를 움직이는 유산소 운동도 도움이 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