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결혼선물
진주성-결혼선물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1.05.10 15:01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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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
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결혼선물

코로나로 인해 생활의 변화가 많이 바뀌었는데 결혼식도 그 중 하나다. 관광버스로 평생 얼굴 한번 본적 없는 친인척 식구들을 초대했던 결혼식에서 부모님과 친한 친구들만 모여 편안하게 진행하는 스몰웨딩이나 정원 결혼식이 유행을 하고 있다.

신랑 신부 이름만 바꾸어 해 주는 주례사 대신 부모님이 며칠 밤새도록 연애편지 쓰듯 꼭꼭 눌러 쓴 눈물 담긴 축하 글과 더 잘살겠노라고 신랑 신부의 답사 글도 눈시울을 뜨겁게 하곤 한다.

잊고 있었던 친구들 자식들이 하나둘 결혼한다는 청첩장이 휴대전화로 연락이 온다. 결혼하는 아들 딸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데 축하한다고 축의금을 선뜻 은행 계좌로 보내는 것도 이상하고 그렇다고 청첩장을 보내왔는데 모른 체하기에도 예매한 경우가 생긴다.

결혼한다는 것은 한 사람의 살아온 경험과 부족함을 부부간 보완하고 서로 간 더욱 발전하는 과정에서 보람과 행복을 만들어가는 여정이라 생각한다.

부부는 사랑이라는 감정만으로 1~2년 살다 끝내는 관계가 아니다. 결혼하기까지 산 2~30년보다 더 오랫동안 둘이 의지하며 난관을 헤쳐가고 풀어가야 할 세월인데 자칫 우연히 만난 인연을 필연처럼 생각하고 사랑이라는 단어로 포장하여 출발하려는 경우가 많다.

아쉽게도 동화 속 모든 공주와 왕자는 난관을 거쳐 공주를 구하고 결혼까지만 하고 끝이 난다. 그 과정은 동화 속 이야기가 아니라 현재 모든 청춘남녀가 사랑을 얻기까지 과정과 비슷하지만, 실제 동화 속 이야기는 결혼 후부터가 실제 전쟁 같은 복잡다단한 난관들이 주어진다.

가까운 곳을 여행 가려면 준비물을 가볍게 해도 되지만 먼 곳의 여행 가기 위해서는 챙겨야 할 짐들이 많다. 결혼의 기본은 사랑이지만 그 위에 장거리 결혼 필수품에는 오랜 여행으로의 어렵고 힘든 지침에도 버텨낼 수 있는 끈기와 긍정적인 생각 흔들리지 않으려는 감정의 기복이 반드시 필요하다.

호기심 호, 좋아하다 호(好)의 감정의 엔도르핀은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마치 어린이날 사준 장난감이 오래가지 않고 새로운 폰, 새로운 차에 관심이 가는 것처럼 사람의 감정은 익숙한 것에는 관심이 없어진다.

새로운 것만 추구해서는 늘 새로운 것에만 관심이 있게 되면 과거의 물건이나 늘 익숙한 생활과 매일 마주하는 부부간에는 애정이 생길 수 없다.

남녀가 만나 결혼해서 평온한 부부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마음을 다스리는 시간과 대화가 필요하며 애정 엔도르핀을 식지 않게끔 다스리는 지혜가 필요하다.

사랑만 보고 출발해서는 일찍 지치고 멀리 가지 못한다.

부족한 경험을 상대방으로부터 ‘배우자’라는 자세로 임하고 서로 소통해야만 오랫동안 아름다운 비행을 할 수 있다.

결혼식 축의금은 그냥 돈 봉투만 보내지 말고 부부간 힘들었을 때 헤쳐 나갈 수 있는 좋은 글귀라도 적어서 보내고, 축의금이 아니라면 부부가 이야기하며 마실 수 있는 찻잔, 홍차, 보이차, 녹차 등이나 좋은 날 추억을 만들 와인도 축의금보다 더 큰 가치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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