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팔만대장경(八萬大藏經)
진주성-팔만대장경(八萬大藏經)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1.06.13 14:29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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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봉스님/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
동봉스님/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팔만대장경(八萬大藏經)

법보종찰인 해인총림 해인사에는 국보이자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팔만대장경(八萬大藏經)이 있다. 고려시대 때 부처의 힘을 빌려 몽골 침략군을 물리치기 위해 제작된 팔만대장경은 나라를 지키고자 노력한 고려의 혼이 담긴 불교문화의 정수로 꼽힌다. 고려는 거란의 침입을 막기 위해 우리나라 최초의 대장경인 초조대장경을 1087년 완성됐지만 몽골군의 침입으로 1232년 불에 타고 말았다. 이후 1236년부터 대장경판을 만들기 시작해 1251년 완성했는데 이것이 해인사 팔만대장경이다.

팔만대장경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대장경판으로 8만장이 넘는 경판에 5200만 자가 넘는 글씨가 새겨졌다. 760여 년이 흐른 지금에도 완벽한 목판으로 남아있는 팔만대장경의 우수성이 세계에 알려지며 1995년 유네스코가 팔만대장경을 보관하기 위해 지어진 건물인 ‘해인사 장경판전’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2007년에는 팔만대장경판이 세계기록유산이 됐다. 불교 문화재의 정수인 팔만대장경이 세계적인 문화유산으로 인정받은 셈이다.

노납도 팔만대장경에 대한 오래된 인연과 추억이 있다. 50여년전 해인승가대학 학인 시절 사관에 있던 경판으로 자주 인경본(印經本)을 만들어 본 경험이 있다. 인경이란 목판에 새겨진 부처님의 가르침을 종이에 인쇄해 책으로 만드는 작업을 말하는데, 대상물에 먹물을 칠하고 한지를 올려놓고 문지르는 방식으로 흔히들 탁본이라고 한다. 이렇게 인경작업을 통해서 얻은 것이 인경본이다.

해인사가 팔만대장경이 일반에 공개키로 해 관심을 모은다. 그동안 법회 등을 통해 몇몇 불자들이 팔만대장경을 친견한 사례는 더러 있었지만, 일반인들에게 전면 개방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인사는 선조들의 만든 목적과 문화재적 가치를 향유할 수 있도록 팔만대장경이 보관된 장경판전 내부 순례를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6월19일 오전 10시부터 시행하며 매주 토요일 일요일에 각각 하루 2회(오전 10시, 오후 2시) 운영한다고 한다.

팔만대장경의 일반 공개가 코로나19로 지친 국민들에게 위로와 치유를 제공하면서 국가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더 행복하고 발전된 대한민국을 염원하는 마음이 모이는 국민통합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기를 바란다. 노납도 기회가 되면 팔만대장경을 친견해서 과거의 오랜 추억을 되새길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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