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왜 장사가 안 되는지 사장만 모르고 손님들만 안다
진주성-왜 장사가 안 되는지 사장만 모르고 손님들만 안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1.06.14 14:15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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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
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왜 장사가 안 되는지 사장만 모르고 손님들만 안다

쉴 시간도 없이 일을 하다보면 제때 점심을 먹기가 쉽지 않아 국수나 국밥으로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 커피숍만큼이나 국수집과 돼지국밥 식당이 많지만 그중 한두 군데 식당에만 자주가게 된다.

편안한 의자와 쾌적한 식당이 있는 것도 아니고, 요즘 같은 코로나 방역 의무 지침이 무색하리만큼 옆 테이블과 거리가 1미터도 안된 좁은 공간에서 때론 다른 손님과 겸상까지 해야 하고 바쁜 시간에는 30분 정도는 서서 기다려야 겨우 점심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식당에 가는 이유는 맛있고 편해서다.

식당의 첫 번째는 무조건 맛있어야 한다. 맛있다는 것은 재료의 본질적인 향이 풍부하고 입안에 넣었을 때 맛의 다양성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 국수는 멸치의 은은한 향과 다른 재료 육수의 감칠맛과 면의 적당한 식감과 부추와 고명의 조화가 적당히 어우러져야 맛있는 국수라 할 수 있다.

그 다음은 친절한 서비스다. 음식과 음료를 먹고 마시는 곳의 친절함은 음식의 감칠맛을 내는 MSG같은 존재다. 감칠맛을 내기 위해 많은 재료와 숙성과 새벽부터 긴 노동의 시간이 사용하고 감칠맛이 빠진 음식은 두 번 다시 가지 않는다.

훌륭한 감칠맛 서비스는 맛있는 음식을 더 맛있게 느껴지게 하고 맛이 다소 부족하게 느껴지더라도 기분 상하지 않은데, 음식은 아주 맛있고 훌륭한데 서비스할 때 퉁명하게 하거나 표정이 어둡다면 음식을 먹기 전부터 식욕이 떨어지게 되어있고 감칠맛을 느낄 수 없기에 맛이 밋밋하고 거칠고 육수가 짜거나 싱겁게 느껴지게 된다.

진주는 교통이 혼잡하지 않고 도로 상황이 좋아 끝에서 끝으로까지 이동하는 시간이 30분이면 되기 때문에 맛집 식당을 찾아가서 먹기에 문제 될 게 없다.

즉, 사람들이 잘 보이는 곳 대로변에 간판을 내걸고 비싼 임대료를 주지 않아도 맛과 서비스에 집중하면 많은 손님이 찾아오게 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

맛있는 음식은 흉내 낼 수 있는데 잘하는 서비스는 흉내가 어렵다. 밝고 큰 목소리를 내어야 하고, 손님들의 민원에 흔들림 없는 강한 정신을 부여잡고 대화를 해야 해서 평생 습관화된 자신의 행동과 습관 생각을 고쳐지지 않는 이상 손님들에게 일정한 서비스 제공이 어렵다.

진정 맛있다고 자신하는데 손님이 없다면 서비스할 때 자신의 말투와 행동을 다른 사람으로부터 촬영을 부탁하거나 스스로 확인해봐야 한다.

실내 인테리어 바꾸거나 테이블과 의자 교체한들 소용없다. 제일 중요하고 돈 들어가지 않는 서비스만 바뀌어도 매출은 올라간다. 장사 안 되는 사장은 늘 이런 말을 한다. “우리 집 음식 정말 맛있는데…왜? 손님들이 몰라줄까?”왜 장사가 안 되는지는 사장만 모르고 손님들만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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