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봉스님/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
동봉스님/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하지(夏至)절기상으로 오늘(6월21일)이 하지(夏至)다. 하지는 1년 가운데 낮의 길이가 가장 긴 날이다. 이날은 새벽 5시도 안 되어 훤하게 밝아오는 아침 기운이 힘차고, 저녁 8시까지 붉은 광채가 남아있는 날이다. 하지에 해가 떠 있는 낮 시간은 14시간35분이 넘는다. 밤 시간(9시간25분)보다 5시간 넘게 길다.
하지가 지나면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시기인 삼복(三伏)이 다가온다. 무더운 여름철 삼복은 화기(火氣)가 가장 높아 과잉열기로 인해서 모든 생물을 지치게 하는 때이다. 복(伏)자는 사람 인(人)변에 개 견(犬)자로, 사람이 개처럼 축 늘어져 엎드려 있는 형상을 본뜬 글자다. 한마디로 삼복더위에는 사람이고 개고 축 늘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갈수록 뜨거워지는 여름은 지구온난화의 영향 때문이다. 여름이 시작되는 주기도 빨라지면서 봄이 사라지면서 숨 막히는 더위는 여름철 당연한 현상이 되고 있다. 무더위가 빨리 시작되고 폭염일이 더욱 늘어나는 만큼 기후변화에 체계적으로 대비하는 것이 절실하다. 행정기관에서 폭염대책을 수립해 이행하고 있어 안심은 되지만, 폭염대응에도 취약계층은 사각지대로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폭염이 지속되면 어르신과 장애인 등 취약계층의 건강이 가장 걱정스럽다. 이들은 전기요금 걱정으로 선풍기조차 맘대로 틀지 못한다. 취약계층이 무더위 속에 속수무책으로 방치되면 불상사로 이어질 수 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도모하면서도 폭염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다각적인 대책이 필요한 이유다. 행정기관은 폭염 사각지대는 없는지 꼼꼼히 살펴야 할 것이다.
폭염은 불편한 것이 아니라 위험한 것임을 깨달아야 한다. 시민들 스스로 폭염 속에서 자기보호를 위해 건강수칙을 잘 지키고 자녀들은 틈틈이 부모님께 안부 전화를 드려서 폭염에 부모님들이 잘 시내고 계신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어르신들은 약한 존재다. 한여름에 더위 먹지 않도록 모두가 신경을 썼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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