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하지(夏至)
진주성-하지(夏至)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1.06.20 14:45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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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봉스님/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
동봉스님/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하지(夏至)

절기상으로 오늘(6월21일)이 하지(夏至)다. 하지는 1년 가운데 낮의 길이가 가장 긴 날이다. 이날은 새벽 5시도 안 되어 훤하게 밝아오는 아침 기운이 힘차고, 저녁 8시까지 붉은 광채가 남아있는 날이다. 하지에 해가 떠 있는 낮 시간은 14시간35분이 넘는다. 밤 시간(9시간25분)보다 5시간 넘게 길다.

하지가 지나면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시기인 삼복(三伏)이 다가온다. 무더운 여름철 삼복은 화기(火氣)가 가장 높아 과잉열기로 인해서 모든 생물을 지치게 하는 때이다. 복(伏)자는 사람 인(人)변에 개 견(犬)자로, 사람이 개처럼 축 늘어져 엎드려 있는 형상을 본뜬 글자다. 한마디로 삼복더위에는 사람이고 개고 축 늘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 이후에는 폭염이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돼 어르신들의 건강이 걱정스럽다. 근래에는 더욱 심해지는 열돔 현상으로 큰 홍역을 치른 바 있어 올해도 폭염 걱정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폭염이 몰아치게 되면 홀로 사는 어르신을 비롯한 취약계층의 피해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여 우려스럽다.

갈수록 뜨거워지는 여름은 지구온난화의 영향 때문이다. 여름이 시작되는 주기도 빨라지면서 봄이 사라지면서 숨 막히는 더위는 여름철 당연한 현상이 되고 있다. 무더위가 빨리 시작되고 폭염일이 더욱 늘어나는 만큼 기후변화에 체계적으로 대비하는 것이 절실하다. 행정기관에서 폭염대책을 수립해 이행하고 있어 안심은 되지만, 폭염대응에도 취약계층은 사각지대로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폭염이 지속되면 어르신과 장애인 등 취약계층의 건강이 가장 걱정스럽다. 이들은 전기요금 걱정으로 선풍기조차 맘대로 틀지 못한다. 취약계층이 무더위 속에 속수무책으로 방치되면 불상사로 이어질 수 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도모하면서도 폭염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다각적인 대책이 필요한 이유다. 행정기관은 폭염 사각지대는 없는지 꼼꼼히 살펴야 할 것이다.

폭염은 불편한 것이 아니라 위험한 것임을 깨달아야 한다. 시민들 스스로 폭염 속에서 자기보호를 위해 건강수칙을 잘 지키고 자녀들은 틈틈이 부모님께 안부 전화를 드려서 폭염에 부모님들이 잘 시내고 계신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어르신들은 약한 존재다. 한여름에 더위 먹지 않도록 모두가 신경을 썼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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