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의 지역 기여
대형마트의 지역 기여
  • 이선효
  • 승인 2011.07.07 1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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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6월 30일 현재 진주시 인구는 33만5086명이다. 도시와 농촌이 혼재해 있는 지역특성상 도심지역인구는 전체인구의 절반정도로 보면 된다. 이런 규모의 진주시내에 대형유통업체는 갤러리아백화점과 홈플러스, 이마트, GS슈퍼마켓, 탑마트 4개 지점 등 모두 8개가 영업을 하고 있다. 이들은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지역상권을 잠식했다. 중소영세상인의 설 자리는 당연히 사라지고 있다. 전통적 지역상권은 이미 붕괴됐다고 해도 지나친 표현이라 할 수 없다. 이것이 진주지역 유통산업의 현주소다.
이들 대형유통업체의 연 매출은 각 평균 1000억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총 매출액 중 직원임금, 영업비용, 지방세 등 30~40%를 제외한 60-70%에 이르는 돈은 이들 업체의 본사가 있는 서울과 부산 등 역외로 유출된다. 대부분 판매대금은 당일 본사로 송금되는 시스템으로 운영돼 이들 대형유통업체가 지역자금의 역외유출 통로가 되고 있다. 기존에 지역상권이 가졌던 지역의 산물과 돈의 지역환류가 사라져 버린 것이다. 당연히 지역경제에 매우 심각한 영향을 미쳐 그 악순환은 점차 심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지역에서 막대한 이익을 창출해 가는 이들의 지역에 대한 인식은 형편없다. 시민·사회단체는 이들의 지역 무시와 외면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고 지적한다. 지역기여의 잣대가 되는 하나인 지역업체 입점 및 지역산물 납품은 형식에 그치고, 이들이 지역에 진출하면서 내세운 고용창출도 속내를 들여다보면 실망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장학금이나 기부금, 후원금 등의 지역기여도 크게 들어본 적이 없다. 사실상 지역사회와는 발길을 끊고 이윤창출에만 골몰하고 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사정이 이렇자 지역중소유통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물론 뜻있는 시민들은 분노할 수밖에 없다.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보호를 위한 대형유통업체의 영업시간 제한과 입점을 규제하는 관련법 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여론에 밀린 지자체도 골목상권을 지킬 방안마련에 나섰다. 전국적으로 대기업이 경영하는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이 지역 상권을 초토화시킨다며 입점을 막는 활동을 다양하게 벌이고 있다. 진주의 경우 SSM입점은 전통시장에서 직선거리 500m 이내는 제한한다는 조례를 만들기도 했다.
이 조례가 SSM의 입점을 제한하고 지역 전통상권을 보호할 수 있다고 보는 사람은 어느 누구도 없다. 한마디로 웃기는 일이다. 기존에 무더기로 들어섰고, 또 추가로 들어서는 것을 막을 수 없다면 실질적인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 그래서 진주지역 시민사회단체가 대형마트의 현지법인화를 관철시키기 위한 활동에 착수했다. 바람직한 방향이다. 이 일이 관철되면 지역상품 구매를 비롯한 지역 장학사업, 환원사업 등을 하겠다고 약속해놓고 나몰라라 하고 있는 대형마트에 대한 대안이 될 것이다.
대형유통업체들이 지역에서 많은 수익을 올리는 만큼 그에 상응하는 지역기여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모쪼록 진주 시민사회단체의 운동이 지역 소상인의 판로제공 및 상권보호와 대형유통업체들의 지역기여·공헌을 이끌어 내길 응원한다. 대형유통업체들도 그들의 진출로 지역 중소유통업자들이 고사한 만큼 이윤의 사회환원이라는 책무를 깊이 인식해야 한다. 대형유통업체 자체가 기본적으로 지역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계속 지역민을 홀대하면 뻔한 결과가 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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