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철 안든 나이 50
진주성-철 안든 나이 50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1.06.28 15:34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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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
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철 안든 나이 50

중1 자식이 부모에게 ‘아픈 사람들을 치료해주고 싶어 의대 들어가고 싶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라고 묻는다면 부모는 의과대학 들어가는 방법에 대해 관련된 학원 강사나 주변 지인들의 경험자들이나 전문가를 찾거나 다양한 방법으로 찾아보게 될 것이다.

50대를 넘어 은퇴하거나 희망퇴직 권고 퇴직 등으로 새로운 직장이나 직업을 선택해야 하는 제2의 인생의 출발점에서 종이 한 장 설명서를 읽어 보거나, 몇 십분 사업 설명만 듣고 가맹 계약하거나 새 사업을 시작하는 것을 자주 접하게 된다.

자식의 미래에 대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몇 날 며칠을 고민하고 수십 명의 관련된 사람들을 만나보고 전문가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도 고민해서 결정을 내리는데, 정작 본인의 미래에 대해서는 철저한 분석보다는 본인의 살아온 경험만으로 판단하고 결정을 내리게 된다.

어렸을 적에는 세상에 새로운 것이 많아 호기심을 갖게 되는데 어른이 되면서 많았던 호기심이 일상화되고 모든 것을 아는 것처럼 생각이 굳어지게 된다. 철들지 않았을 때는 새로운 사회와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서 나타나는 부족함일 수 있지만, 불혹(不惑) 나이 40살은 ‘세상일에 정신을 빼앗겨 갈팡질팡하거나 판단을 흐리는 일이 없게 되었음을 뜻’ 하는 것이지만 철들지 않은 나이가 아니라 철이 굳어 더 이상 변화를 싫어하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이 느리며 늘 해오던 익숙함에 적응되어 생각과 마음 신체 모든 것이 자신의 생각과 판단 결정이 우선이고 전문가의 말도 잔소리로 해석해서 믿으려 하지 않는다.

담금질할 수 있는 철들 나이에는 가능성이 있지만, 철이 굳고 녹슨 나이 50살 이상이 좋은 이야기나 충고라도 자신의 기준과 다르면 그릇에 채우지 못하고 넘쳐 흘려버리게 된다.

40대 이전의 카페창업을 보면 커피의 이론적인 지식을 많이 담으려고 하는데, 40대 이후의 카페창업은 매장 크기에 관심이 많다. 커피 배움의 실력보다는 가진 자금에 따라 상권의 위치가 좋거나 10평 미만의 작은 매장이라도 쉽게 시작할 수 있는 것을 선호한다.

커피시작 17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오픈하고 폐업하는 과정을 보면서 가장 먼저 폐업하는 사람들은 배움이 부족한 50대 이후의 창업자들이다.

생각이 갇혀있나 보니 근처에 새로운 신상 카페가 생기게 되면 대처할 수 있는 무기나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체력을 키우질 못하다 보니 가벼운 잽 같은 펀치에 KO 당하는 것을 너무 많이 보았다.

창업을 준비한다면 평수나 쉬운 업종에 집중하면 50대다. 고로, 가장 빨리 폐업하는 나이라는 것이다. 기분 좋은 이야기만 듣고자 해서는 안 되고 질문을 ‘장사가 안 될 때 어떻게 해야 합니까?’라는 자꾸 던져서 다양한 방법의 무기를 갖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50대면 평균수명까지는 30년은 더 일할 수 있다. 50대에 망하면 나머지 남은 인생은 아름다운 노후는 없어지게 되니 창업에 대해서는 고3 자식이 대학 학과 선택하는 마음으로 철저하게 분석하고 물어보고 확인하고 검증하고 나서 결정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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