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동섭/진주노인대학장
심동섭/진주노인대학장-가호서원 달빛소나타전국에 산재해 있는 향교나 서원은 대부분 목조건물로써 대부분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목조 건물이다 보니 무방비로 화재에 노출되어있고 서까래가 상하고 기와지붕이 비가 새고 하여 그 보수비에 많은 예산이 투입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 반면 대부분 사람이 살지 않고 비어있는 공간이라 문화재청에서는 근래에 ‘향교 서원활용사업’을 추진하여 옛날의 목적에 부합하는 사업을 했을 때, 예산을 지원하며 문화재를 활용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진주시 이반성면에 위치한 가호서원은 이 사업에 응모하여 가호서원 논어학교(교장 정기민)를 운영하는가하면 매년 음악회, 전통혼례, 꼬마의병장체험, 종부와의 대화, 제례, 인문학 강좌 등 많은 사업을 실시하여 서원 본연의 업무를 충실히 담당하고 있다.
가호서원은 농포 정문부 선생을 모신 서원으로, 임진왜란이라는 국난을 당해 왜장 가토 기요마사가 2만 병력을 이끌고 조선을 침공했을 때, 농포 정문부 장군이 함경도 길주에서 의병 3000명을 모집하여 대파한 전투로 이를 북관대첩이라 한다. 이북에서는 이 전투를 임진 3대첩중의 하나라고 하며 이 전투의 전승기록을 북관대첩비에 새겨 북한국보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지난 26일, 가호서원에서는 가호서원 논어학교가 주관하고 문화재청과 경남도, 진주시가 후원하는 호국보훈의 달 기념음악회가 비대면으로 열렸다.
선비들이 모여 한문 경전을 공부하는 “서원에서 무슨 음악회?” 하며 의아해 하는 분도 있을 수 있지만 공자님께서도 예(禮)와 악(樂)을 매우 중요시 하셨다.
6·25를 하루 넘긴 호국 보훈의 달에, 임진왜란이나 6·25나 나라위해 몸 바친 호국영령들의 숭고한 뜻을 기리고, 그 영혼을 위로하며 그 정신을 이어 나가기 위한 결속을 다지는 이 자리는 매우 뜻깊은 행사가 아닐 수 없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비록 비 대면으로 진행했지만 유튜브로 생중계하고 문자멧세지로 많은 홍보가 되어 많은 분들이 참여했다.
열이레 둥근달이 교교히 비치고 소슬바람이 옷깃을 스치는 여름밤, 조국위해 몸 바친 선열들을 그리며 그 역사를 되돌아보면서 쓰라린 ‘대한민국의 역사를 잊지 않겠습니다’로 시작한 ‘달빛 소나타, 음악에서 조화를 배우다’ 라는 타이틀로 기획한 음악회는 많은 시청자의 감동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때로는 고요한 정적에 잔잔한 물결이 이는가 싶더니, 늴리리야와 아리랑에 어깨가 들썩이고 이내 천지가 진동하고 경쾌한 음률에 정신이 혼미해졌다. 마치 전쟁의 포화 속 아수라장의 절규처럼 6월의 밤하늘에 메아리쳤다.
이날의 음악회엔 전 성균관장인 가호서원 김영근 원장과 류계현 도의원도 함께하여 먼저가신 임들의 숭고한 충절을 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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