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경상도 사투리
진주성-경상도 사투리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1.07.08 13:57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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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동섭/진주노인대학장
심동섭/진주노인대학장-경상도 사투리

조선팔도에는 각각 지역특색과 사투리가 있는데, 아무리 표준말이 있고 오랜 세월이 흘러도 좀처럼 변하지 않고 그 지역 말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필자는 순수한 경상도 토박이로써 군대생활을 제외하고는 고향을 떠나본 적이 없다. 군대생활을 할 때 필자의 별명은 ‘에나’였다. 고참병들이 부를 때는 이름대신 “어이~에나!”하고 불렀다. 그러나 순수한 우리말이기에 기분이 나쁘거나 거부반응이 없이 그대로 받아들였다.

요즘 가끔 학생들이나 유림단체에서 강의를 할 때도 사투리를 많이 쓰는 말투 때문에, 반말 한다는 오해를 받을 때도 있는데, 미리 해명을 하곤 한다.

그러나 우리 경상도 말은 투박하고 억세기는 해도 박력이 있고 그런대로 또 정감이 가는 말이다. 우스갯소리겠지만 우리말에 얽힌 에피소드를 들어보자. 베트남 전쟁이 한창일 때 파월부대에서 작전수행 중 베트콩들의 기습을 받자 앞서가던 경상도 중대장이 “수구려!” 하고 명령하자, 경상도 군인들은 납작 엎드려 위기를 모면했으나 그 말을 못 알아들은 타 지역 병사들은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잠시 뒤 또다시 같은 상황이 발생하자 중대장은 “아까 맥키로!”하자 역시 같은 일이 발생하였다고 한다. 사투리에 얽힌 참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요즘에야 각 시·도에 교육대학이 있어 타 지역에 발령 나는 일이 드물지만 옛날 경상도출신 초등학교 교사가 서울로 발령을 받아 첫 수업이 시작 되어 ‘연못 속의 작은 생물들’이란 단원을 가르치게 되었다. 생물들의 그림을 보여주며 선생님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연못 속에 작은 벌거지들이 억수로 많제~, 그쟈?” 아이들이 의아한 표정으로 선생님을 바라보며 “선생님!, 벌거지와 억수로가 무슨 말입니까?” 하고 물으니 선생님은 “그것도 모르나???, 벌레가 쌔-삐릿~따 는 뜻 아이가~?” 아이들이 또 눈을 깜빡거리며 “선생님~!!, 쌔-삐릿따는 말은 무슨 뜻인데요?” 경상도 선생님은 참 답답해졌다.

“그것은 수두룩 빽빽하다는 뜻이야. 다시 말해서 항~거석 있다는 말이다” 그래도 이해를 못한 아이들은 선생님께 다시 물었다. “선생님, 수두룩 빽빽과 항거석은 또 무슨 말입니까?” 그렇게 설명을 자세하게 해 주었는데도 아이들이 이해를 못하자, 답답함이 머리끝까지 오른 선생님은 다음과 같이 외쳤습니다. “이~바보들아~! 연못 속에 작은 생물들이 천지 삐까리 있다! 이 말 아이가! 쪼깨는 못에 생물들이 쌔삐릿다카이…야~ 너거덜…와 이리 티미하내? 쏙 뒤비진데이…!”

속이 뒤비지는 것은 선생님뿐이 아니고 이유 없이 꾸지람을 듣는 학생들도 마찬가지일 텐데, 참 정감 가는 사투리가 웃음 짓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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