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삼복(三伏)더위
진주성-삼복(三伏)더위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1.07.11 14:26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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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봉스님/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
동봉스님/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삼복(三伏)더위

어제(7월11일)가 초복(初伏)이었다. 초복은 삼복(三伏)의 시작으로 중복(中伏 7월21일) 말복(末伏 8월10일)으로 이어진다. 하지 이후 셋째 경일(慶日)을 초복, 넷째 경일을 중복, 입추 이후 첫째 경일을 말복이라 한다. 경일(慶日)은 일진(日辰)을 정하는 60간지 중 경(慶)자가 든날을 가리킨다. 삼복이 시작되면 무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혹서기(酷暑期)로 접어들게 된다.

복날은 열흘 간격으로 들기 때문에 초복에서 말복까지 20일이 걸린다. 이처럼 20일 만에 삼복이 들면 매복이라 한다. 하지만 말복은 입추 뒤에 오기 때문에 만일 중복과 말복 사이가 20일 간격이면 달은 건너 들었다 하여 월복(越伏)이라 한다.

복날은 장차 일어나려던 음기가 양기에 눌려 엎드려 있는 날이다. 한자로 복(伏)자는 ‘엎드릴 복’자인데 사람이 개처럼 엎드려 있는 형상이다. 삼복에 ‘엎드릴 복’ 자를 쓰는 것은 가을이 오다가 강렬한 여름기운에 굴복한다는 뜻에서라고 한다. 즉 여름철의 더위 기운이 다가올 가을철의 서늘한 기운을 제압해 굴복시켰다는 얘기다.

우리 선조들은 삼복이 돌아오면 강이나 개천에서 물고기를 잡는 천렵을 즐겼고 탁족(濯足)이라 해서 차가운 물에 발을 담가 무더위를 달랬다. 삼복에 궁궐에서는 각 관청에 특별 하사품으로 얼음을 나눠줬다고 한다. 요즘은 얼음이 지천이고 냉방기까지 갖췄으니 더위를 무작정 두려워할 이유는 없다.

동국세시기에는 탁족을 하면서 먹었다는 별식을 소개하고 있는데, 개장국은 물론이고 국수 닭고기 돼지고기 호박 청채 등으로 여러 음식을 만들었다고 한다. “복허리에 복달임한다”라는 말은 고기를 먹고 원기를 북돋아 복더위를 물리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삼복더위가 시작되면 가장 걱정되는 것이 어르신들의 건강이다. 어르신들은 혹서에 취약하기 때문에 자칫하면 더위를 먹고 건강을 해치기 십상이다. 특히 빈곤층 어르신과 홀로 계신 어르신들은 혹서에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어 행정기관과 사회단체의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어르신들이 무더위 속에 속수무책으로 방치되면 불상사로 이어질 수 있다. 코로나19가 근절되지 않아 무더위 쉼터 운영도 쉽지 않은 현실을 감안하면 폭염에 대비한 철저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우리 모두 삼복더위를 잘 이겨내면서 취약 어르신들의 건강에도 관심을 기울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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