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세대간의 갈등을 줄여보자
칼럼-세대간의 갈등을 줄여보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1.08.24 17:34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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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진주 문산 여래암 주지

범산스님/진주 문산 여래암 주지-세대간의 갈등을 줄여보자


현대처럼 급변하고 있는 사회에서는 그 변화를 따라가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시대의 변화 속에서 고리타분한 구시대적 사고로 대인관계를 하면 살아날 길이 막연한 것이다.

우리의 과거는 바꿀 수가 없지만, 현재는 마음먹기에 따라 얼마든지 바꿀 수가 있다.

세상의 변화속도가 너무 빨라 깜박하는 순간, 그 회전축에 휘감기는 날 허망하게 망가지게 된다. 세상을 잘 살려면 남의 말에 끌려 다니거나 동요되지 말아야한다. 현재의 위치에서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며, 무소의 뿔처럼 묵묵히 앞으로 나아갈 때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작은 물방울이 모여 강이 되고, 바다를 이룬다. 자신의 일이 시작은 비록 미약하더라도 분투노력만 지속하면 언젠가는 그 분야의 태풍의 눈이 될 수 있다. 현대사회는 너무 많은 편 가르기를 하기 때문에 항상 시끄럽다. 남녀노소, 부자와 가난한자, 보수와 진보, 지역별, 등 다양한 편 가르기 속에 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며 국민들의 판단을 흐리게 한다.

이럴 때 일수록 우리는 합리적사고와 자애로운 마음으로 ‘서로 다름’을 인정해주고 포용해주어야 한다. 서로에 대한 증오의 감정을 부추기는 것은 만취 운전행위와 같은 것이다.

특히 세대갈등에서 어른들은 젊은 세대를 향해 싸가지 없다 말하고, 젊은이들은 어른들을 향해 늙은 꼰대라 부른다. 문제는 어른들이 농경사회의 낡은 사고를 버리자는 것이다.

그래야 시대의 변방으로 내몰리지 않는다. 장유유서(長幼有序)도 좋지만, 그런 말을 내뱉는 순간, 한심한 늙은이로 전락한다. 나이 많은 분들은 그동안의 파란만장한 인생경력을 활용하여 상인 앞에서는 상인처럼, 교수 앞에서는 교수처럼, 노동자 앞에서는 노동자처럼, 신세대들 앞에서는 신세대처럼, 자신과 더불어 모두와의 협력과 조화 속에 살아가야한다.

젊은이들 하는 일에 간섭하지 말고, 격려해주는 정도로 그쳐주자. 월남(月南)이상재 선생께서는“내가 청년이 되어야지, 청년더러 노인이 되라고 해서야 되겠는 가”라고 하셨다.

어른들이 젊은이들을 향하여 아낌없이 응원해줄 때 그들도 어른들을 깍듯이 모시게 된다. 어느 시대나 젊은이들은 당돌하다. 그것은 자신감 넘친 것이 청춘의 징표이자 특권이며 훈장이기 때문이다. 어른들은 젊은이들의 병풍역할과 바람막이로서 만족해야한다.

신세대들의 성공을 아낌없이 지원하고, 응원해주는 것은, 일선에서 밀려나 쓸쓸한 뒷방퇴장이 아니라, 잔잔한 미소와 느긋한 마음으로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넉넉함의 행복인 것이다.

기성세대들은 젊은이들을 강가에서 놀고 있는 어린아이들처럼 불안하게만 보지말자.

어리석은 사람일수록 나는 옳고 너희들은 다 틀렸다며, 스스로의 판단만으로 단죄하려든다.
가끔 일부어른들 중에서는‘내가 누군데 감히’ ‘내가 과거에 무엇 했던 사람이야’라며 큰소리치지만, 오늘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자기 혼자만의 생각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정승판서 사귀지 말고 제 입이나 잘 닦으라는 말처럼, 나이 들수록 말수를 줄이고, 주변의 달콤한 말보다는 쓴 소리를 귀담아듣고, 젊은이들의 말에도 귀를 잘 기울여주도록 하자.

지혜가 뛰어나고 똑똑한 사람도 상대의 말을 자세히 듣지 않으면, 그 실상을 정확히 알지 못하므로, 이는 마치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한 것과 같은 것이다.

과거에 매달려 우쭐하고 교만하게 허세부리는 것은 오히려 자신을 꼰대로 만들게 된다.

어른들 중에는 과거가 살기 좋았다며, 현재의 삶을 불만하고, 미래는 더욱 나빠질 것이라 전망한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세대 간 갈등은 자식들의 성장을 부모가 인정하지 않는 데서 온다. 어른들이 조용하게 세상의 변화를 받아들일 때 세대 간의 갈등은 줄어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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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 유튜브 채널: https://www.youtube.com/channel/UCJS92uFeSxvDzKJMRUi2L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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