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생각의 폭을 넓혀가자
칼럼-생각의 폭을 넓혀가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1.09.14 17:46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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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진주시 문산읍 여래암 주지

범산스님/진주시 문산읍 여래암 주지-생각의 폭을 넓혀가자


나쁜 짓 많이 하며 살아간 사람은 멀리하고, 착한일 많이 하고 살아간 사람을 가까이하자. 자신은 나쁜 짓 많이 하면서, 착한 사람을 흉보는 그런 사람을 가까이한 것은 망할 징조다.

늦잠이나 즐기며, 항상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것을 좋아하고, 게으르며, 화 잘 내는 것은 자기인생을 망칠 징조다. 사람마다 내면에는 기구한 곡절이 많이 있음으로 겉만 보지말자.

억울하게 누명을 뒤집어쓰고 감옥에서 고통 받고 있는 사람도 없지 않는 것이다. 그러므로 감옥에 있는 사람이라고 덮어놓고 미워하거나, 전과자라며 흉보지도 말아야한다.

살인 누명을 쓰고, 20년 가까이 억울하게 감옥살이를 한 사람도 있다. 그 분은 지금도 생존해 있다. 비록 살인자라고 낙인찍힌 사람도 그 진실을 눈여겨보고 생각의 폭을 넓혀서 그들에게도 조용하게, 자비심을 베풀 기회를 가져보자. 무조건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말자.

우리는 등산길에서 눈앞에 독사가 나타나면 깜짝 놀라 도망가겠지만, 땅꾼에게는 횡재 할 절호의 순간이 된다. 사람을 죽이면 누구나 살인죄로 혹독한 형벌을 받겠지만, 전시도 아닌데 사람을 죽이고 나면 수고했다며 위로 받는 사람도 있다. 바로 사형집행관이다.

남녀화장실을 아무 때나 마음대로 드나드는 특권을 가진 사람은 청소부 아주머니들이다.

세상은 이런 것이다. 그러니까 두루두루 생각의 폭을 넓혀가면서 항상 웃는 얼굴로 만나는 사람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비결을 연마해나가자. ‘법구경(法句經)’에는 “만일 조금 들어 아는 것이 있다하여, 스스로 대단한 체하며 남에게 교만하게 굴면, 이는 장님이 촛불을 잡은 것 같아 남은 비추어 주면서 자신은 밝히지 못 하네”라며, 교만한 자를 장님에 비유한다. 나와 내 가족일이 아니라며, 세상일에 눈 감고 귀 막지 말자. 나 홀로 잘살 수 없다.

아프카니스탄 사태나, 미얀마 사태를 눈여겨보면 모두 함께 잘 살아야지, 나만 홀로 잘 살수 없다. 사람들이 스님들을 ‘부모형제와 세상을 등진 냉정한 사람’으로 알고 있는 것도 착각이다. 스님들은 초면의 사람에게도 도움을 준다. 그런데 왜 부모형제와 세상을 등졌겠는가?

스님들은 모든 사람들의 고통을 공감하는 깊은 자비심으로 탐욕 심을 버리고 남을 음해하거나 남에게 손해를 끼치지 않고, 중생제도를 위한, 간절한 마음으로 세상의 고통과 슬픔을 함께하고 있다. 검소함이 뼛속까지 깊이 박혀 사치를 모르고 겸손한 자세로 베풀기를 즐기며, 남에게 도움을 주며 살아간다. 물질적으로는 가진 것이 없어도 가난하지도 않다.

오히려 믿음과 계행의 재산, 자신의 부족함을 알아서 매일 공부하는 배움의 재산, 보시의 재산, 눈에 보이지 않는 공덕의 재산과, 지혜의 재산 등 많은 재산을 가지고 있어서 행복하고 넉넉하다. 부처님께서는 ‘자등명 법등명하라’하셨다. 자신과 법을 등불 삼고 삿된 것에 물들지 말라하셨다. 우리는 남들보다 더 정직하고, 도덕적, 윤리적인 삶을 살아가야한다.

항상 주변을 돌아보고 이웃과 더불어 사는 삶이 곧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삶이다.

지족가락(知足可樂)이면 무탐즉우(務貪則憂)라, 만족할 줄 알면 즐거움이 함께할 것이요, 탐욕에만 관심을 가지면 근심만 쌓일 뿐이라는 의미다. 나보다 상대를 먼저 생각하며 작은 것에도 만족하고 감사하는 삶이되어보자.

부처님도 외도들에게 많은 비난과 모함을 받으셨다. 사람이 하는 일에는 항상 칭찬과 비난이 함께 동반된다. 천하의 인격자라도, 타인의 칭찬과 비난은 면할 수 없다. 그러므로 어떤 칭찬과 비난에도 흔들리지 말자. 내가 겪고 있는 비극적인 일도, 구경꾼 눈에는 고소한 참기름 맛에다 희극적일 수도 있다. 이처럼 모든 일에는 양면성이 있다. 생각의 폭을 넓혀서 자신과 남을 함께 사랑하며 살아가자.

 

 

 

 

 


범산스님 유튜브 채널: https://www.youtube.com/channel/UCJS92uFeSxvDzKJMRUi2L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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