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골프, 편식을 피하라
아침을 열며-골프, 편식을 피하라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1.09.29 17:31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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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익열/경상국립대학교 휴먼헬스케어학과 교수
박익열/경상국립대학교 휴먼헬스케어학과 교수-골프, 편식을 피하라

제법 가을 분위기를 풍기는 9월의 마지막 주다. 교정의 나무들도 영롱했던 초록에서 갈색으로 변하고 있다. 작년부터 망할 놈의 ‘코로나19’로 추석 한가위의 여유로움은 찾아보기 힘들다. 방역 당국은 그들끼리, 고향을 찾아오는 사람들도 그들끼리 조마조마하면서 연휴를 보냈다.

아마도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잠복기를 감안하면 이번 주가 중대고비라고 한다. 다행히 지난 주 24일 3,271명으로 정점을 찍었던 확진자도 점차 줄어들고 있어서 그나마 안심이다.

대학에서도 10월부터 대면수업과 비대면수업을 겸한 ‘혼합수업’을 권장하지만 대면수업을 하겠다고 선뜻 나서는 강좌는 별로 없다고 한다. 왜냐하면 아직은 서로가 조심스럽기 때문이다. 혹시라도 교원이든 학생이든 확진자가 발생한다면 서로가 2주가량의 ‘자가격리’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자가격리를 해 본, 아니 자가격리를 당해 본 당사자의 말을 빌리면 처음 3~4일간은 휴가 차원에서 그나마 견딜만하지만 그 이후부터는 그렇게 갑갑하더라고 한다. 또한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 교원이나 학생이 대면수업으로 감염이 되었는지 기타 개인의 자유로운 일상생활에서 감염이 되었는지가 분명하지 않기에 더 조심스럽다는 것이다. 아무쪼록 교원과 학생의 백신 접종 완료를 통해서라도 전면 대면수업이 가능하기를 학수고대(鶴首苦待)한다.

요즘 골프연습장에서 차례를 기다리면서 대기해야 하는 시간이 평균 30분 이상이다. 물론 붐비는 시간대를 말한다. 주말에는 더 그렇다. 처음 시작하는 초보자도 늘었지만 접어두었던 골프채를 다시 꺼내서 연습하는 사람들도 늘었다. 해외로 오고가는 하늘과 바닷길이 막히면서 갈 곳을 잃은 사람들이 골프연습장으로 몰리기 때문이다.

골프 연습의 주된 목적은 건강관리일 것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현실적인 목표는 스코어(score: 점수/타수)를 줄이는 것이다. 100타를 치던 사람은 90타를, 90타를 치던 사람은 80타를, 80타를 치던 사람은 당연히 싱글(single: 79타 이내)을 치고 싶어 매일 골프채를 골병이 들 정도로 휘둘러댄다.

그런데 대다수의 사람들은 연습의 대부분을 주로 멀리 보내려고 치는 긴 채(드라이버, 우드, 유틸리티, 롱아이언) 연습에 할애(割愛)한다. 이는 연습의 편식(偏食)이고 골프 타수 관리(scoring)를 잘 못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골프 관련 유명 저서(골프도 독학이 된다, 양문, 김헌 著)를 보면 40:40:20의 비율을 강조한다. 즉, 전체적인 골프 타수(72타)는 멀리 보내는 게임(29타), 퍼텅(29타), 가까이 보내는 게임(14타)으로 구성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남들보다 드라이브를 멀리 보내려는 ‘멀리 보내는 게임’에 목숨을 건다. 조금 덜 나가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는 심산(心算)이다.

필자 또한 그 자존심에서 자유로워지기가 쉽지 않다. 특히, 나이 지긋한 동반자와의 경기에서는 아직도 갈등을 겪고 있음을 인정한다. 언제쯤이면 자유로울지도 궁금하다. 그 옛날 원효 대사의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는 말도 머릿속에서만 맴돌고 있다. 그래서 골프를 멘탈스포츠(mental sports: 정신스포츠)라고 하는 모양이다.

멀리 보내려는 게임에만 편식하는 연습은 이런 결론이 예상된다. 골프 타수가 우왕좌왕(右往左往)할 것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면, 드라이브나 멀리 보내는 채(club)가 잘 맞는 날은 좋은 타수를 보이지만, 드라이브가 난조(亂調)를 보이는 날은 어처구니없는 타수를 기록하는 것이다.

그러나 고수(高手)의 반열(班列)에 있는 이들은 절대 드라이브를 화려하게 호기롭게 치지 않고 다음 샷에 유리한 곳에만 갖다 놓는다. 게다가 그들은 그린(green) 주변에서의 설거지나 퍼팅의 안정감이 돋보인다. 그래서 여간해서는 기준타수를 벗어나지 않는다. 그래서 18홀을 끝마치면 화려하지도 별스럽지도 않지만 항상 그들만의 타수를 유지하고 있다.

당장이라도 골프 타수의 보이지 않았던 내면(內面)을 살피면서 드라이브 연습 편식에서 벗어나 고른 연습을 통해서 자신이 원하는 골프 타수를 만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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