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보감-교통사고 후유증 치료법
도민보감-교통사고 후유증 치료법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1.10.06 17:19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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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
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교통사고 후유증 치료법

낮과 밤의 길이가 같은 절기, 추분이 지났다. 농부들은 계절의 변화를 잘 알아야 하므로 옛 사람들은 당대의 온갖 지식을 통해 24절기를 찾아냈으리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에 이르러서는 기상이변이 일상다반사가 되어 절기가 무용지물일 지경이다. 이처럼 현명한 사람들도 예상치 못한 일들을 당한다. 요즘 세상에서 그런 일들 중 가장 흔한 경우는 교통사고일 것이다. 크고 작은 교통사고, 피할 수 없는 일이라면 절기를 만드는 옛 선조들의 노력처럼 대처법을 잘 알아두는 것이 좋다.

동의보감 제상(諸傷)편을 보면 이런 말이 나온다. 넘어지거나 맞거나 깔려서 상하거나, 높은 곳에서 떨어지면 놀라서 사지와 오장이 흔들려 반드시 속에 나쁜 피가 생긴다. 이 때 속이 메슥거리는 증상이 생기면 좋지 않다. 먼저 대소변을 통하게 하는 약을 복용하면 곧 효과가 난다. 대소장이 모두 잘 통하면 답답하거나 심장으로 치고받는 것이 저절로 사라진다. 임상현장에서 많은 환자들을 접하다 보면 공통적으로 호소하는 증상들이 있다. 손상 부위에 지속적인 통증이 느껴진다, 속이 울렁거리고 어지럽다, 두통이 계속된다, 밤에 통증이 더 심하다, 몸이 처지고 무력감이 든다, 몸의 근육들이 뻣뻣하게 뭉치고 전에 없던 피로를 느낀다, 지나가는 차를 보면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등등이다.

이런 증상들을 한의학적으로 한 단어로 정의하면 어혈 증상이다. 앞에서 인용한 동의보감에서 악혈(惡血)이 작용하는 종합적인 증상들의 발현은 모두 어혈 증상이라고 할 수 있다. 어혈은 치료하지 않으면 시간이 지난다고 그냥 해결되지 않는다.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이 더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X레이를 찍어도 골절 소견 없고 특별한 이상이 없어서 괜찮겠거니 하고 잠자리에 들면, 뻐근하던 허리는 돌아 누울 수조차 없을 정도로 아프고 심한 두통에 속이 메스껍기까지 한 증상들을 그때서야 느낀다. 전에는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증상들이니, 큰 병에라도 걸린 것 같은 생각에 한 번 더 놀란다. 하지만 응급실을 가거나 각종 검사를 해봐도 별 다른 이상이 없을 확률이 높다.

이런 어혈 증상은 한의학적 치료가 효과적이다. 침은 근육을 풀어주는 육체적 효과만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는 정신적 효과도 탁월하다. 부항은 악혈을 제거하는 직접적인 방법에 해당한다. 사혈과 부항은 조직에서 통증을 유발하는 노폐물을 밖으로 빼내는 방법이다. 어혈에 대표적인 한약은 당귀수산이라는 처방이다. 이 처방은 몸이 혈액을 더 많이 생성하게 하여, 혈류량을 늘려주는 역할을 한다. 여러 이유로 혼탁해진 강물이 비가 많이 오면 잘 흐르고 맑아지는 것과 이치가 같다.

마지막으로 의료기관에 방문하기 어려운 분들을 위해 집에서 할 수 있는 치료법 두 가지를 소개해본다. 첫째, 양 손날 마주치기. 주먹을 쥐었을 때, 새끼손가락 부위 손금이 끝나는 지점(후계혈)을 손을 펴고 손날을 서로 십자가 되게 가볍게 톡톡 두드린다. 하루 5분~10분만해도 허리통증 및 두통 완화에 효과적이다.

둘째, 대추차 마시기. 대추는 한의학적으로 양혈안신(養血安神)작용이 있다. 불안한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데 도움이 된다. 수면 장애가 있는 분들에게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 단, 껍질에 칼집을 내거나 절반을 잘라 우려내야 제대로 성분이 우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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