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가을비 타고 날아온 미담
기고-가을비 타고 날아온 미담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1.10.18 17:26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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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철/밀양시 터미널 2길 11
이승철/밀양시 터미널 2길 11-가을비 타고 날아온 미담

황금빛 들판에 알알이 속이 찬 곡식 고개 숙여 무거운데 초롱초롱 물방울 단 모습 회한의 눈물이던가. 순간의 일탈이 하루를 넘기지 못하고 후회를 만드는 것을 어찌 그리 생각들이 미세먼지 날리듯 해서야,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라지 않던가. 가벼이 경거망동했어야 될 일인가. 생각이 깊고 심지가 곧아 더불어 사는 공동체에 꼭 필요한 소금의 존재이면 병약한 세상 치유할 백신 역할이나 할 것을 세상사 돌아가는 풍문 듣자 하니 눈귀 닫고 살아야 하나, 온갖 소음 공해에 삶의 질은 떨어지고 이전투구(泥田鬪狗)의 아집과 내로남불 난타전에 정신 건강마저 휘청 거리는 혼탁한 사회 어찌 치유할고, 하늘마저 서글퍼 가을비 추적추적 오염된 세상을 씻어 내린다.

세상사 다반사 어제 오늘 이야기는 아니지만 코로나19 괴질에 지쳐 실의에 빠진 정서에 손가락질은 말았으면, ‘주점서 동석 여성 폭행하는 건설업자 말리지 않고 자리 떠난 경찰’업무와 무관한 사적 자리일지라도 직업윤리가 아니어도 눈 앞의 위험 예방에 살신성인(殺身成仁)하는 마음 아닐지라도 “그러면 안 돼” 동정이라도 했었다면 이런 불미스러운 일로 크게 와전되지는 않았을까. 입신(立身)에만 눈 먼 불량 경찰 행태에 분통이 가시지 않은데 가을비 타고 날아온 미담에 훈훈한 감동이다.

평소 개성 있는 삶으로 주민을 섬기는 일을 천성으로 미소 경찰, 친근한 경찰로 입소문이 난 한 경관이 동료 경찰의 피살을 현장 목격한 트라우마 치유를 위해 바쁜 시간을 쪼개 떠난 제주 여행길에서 우중 산책 중 멀지 않은 도로에 사람이 앉아 있는 것을 보고 직업적 오감으로 사고라는 직감에 가던 길 멈추고 현장으로 달려가 운전자 과책 단독사고로 추정되는 현장을 안전 확보하고 112와 119에 신고하여 도움 조치한 위급상황 대처는 빗길 역과 사고 예방은 말할 것도 없고 분초를 다투는 환자를 구호하는 일에 주저하지 않았던 훌륭한 미담이라 폭행 현장을 방관 기피했다는 전자는 사람의 짓이고 후자는 경찰관의 윤리적 행위로써 당연한 일로 여길지 모르나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처럼 더 잘하라는 격려성 칭찬에 소문날 것을 오히려 미안해함에도 필력을 자극한다.

필자와 일상적 안부 통화 중에 “저기 사고 같습니다”는 짤막한 통화 중단 뒤늦게 일련의 선행을 알게 된 것이라 그냥 수고했다고 또 당연한 일이라 넘기기에는 한 사람의 행위를 두고 전자와 상반되는 사례라 지탄보다는 작은 선행이 힘들게 버티는 우리 사회에 용기가 되고 희망의 불씨가 되어 그래도 살만한 세상이다라는 재기(再起)와 긍정의 바이러스 건강한 사회를 이끄는 마중물이 될런가, 나비의 날개 짓도 용기다 싶어 중이 제 머리 못 깍듯이 선행을 널리 알리고 싶다.

직업에 대한 소신도 있겠지만 본성의 선함과 도덕성이 상반된 행동을 낳는 것이다. 몰상식한 자기밖에 모르는 기회주의자가 있는 반면 오른손 왼손이 한 일 서로가 모르게 소금의 역할을 하는 사명감이 곳곳에 있기에 우리 사회가 지탱하고 유지되는 것이다. 가을비 그치면 기온이 떨어지고 겨울을 부를 것이다. 깊어가는 가을 잔잔하게 흐르는 가을 향기에 아름다운 미담을 곱게 색칠하여 꽃보다 고운 단풍을 그리고 쓰고 싶다. 밀양경찰서 이상열 경관님을 칭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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